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기독교회의 탄압 현장, '금지찬송 전시회'
일제강점기 기독교회의 탄압 현장, '금지찬송 전시회'
  • 안재근 지역기자
  • 승인 2019.03.11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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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 기념
일제강점기 '금지찬송 전시회' 개최
3,4월 대구‧경주를 중심으로

3.1운동 100주년 기념 일제강점기 금지찬송 전시회가 지난 3월 1일부터 7일까지 영천시종합복지센터, 영천종합사회복지관, 영천시민회관 갤러리에서 있었다. 이 전시회에서는 일제의 삭제 명령으로 삭제 혹은 수정된 33곡의 찬송가를 전시했다. 전시회는 영천YMCA, 영천서부교회,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영천시 준비위원회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번 전시회는 일제강점기인 1943년 4월 김천남산교회 담임목사였던 최홍상(崔洪祥) 목사와 함께 일본 경찰에 의해 구금되어 김천경찰서에서 4개월간 고문을 받고 풀려난 고 박세원(朴世源)장로의 유품을 그 아들인 박병종 목사가 삼일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공개함으로써 이뤄지게 되었다. 

일제의 찬송가 수정 명령에 따라 수정된 찬송가 가사 목록 사진 안재근 기자
일제의 찬송가 수정 명령에 따라 수정된 찬송가 가사 목록 사진 안재근 기자

문옥배 교수의 '한국 교회음악 수용사'는 찬송가를 중심으로 근대 교회음악 수용과정에서 벌어졌던 많은 쟁점들을 정리하고 있다. 9부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의 찬송가 통제에서는 일제의 기독교와 찬송가 통제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조선총독부는 일찍이 1915년 '포교규칙(布敎規則)'을 발표해 한국 교회를 통제해 왔다. 그러다가 1919년 3ㆍ1운동 이후 총독부와 선교사 간에 타협이 이루어져 기독교만은 교회의 설립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완화했다. 그러나 1939년 종교단체법이 시행됨으로써 교회의 설립은 다시 허가제로 환원되었고, 교역자의 자격까지도 총독부의 인가를 받아야만 했다. 심지어 교규(敎規)와 종제(宗制) 등도 허가를 받아야만 해 기독교의 외적인 통제뿐만 아니라 내적인 문제까지 통제하여 기독교 본질의 변질을 강요한 것이다.

일제는 기본적으로 기독교에 대해 호감을 가지지 않았다. 그것은 몇 가지의 근본적인 이유가 있었다. 첫째, 일본의 천황 숭배와 신사 신앙의 종교적 이데올로기는 기독교와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한국 교회가 민족운동 내지 독립운동과 관계를 가진 세력이었다는 점이다. 셋째, 선교사들이 일본과 적대 관계에 있는 영ㆍ미의 서구 제국과 연결되어 있고,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제의 찬송가에 대한 통제는 1938년 2월 조선총독부의 '기독교에 대한 지도대책'을 통해 구체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찬미가, 기도문, 설교 등으로서 그 내용이 불온한 것에 대하여는 출판물의 검열 및 임감(臨監) 등에 의하여 엄중 단속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과거에는 단지 '출판법'에 의해 다른 문서나 도서가 같이 취급되었으나, 이 '지도대책'은 문서화 할 수 없는 설교나 기도문 등도 통제하는 기독교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었다. 1940년에는 지도대책을 강화한 '기독교에 대한 지도방침'을 마련했는데 여기에도 찬송가의 단속 내용을 담고 있었다. '성서 찬송가에 대하여 재검토할 것, 아울러 일요학교 교과서 및 기타 각 파의 출판물에 대해 엄중하게 단속을 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조선총독부의 이러한 조치 발표 후, 각 교단은 자체적으로 사용하던 찬송가집을 검토해, 국체에 위배되는 가사 내용을 수정ㆍ삭제하거나 찬송가를 금지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감리교는 1941년 4월 일본기독교 조선감리교단의 제1회 총회에서 국체에 어긋나는 찬송가의 삭제를 결의했고, 11월에는 '신정찬숑가'중 국체에 위배되는 곡과 부분의 수정 공고를 냈다. 1942년 4월에는 '신정찬숑가' 중 그 동안 임시로 수정ㆍ삭제했던 곡과 부분을 확정, 조선총독부의 허락을 받아 금지곡과 부분 삭제 및 부분 수정할 곡을 공시했다.

장로교는 1940년 11월 10일 '장로회지도요체(長老會指導要諦)'를 통해 국체에 위배되는 찬송가의 수정을 발표했고, 1941년 10월 2일에는 '신편찬송가'중 금지할 찬송가를 '장로회보'에 공시했다. 1942년 1월 21일에는 '신편찬송가'중 조선총독부의 허락을 받은 금지곡과 부분 삭제 및 부분 수정할 곡을 공시했고, 조선총독부의 출판 허락을 획득한 수정판 '신편찬송가'를 출간하기도 했다. 1943년 5월에는 일본기독교 조선장로교단으로 개칭하면서 채택한 '실천요목'에서 단순히 찬송가의 수정ㆍ금지가 아닌 일본적 기독교 정신에 적합한 새로운 찬송가집의 편찬을 결의했다.

영천시종합복지센터에서 전시중은 모습 사진 안재근 기자
영천시종합복지센터에서 전시하는 모습 사진 안재근 기자

박병종 목사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침략에 눈이 먼 일본 억압받던 민족에 대한 사랑과 나라의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기독교회에 대한 탄압의 한 단면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다"며 "이를 통해 핍박 속에서도 신앙을 간직했던 성도들의 훌륭한 정신을 본받기 원한다"고 전시회 의도를 말했다.

박 목사는 앞으로 경주와 대구 등 순회전시회를 계획 중에 있으며 그 일정은 다음과 같다. △3월 16일-17일 경주제일교회(경주시기독교연합회, 경주제일교회) △3월 24일.31일 대구제일교회 △3월 25일-30일 대구제일교회 남성로 선교관 △4월 21일 영천제일교회(영천시기독교연합회, 영천제일교회). 전시회 관련 문의는 동기복지회(010-7523-0228)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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