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를 디자인하다
여유를 디자인하다
  • 김한윤 박사
  • 승인 2019.03.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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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내게 하라고 주신 일을 내가 이루어 아버지를 이 세상에서 영화롭게 하였사오니” 요한복음 17:4

요즘 카페에 가서 아메리카노 커피를 주문하면 따뜻한 커피 혹은 아이스 커피의 선택을 묻는다. 완연히 봄이 오지 않은 시점에서 다소 생소한 질문이다. 계절에 상관없이 사람의 몸은 덥기도 하고 차기도 하다. 더울 때는 얼음으로, 찰 때는 열기로 몸의 균형을 잡아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계절에 상관없이 차를 마시는 방식을 선택하는 모습은 인공적인 환경이 만든 현상이다.


하루의 리듬에서 차 한 잔의 여유는 하루의 균형을 잡는 데에 필수불가결하다. 아침에 내리는 핸드드립 커피는 하루를 미리 감상하는 시간이다. 볶아서 간 커피는 아무렇게나 자신의 향과 맛을 내주지 않는다. 뜨거운 물을 속도에 맞춰서 적셔 주어야 하는데, 물을 한 방울씩 커피의 애간장이 녹도록 밀땅을 하면서 떨어뜨려 주어야 볶은 콩은 깊은 곳의 맛까지 내어놓는다. 이 시간은 인내의 시간이요 맛을 길어내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른 커피 추출방식도 마찬가지이지만 고노식 추출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려면 이러한 과정이 수반된다. 카페에서 커피머신으로 추출할 때는 에스프레소가 중요하고 에스프레소의 생명인 크레마가 맛의 고저를 결정한다. 영어로 크림(cream)의 뜻인 크레마(crema)는 에스프레소 맛을 시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크레마는 처음 추출할 때는 짙은 갈색이었다가 시간이 지나며 점점 엷은 갈색으로 변한다. 변화의 과정에서 갈색 띠가 3~4mm정도 형성되고 표면에는 호랑이 줄무늬가 형성된다. 거품 크레마는 커피의 맛과 향을 그대로 품고 있다. 크레마에 물이나 우유를 부어서 취향대로 맛을 내어 마신다. 크레마는 에스프레소의 진정한 매력을 담고 있다.

에스프레소 크레마(crema), 사진출처: 네이버블러그 카페베네
에스프레소 크레마(crema), 사진출처: 네이버블러그 카페베네

볶은 콩같이 하루라는 시간에 일어나는 일의 향기와 맛을 내려면 인내하는 과정과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리는 지혜와 절제가 필요하다. 예수님은 지상 생애를 회상하며 아버지께서 내게 하라고 주신 일을 이루어 아버지를 세상에서 영화롭게 하셨다고 고백한다. 예수님의 생애에서 맛과 향기는 아버지께서 하라고 주신 일이며 또한 그것을 이루는 과정이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아버지의 말씀을 전하였고 그 말씀대로 태어나시고 자라시고 가르치시고 치유하시고 먹이시고 회복시키시며 대속의 죽음을 죽으시고 하나님 아버지의 능력으로 살아나셨다.


가르치심과 실천은 에스프레소에 있어서 크레마와 같은 맛과 향기에 비할 수 있다. 예수님은 맛과 향기를 내기 위해서 절제하시고 기다리시고 성실한 마음으로 아버지의 일을 하나씩 실천하시며 아버지가 주신 일을 완성하셨다. 예수님의 실천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원수인 우리를 위해 죽으신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님의 크레마는 아버지셨고 아버지의 크레마도 예수님이시다. 커피의 맛과 향이 완성도가 있는 것은 크레마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에스프레소의 크레마를 가지려면 아버지가 아들 안에, 아들이 아버지 안에 계신 것처럼 예수님이 사람 안에, 사람이 예수님 안에 거하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맛과 향기가 없는 커피처럼 사람들이 뱉어내는 인생이 될 것이다. 예수님이 우리의 크레마이시다. 우리가 예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은 볶은 콩이 맛과 향을 자신의 가장 소중한 곳에 간직하듯이 우리도 예수님의 존재를 우리의 마음과 존재의 가장 은밀한 곳에 모시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이 우리의 맛을 볼 때 좋은 맛과 향기를 음미하듯이 우리를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맛과 향기는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갈수록 좋은 맛을 내는 포도주와 같은 것이다. 예수님이 우리 안에 계셔야 온전한 맛을 내는 커피처럼 우리도 온전할 수 있다.    

 

 

김한윤 박사 (미호교회 담임목사)
김한윤 박사 (미호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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