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에 대한 믿음에서 믿음에 대한 권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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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영 지역기자
  • 승인 2019.03.19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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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챤아카데미 기독교 고전읽기 ‘루터의 종교개혁 3대논문’
종교개혁 3대 논문 강연
종교개혁 3대 논문 강연

 

 

‘한국의 최초 방문 선교사는 1860년 칼 귀츨라프이다. 그는 고대도에 방문하여 감자를 처음 전래시켜 주고 갔다. 하지만, 귀츨라프가 루터교였다는 것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최주훈 목사(중앙루터교회)는 한국에 희귀한 종파인 루터교회 목사이다. 3월 7일 부산YMCA에서 열린 크리스챤 아카데미 기독교고전읽기에 강사로 왔다. 최목사는 루터에 대해 그가 적은 종교개혁 3대 논문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현재 한국에서 루터교회가 49개, 교인은 4천명, 목사는 60여명이다. 하지만, 한국 루터교는 ‘교회를 섬기는 교회가 되자’는 모토를 가지고 양적성장은 이루었지만, 질적 수준이 하락한 한국교회를 깨우는 소명을 갖고 있다.

 

최주훈 목사(중앙루터교회)
최주훈 목사(중앙루터교회)

 

“천국문에 이르렀을 때, 천사가 아퀴나스에게 물었다. ‘왜 내가 당신을 천국에 들여보내주어야 하지요?’, 아퀴나스는 자신이 신학대전의 저자이며 지상에서 많은 선행을 했다며 선행 보따리를 풀었다. 천사는 말한다. ‘선행은 지상에서 필요한 것이지 이곳에서는 아니다.’ 그 뒤로 루터가 들어왔다. 같은 질문 앞에 루터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었다. ‘세례증서’였다.”

종교개혁당시 천주교의 선행중심의 교리에 도전을 가하는 종교개혁의 ‘오직 은혜’의 메시지를 담은 우화이다. 당시 16세기 전도지를 보면, 천주교 미사와 개신교 예배가 대조점을 이루고 있다. 사제는 모래시계를 뒤에 둔 채, 화려한 장식의 강단에서 강론을 하는데, 청중은 묵주를 만지작거리며 그들의 시선이 분산되어있다. 목사는 시계를 오른편에 두고 심플한 설교단에서 성경을 손에 대고서 설교하는데 청중의 시선이 집중되어있다.

루터는 행동의 지침에 대해 말한다. “용감히 행동하라, 하지만 더 용감히 그리스도를 신뢰하라”, “자신을 위한 일이라면 참으라, 타인을 위한 일이라면 선택하라. 지금 당장보다 미래의 이익에 대한 것이면 선택하고, 선택에 대한 책임을 달게 받으라.”

루터 당시 종교개혁으로 많은 로마 카톨릭 성당이 교회로 사용되었다. 최초로 프로테스탄트적인 신학을 바탕으로 지어진 교회가 있는데, ‘토로가오교회’이다. 이 건축양식이 종교개혁의 정신을 오롯이 담아두었다.

단독건물로서의 교회가 아니라 일반건물들 사이에 교회가 지어져 세상과의 분리가 아니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교회입구에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나타내는 못이나 어린양같은 부조가 그려져 있다. 죽은 자를 위한 제사는 사라지고, 성찬대는 심플하게 구성된다. 오르간을 전면에 내세워 신학과 음악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강단이 벽 중앙에 위치하고, 강단의 부조에는 간음한 여인, 예수님의 열두살 때 성전에서 논쟁하심, 성전청결의 모습이 새겨졌다. 각각 오직은혜(Sola Gratia), 오직성경(Sola Scriptura), 오직믿음(Sola Fide)을 강조하는데, 특이한 것은 당시 영주가 앉은 자리에서 설교단을 보면 ‘성전청결’의 부조가 보게 되어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토로가오교회’가 성채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데 루터가 만든 찬송가 ‘내주는 강한 성이요’의 ‘성(Castle)’이 이것을 모티브로 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종교개혁가 루터는 교회가 세상속의 다른 건물과 어울어져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는 산상수훈의 말씀이 적용되는 것이 개혁교회라고 보았다.

3대 논문 <독일 기독교 귀족에게 고함: 기독교 상황의 개선에 관하여>가 나오고, 뒤이어 라틴어판 <교회의 바빌론 포로>가 완성되었다. 본래 식자층을 위한 라틴어 판이었지만, 일반인을 위한 독어판이 인쇄되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발표되었다. 루터가 당시 일반대중의 언어인 독일어를 사용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의를 가진다.

루터는 당시 카톨릭 교회가 스스로 쌓아올린 세 가지 벽을 언급하는데, 첫째, 사제와 비사제의 벽, 둘째, 성서해석의 벽, 셋째, 공의회를 통한 교황의 폐위와 새로운 교회기구 제안이다. 이 때문에 루터는 1521년 제국의회가 열린 보름스(Worms)에서 추방령이 선고된다.

 

강치원 목사(책읽는교회)
강치원 목사(책읽는교회)

 

이후 발제자인 강치원 목사(책읽는교회)는 ‘루터 도서관에서 루터를 읽다’는 제목으로 앞의 루터의 3대 논문에 대한 현대적 적용을 내 놓았다.

<독일 민족의 그리스도인 귀족에게 고함>에서, 오늘날 교회와 목회자가 가십거리가 된 것에 안타깝게 내다본다. 교회역사의 나이테에 남아있는 흔적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이러한 소수에 의해 하늘에서 땅으로 흐르는 영적 수로가 막히고 교회가 썩게 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루터가 ‘만인사제직’이라는 말을 가지고 세상에 던진 화두는 천지개벽할 말이었다. 신분이 아닌 직무상의 차이로 성직자나 통치자나 농부나 모두 사제인 것이다. 우리민족의 정서 속에 흐르는 상명하복(上命下服)의 수맥에 대해 우리교회가 바벨탑처럼 쌓은 목회자의 권위를 내려놓아 새로운 변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교회의 바빌론 포로>에서, 논쟁이 ‘어떤 루터’를 ‘그 루터’로 만들었다고 본다. 역사의 변곡점에서 강요에 복종하지 않고 저항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있었다. 95개 논제 발표 후, 찬반으로 그를 찾아오는 목소리에 그는 자신의 주장이 맞는지, 반대 의견이 정당한지를 확인하고자 더욱 성경연구에 매진하며, 자신의 생각의 뿌리를 더 깊게 내리고, 지평을 더 넓혀온 것이다. 루터는 칭의론의 두 축인 하나님의 약속(promise)과 인간의 믿음(fides)가 공명하는 곳에서 하나님의 하나님되고 인간의 인간됨이 있다고 보았다. 성만찬을 통해 하나님의 약속과 그 약속에 대한 우리의 신실한 믿음으로 바벨론 포로 상태의 있는 예배를 해방시키는 것이다. 오늘날 교회에는 예수님의 만찬자리를 기억하는 일상의 식탁으로 내려오는 성찬의 일상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스도의 자유>에서, 박노해 시인의 싯구를 인용하며 마쳤다. ‘가도 가도 일이 풀리지 않고 사태가 꼬여간다고 느낄 때는 단 하나의 물음을 던져야 한다. 단 하나다 아이에게 엄마는 단 하나고 시인에게 시어는 단 하나 듯, 난 충분히 래디컬한가. 사태를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문제의 뿌리까지 파고 들어가 근원에서 파악하고 풀어가는 것..(이하 생략)’

이후 논찬과 함께 루터의 신학과 3대논문이 종교개혁 502주년에 새롭게 주목되는 가치를 나누었다. 다시 프로테스탄트로 돌아가기 위해 중세의 권력과 싸워온 루터의 목소리에 새롭게 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권위에 대한 믿음에서, 믿음에 대한 권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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