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교회모델] 가온교회(오세욱 목사), 평화를 실천하는 곳으로의 교회
[미래세대 교회모델] 가온교회(오세욱 목사), 평화를 실천하는 곳으로의 교회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3.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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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교회는 안전합니까?"
"당신의 교회가 평화롭습니까?"
가온교회는 평화영성을 이루는 교회, 선언에서 실천으로, 중앙에서 일상으로 평화를 이루는 교회가 되고자 한다. 교회 제공

 

평화를 말하는 교회, 누구에게나 안전한가?

평화는 관계의 문제, “하나님은 우리 가운데”

“집 근처에 도서관이나 수영이 들어오는 것이 좋으세요? 아니면 교회가 들어오는 게 좋으세요?”

사람들은 과연 뭐라고 답할까. 목회자들조차도 선뜻 “교회가 오는 게 좋죠”라고 답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오세욱 목사(가온교회)가 강의를 시작할 때면 참석자들에게 늘 하는 질문이면서 교회를 개척할 때 했던 고민이다. 사람들은 흔히 도서관이나 수영장, 공원은 주변에 많이 있을수록 좋아하지만 교회는 그렇지 않다. 같은 공공성을 가진 장소지만 왜 그럴까. 그러면 사람들이 필요한 교회, ‘우리 동네 있으면 좋겠다’라는 교회는 어떤 교횔까.

오 목사는 건물이나 돈이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무엇에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그 결과 ‘교육운동’을 떠올렸다. 평소 설교에 칠판을 사용하는 자신을 ‘교육운동가’라고 소개한 오 목사는 “우리 신앙으로 말하면 하나님 나라는 정의, 평화, 생명”이라며 “누가복음 17장에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가 바로 우리 가운데 이뤄진다고 하셨다. 그래서 교회 이름을 ‘가온교회’라고 지었다”고 했다. 병점역 문화센터에서 시작해 예배처소를 마련한 가온교회는 올해 9년을 맞았다. 로마서 14장 말씀을 인용해 ‘정의로운 평화, 아름다운 기쁨’을 표어로 지역의 평화교육을 담당하는 교회가 되고 한다. 오 목사가 주목하는 것은 ‘정의에 기초한 평화’다.

지역의 평화를 교육하고 실천하는 곳으로의 교회. 오 목사가 찾은 교회비전이다. 정성경 기자 

바울서신에는 늘 ‘은혜와 평화를 빕니다’라는 인사가 나온다. 하지만 교회에서 은혜에 더 주목한다. 순교자 저스틴은 “교회는 은혜만큼 평화도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고 했다. 오 목사는 교회들이 “은혜를 주라는 기도는 많이 하지만 평화에 대한 기도는 없다”며 “평화에 대한 선언만 있고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학교에서는 영어, 수학 등은 열심히 가르치지만 평화를 가르치지 않는다. 그렇다면 사회에서 제일 많이 평화는 외치는 곳이 어딘가? 바로 교회다. 그래서 오 목사는 “교회는 평화를 가르치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진행하는 공부과정은 의사소통인데 마음이 편해야 잘 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평화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회가 먼저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안전한 곳이 되어야 한다는 게 오 목사의 주장이다. 안전한 곳이라면 목회자도 성도들도 자신의 어떠함, 약함까지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에서 스펙이라는 갑옷을 입고 성공을 위해 경쟁하는 것처럼 교회도 누가 더 거룩한가, 누가 더 예배를 잘 드리나, 누가 더 헌금을 많이 하나 경쟁의 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안전한 곳에서 공부가 잘 되는 것처럼, 안전한 교회에서 목회자와 성도들은 평화를 이룰 수 있다.

오 목사는 “평화는 관계의 문제로 힘에 의해 작동 된다”고 했다.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관계가 형성된다. 제압 할 수도, 대등하게 사용 할 수도, 보호할 수도 있다. 그는 “예수님은 힘을 놓는 구원을 하셨다”며 “힘을 사용하는 세상의 방식과 다른 방식”이라며 그래서 교회가 평화교육과 훈련을 잘 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교회가 힘을 축적하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가 지배자처럼 추앙받으면서 대형교회로 발전하기도 했다. 그런 교회에 세상 사람들이 묻는다. “왜 모여 있나?” 오 목사는 “도서관이나 공원은 힘에 대한 욕망으로 세워진 곳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기 위해 고민하며 건강하게 숨 쉬면서 놀 수 있는 곳이기에 사람들이 환영한다”며 “그런 사람들에게 교회가 어떻게 비춰지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먼저 목회자가 답이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답은 하나님이, 그리고 공동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목회자들이 공동체 안에서 직통계시로 중재자 역할을 하려고 하는데 이는 곧 브로커 시스템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가운데, 공동체 가운데 하나님이 계신 것을 인정하고 교회가 회중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삶을 나누며 평화를 훈련하는 가온교회 성도들. 교회 제공

 

교회를 ‘평화교육을 하는 곳’이라고 정리한 오 목사는 가온교회가 이러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작년부터 예배 형식을 바꿨다. 한 달에 한 주제, 혹은 동일한 본문으로 예배를 드리는데 첫째 주는 청소년, 어린이 중심으로 다같이 성찬예배를 드리고 어린이 중심으로 설교를 먼저 한다. 둘째 주는 전통적으로 강의하는 예배로, 지난 설교를 리마인드하면서 어떻게 살았는지 점검한다. 셋째 주에는 나눔 예배로 설교는 짧게 하고 성도들이 원으로 둘러앉아 삶을 나누면서 때에 따라 그룹별 발표도 한다. 넷째 주에는 침묵예배로 오랫동안 침묵기도를 한다.

평화 훈련을 위해 오 목사는 “교회가 회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를 통해 하나님의 뜻과 자신의 뜻을 분별하고, 의견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이해하고 포용할건지 직접 경험해봐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민주적’이기 위해서 평화로운 의사소통과 합의과정이 필요하다. 나와 다른 사람과 공동체를 갖는 것, 무엇이 다른지 먼저 확인이 되어야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올해 가온교회의 목표는 ‘영성공동체를 이루는 교회’다. 평화영성을 이루는 교회, 선언에서 실천으로, 중앙에서 일상으로 평화를 이루는 교회가 되고자 한다.

한편, 가온교회에서는 청소년 방과후 대안학교인 ‘그물코학교’를 운영한다.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국어, 영어, 수학이 아닌 평화를 가르치기 원하는 학부모들이 평화교육을 교회에 위탁했다. 마을에서 평화교육전문가로 가온교회를 인정 한 셈이다.

안전한 곳에 자유가 있듯, 교회도 누구에게나 안전해야 한다. 즐거운 예배를 드리는 가온교회 성도들. 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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