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기둥 디자인
수도 기둥 디자인
  • 김한윤 박사
  • 승인 2019.03.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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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 마태복음 18:20

공간적으로나 영적으로 하나님에게 가까이 가려는 수도사들의 의지는 간절한 것이었다. 기둥성자로 알려진 시메온(390~459년)은 현재의 시리아 알레포에서 처음에 2m 높이의 기둥에서 시작하여 나중에는 무려 15m 높이의 기둥을 쌓아올려서 그곳에서 수도생활을 하였다. 자지 않고 씻지않고 서거나 앉아서 제자들이 음식물을 가져다 주는 것만 먹고 오로지 하나님을 향하여 마음과 감각을 집중하였다.

기둥성자 시메온, 루부르박물관 사진출처: thehistoryofbyzantium.com
기둥성자 시메온, 루부르박물관. 사진출처: thehistoryofbyzantium.com

혼자 있지만 하나님과 함께 하는 공간이 개인 수도 공간이었다. 시메온은 실리시아의 목동의 아들로 태어나 13세에 환상을 보고 기둥 수도생활을 하라는 하나님의 뜻으로 해석을 하고 기둥 수도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의 수도생활의 중심에는 기도생활이 있다. 기둥 위에서 수도하며 설교하자 그를 찾아온 많은 사람들이 회심하였고 영적인 문제들을 상담하여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고, 기도하여 병을 치유하기도 했다. 황제도 그의 설교를 경청하며 제국의 대사를 결정하였다고 전한다. 시메온의 일생을 근거로 제작한 영화 <사막의 사이먼>(2016)이 상영되었다.

우리나라 교회나 건물을 건축할 때 기도하는 손을 이미지로 디자인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장충동의 경동교회의 외관이 그러하며, 여의도 63빌딩이 기도하는 손의 이미지로 디자인된 것이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심성에도 돌탑쌓기나 절의 탑 세우기 등을 보면 하늘에 닿으려는 마음이 돋보인다. 한국 사람들은 이렇듯 범사에 기도하는 정신이 강하다. 그러나 현재 이런 형태의 교회나 기업이 하나님만을 구하고 있는지? 깊고도 넓게 질문하고 성찰해야될 때가 지금이다.

한국교회에는 동방의 기둥성자들과 같은 수도영성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하여 예배의 자유를 선포하고 박해 시에 몰수한 교회의 재산을 돌려주고 성직자를 준공무원으로 세워서 권력과 금력을 주자 교회는 급속히 타락하기 시작하였다. 데오도시우스 황제가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381)하자 이러한 현상은 더 심화되었다. 시메온은 이러한 시대 배경에서 영적이고도 사회적인 문제를 수도생활로 풀어보고자 한 사람이었다.

한국 교회는 물질적으로 부유해지고, 기독교인들이 정재계 등의 영역에서 권력층이 되자 부패 현상을 나타내었다. 한국 교회도 기독교 역사 속에 나타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살려고 몸부림치는 노력이 없다면 한국 교회는 시체나 다름이 없다. 초대교회에서 살아있는 신앙인들이 주님에게 순수한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 스스로 자신을 핍박하며 수도생활을 하는 자세가 한국 교회에 꼭 필요한 시기이다.

한 사람의 시메온이면 하나님이 역사하기에 충분하다. 두세 사람이 주님의 이름으로 모이는 곳에 예수님께서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신 말씀처럼 두세 사람이면 넘친다. 두세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함께 수도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기둥을 쌓되 하나님을 만나는 일념을 가지고 셀레는 마음으로 기둥을 쌓는다면 하나님의 눈이 세초부터 세말까지 지켜보는 수도공간이 될 것이다.

순수하게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고 하나님의 분명한 뜻을 확인하고 순종하려는 노력으로 쌓는 탑이라면 족하다. 교회사에서 7세기 후반에 이슬람의 박해를 피해 카파도기아 기독교인들은 버섯같은 지형의 토굴에 들어가 흙을 파내고 그곳에 예배와 생활 공간을 만들고 하나님을 향한 순수한 신앙을 지켰다. 이 지역은 4세기에 카파도기아의 교부 3인이 보편교회의 정통 삼위일체론을 정교하게 만든 곳이었다. 하나님을 알고자 갈급했던 심정은 하나님에 대한 진리를 구현해 낸다.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갈망들이 버섯처럼 도처에서 솟아나길 기도한다.

 

 

 

김한윤 박사 (미호교회 담임목사)
김한윤 박사 (미호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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