[46호 주필칼럼] 생명이 움트는 봄과 함께 주님도 곧 오실 것이다
[46호 주필칼럼] 생명이 움트는 봄과 함께 주님도 곧 오실 것이다
  • 주필 이창연 장로
  • 승인 2019.03.28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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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발랄하게 돋아나는 새싹들과 화사한 꽃들에서
들려오는 역동적인 ‘생명의 화음’에 귀를 기울이며
꿈과 이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보고 싶은 계절"

서울의 봄은 성수대교 북단의 응봉산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오란 개나리가 온 산을 노란 물감으로 채색하듯 뒤덮었다. 추위가 기시기 전부터 연초록빛을 띄더니 결국 기다렸다는 듯이 노오란 꽃을 활짝 피워냈다. 개나리, 진달래, 민들레, 할미꽃, 제비꽃, 은방울꽃, 초롱꽃, 나리꽃, 접시꽃.... 이름만 들어도 정감이 가는 우리나라 꽃 이름들이다. 봄의 전령으로 불리는 산수유나무가 전라도 광양. 구례에서 노오란 꽃망울들을 화사한 얼굴로 내민 것이 엊그제 같은데, 4월을 맞이하며 하얀 목련과 노란 개나리가 봄맞이 대표 자리를 서로 다투듯 화사한 얼굴로 자태를 뽐내더니 어느새 다 지고 말았다. 올해는 왜 그리도 봄이 짧은가? 그리고 풀숲에는 노란 민들레꽃이 수줍게 얼굴을 내밀고 있다.

4월 5일에는 식목일이 있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꽃씨를 뿌리고 화초를 가꾸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달이다. 4월 13일은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이고, 19일은 철없던 중학교 시절에 맞은 ‘4·19혁명 기념일’ 그리고 우리 크리스천들이 4월 14일 종려주일, 사순절을 거쳐 눈 빠지게 기다리는 날은 4월 21일이 부활절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신 후 3일 만에 부활하신 사건으로 크리스천들이 가장 기뻐하고 축하하는 날이다. 어쩌면 성탄절보다 더 큰 기쁜 날이기도 하다. 우리의 지친 육신도 힘 있게 부활하기를 기원해 본다. 창가의 화분에서 겨우내 움츠리다가 이제 조금씩 제 모습으로 자라기 시작하는 파피루스를 보노라니 봄이라는 계절의 변화가 새삼 신비스럽게 느껴지면서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새싹들이 움터 나오고 예쁜 꽃들이 활짝 웃음 짓는 봄의 분위기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도 적폐청산, 미투 같은 불신과 비방이 줄어들면서 활기차고 명랑한 분위기가 충만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을 맞이하여 “미(美)를 추구하는 마음은 선(善)에 통한다”고 말한 칸트를 떠올리며 우리 주변을 아름답고 따듯한 분위기로 가꾸어 볼 생각을 해보자.

영국의 시인 T. S. 엘리어트는 그의 시 ‘황무지’에서 “4월은 잔인한 달 / 죽은 땅에서 라일락꽃을 피우며 / 추억에 욕망을 뒤섞으며 / 봄비로 잠든 뿌리를 일깨운다.”라고 읊으면서 4월을 잔인한 달로 비유하였다. 그리고 “겨울은 오히려 /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 주었었다. / 망각의 눈이 대지를 덮고 / 마른 구근으로 가냘픈 생명을 키웠다.”라고 봄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생명이 움트는 봄의 기운을 잔인함으로 비유한 것은 엄동의 겨울을 지내고 맞이하는 봄이라는 계절을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역동적인 계절로 강하게 표현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생태계의 일원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신을 환경에서 독립적인 존재로 생각하며 자연의 법칙에 역행해 환경을 망치는 일을 자주 저지르곤 하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미세먼지,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 그리고 토양오염 등이 바로 그런 행동들에 기인하여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환경을 생각하는 우리 의식이 한 차원 높아져 다행이지만 환경보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무나 꽃을 심어 가꾸고 우리 주변의 환경을 정화하고 보전하는 일은 식목일이 있는 4월에만 기념 적으로 할 일이 아니라 일 년 내내 아니 일생동안 우리 모두가 실행해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 굳이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 봄에 한그루의 나무라도 심어보기를 바란다.

새 봄을 맞아 그동안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환경에 무심했던 마음에서 벗어나 자신의 손으로 꽃씨를 뿌리고 화초를 가꾸면서 평온하고 행복한 마음을 가지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 집안에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들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상상하며 가족들과 함께 화초를 가꾸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봄꽃들이 화사한 얼굴로 웃음을 선물하는 4월. 싱그러운 기운이 감도는 숲속을 거닐며 생기발랄하게 돋아나는 새싹들과 화사한 꽃들에서 들려오는 역동적인 ‘생명의 화음’에 귀를 기울이며 꿈과 이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보고 싶은 계절이다. 파란 하늘에 떠가는 하얀 구름에 내 마음을 걸어놓고 주님과 동행하며 지냈던 지난날의 아름답고 고운 추억들을 더듬어보며 앞으로 맞이할 부활의 기쁨과 행복한 삶에 대해 묵상해 보고 싶다. 주님도 곧 오신다.

 

이창연 장로

소망교회

전 CBS재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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