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교회, 그 후 이야기]②향상교회, "성경이 증거하는 교회에 더 가깝게"
[세대교체 교회, 그 후 이야기]②향상교회, "성경이 증거하는 교회에 더 가깝게"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3.07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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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0일 드림향상교회를 분립개척하며 성도 270명의 파송예배를 드렸다. 교회 제공

 

“아름다운 세대교체는 영적 제자에게 세습하는 것”

정주채 은퇴목사 목회 열매로 부목사를 담임목사로

영적 아비와 자녀의 관계, 그리고 소명의 자리

드림향상교회 분립개척과 향상SOS뱅크 설립

정년보다 5년 일찍 은퇴한 정주채 목사. 교회 제공

"우리는 대형교회를 지양하고 건강한 중소형교회를 지향한다”

향상교회(김석홍 목사)에서 은퇴한 정주채 목사는 젊을 때부터 65세에 은퇴하겠다고 생각해왔다. 2000년 10월 잠실중앙교회에서 용인으로 분립 개척할 때도, 2011년 12월 흥덕향상교회를 분립했을때도 정 목사의 “우리는 대형교회를 지양하고 건강한 중소형교회를 지향한다”는 목회철학이 그대로 실천됐다. 그의 말처럼 2013년 11월 3일, 5년 일찍 은퇴했다.

5년 일찍 은퇴한 이유로 정 목사는 “사람이 일반적으로 60세가 넘으면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능력이 약해진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고, 둘째로는 교회 리더십은 철저히 섬기는 리더십인데 나이가 들면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융통성이 적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배 목사님들을 보면 60세 전후까지는 목회를 잘 하시던 분들도 은퇴할 때(70세)가 되면 교인들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하고 관계가 나빠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65세 정도까지는 교인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던 목사님들도 남은 5년의 짧은 목회 기간에 지난날들의 업적과 교인들의 존경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정 목사가 은퇴를 예정한 때로부터 1년 6개월 전, 향상교회는 담임목사청빙위원회를 조직했다. 가능한 후임자를 빨리 청빙해 후임 담임목사와 일 년 정도라도 같이 일하며 인수인계를 하거나, 부목사 중에서 후임자가 결정되면 담임목사 준비를 위한 연수를 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정 목사는 청빙위원들에게 “교회 밖에서만 찾으려 하지 말고 우리 교회 안(부목사들 중)에서도 찾아보라”고 부탁한 것이 전부였다. 청빙위원들은 회의 전 한 시간씩 기도회를 하며 경건하게 믿음으로 절차를 진행했다. 결국 청빙위원회에서는 정 목사와 평신도 때부터 10년 동안 동역해왔던 40대의 부목사인 김석홍 목사를 선택했다. 

청빙위원회의 결정이 발표되었을 때 자기가 원했던 목사님이 아니어서 섭섭해 하는 교인들도 있었지만, 기도하며 준비했던 청빙위원들의 뜻을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공동의회에서는 90% 이상의 찬성으로 청빙이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처음 의도한 대로 교회는 김 목사에게 일 년의 연수기간을 갖도록 배려했다.

정 목사는 원로로 예우하는 것도 거절한 채 은퇴 목사로 남았다. 그리고 현재 산돌손양원기념사업회 회장, 여명학교 이사장 등을 맡아 여전히 바쁘다. 은퇴 직후부터 함안군 칠원읍에 손양원 목사의 생가복원과 기념관 건립을 진행하는 한편 교회 집회와 신학교에서 특강도 한다. 그는 “나의 소박한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나의 활동이 조국교회의 갱신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돌아보면 주님께서 이 일을 위해 나로 조기 은퇴를 하게 하셨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세대교체 과정에서 버퍼링 없이 이어지는 목회를 경험한 김석홍 목사. 정성경 기자
세대교체 과정에서 버퍼링 없이 이어지는 목회를 하고있는 김석홍 목사. 정성경 기자

“성경에서 증거하는 교회의 원안에 가까워지는 것이 목회”

2003년부터 향상교회에서 사역했던 김석홍 목사는 은퇴한 정 목사를 “어디서나 한결같은 분”이라고 소개했다. 식당에서 성도들 사이에 줄 서서 밥을 먹는 목사, 수련회 장소에서 손수건을 덮어쓰고 누워있던, 흔히 목사의 권위의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있는 분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목회자였다. 그런 정 목사에 이어 향상교회 담임 목사가 되었을 때, 김 목사는 생각지도 못했던 결과에 “솔직히 하나님께서 어쩌시려고 그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당시 후임 후보로 거론되던 향상교회 3명의 부목사 중에 제일 어리고 준비도 안됐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감사한 마음과 함께 부담도 있었다.

하지만 김 목사는 신학대학원 재학시절부터 향상교회에서 평신도 사역을 시작해 누구보다 교회를 잘 알고, 성도를 잘 아는 목사였다. 뿐만 아니라 성도들도 김 목사를 잘 알았다. 그래서 ‘세대교체 과정에서 버퍼링 없이 이어지는 목회가 큰 플러스 요인’이 되었다. 또한 김 목사를 담임 목사로 청빙한 것은 정 목사 목회의 열매라고 볼 수 있다. 김 목사는 “성도들 욕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후임 목사를 청빙하기 위해 스펙 계산기를 두드리는 대신 목양과 교회의 고백을 더 중요하게 여긴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대교체가 되었다고 해서 교회에 새로워진 것은 없다. 정 목사가 세운 교회 비전과 사역들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김 목사는 “목회는 새로운 게 아니다. 이미 정 목사님이 세운 ‘성경적인 교회’ 전제 안에 있다”며 “성경에서 증거하는 교회의 원안에 가까워지는 것이 목회”라고 했다. 그래서 제자 삼는 사역인 가정교회와 삶공부, 쉐마교육 등으로 ‘양으로 하여금 생명을 얻게 하고 풍성히 얻게하려 하심’을 실천 중이다.

다만 고난주간에 진행되는 ‘세겹줄 특별기도회’에서 나라를 위해 금식하며 헌금한 것을 교회 밖으로 흘러 내보기 위해 ‘향상SOS뱅크’를 설립했다. 갑작스런 경제적 위기를 당한 가정을 돕기 위한 기금으로 대출이라는 형식으로 대상자들에게 전달된다. 대상자 선정은 향상교회 목회자나 목자, 구청의 사회복지사를 통한 추천과 실사를 거쳐 이사회가 최종 결정한다. 지난해에는 미자립교회 목회자 자녀 장학금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지난해, 장애인 주간보호소도 열었다.

정 목사가 외치며 몸소 실천했던 교회분립개척도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30일 드림향상교회를 분립개척하며 성도 270명의 파송예배를 드렸다.

교회를 통해 '양으로 하여금 생명을 얻게 하고 풍성히 얻게하려 하심'을 실천하는 향상교회. 향상드림교회 분립개척예배. 교회 제공 

아버지 같은 목사님, 성도들 곁에 있어주세요”

한국교회에서 흔히 은퇴한 목회자는 사역하던 교회나 지역에서 멀리 떠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하지만 김 목사는 “아버지가 가장의 자리를 맏아들한테 물려준다고 할 때, 아버지를 버리는 가족이 어딨냐”며 “자식 같은 성도들이 있는 곳에 함께 있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정 목사에게 사택에 그대로 머물 것을 요청했지만 정 목사는 한사코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정 목사가 워낙 바쁘기 때문에 향상교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교회에서 마주치는 정 목사는 여느 성도와 다름없다.

향상교회를 담임한지 1년이 되던 해, 정 목사가 김 목사를 식사에 초대했다. 1주년 된 것을 축하해주는 자리였다. 정 목사는 김 목사에게 “그래도 3년은 지나봐야 된다”고 조언했다. 3년이 지났을 때는 “홀수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후임 목사를 위해서 전임목사가 떠나야 된다는 잘못된 생각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며 “평생 성도들의 영적 아버지로 있던 전임 목사가 성도들 품에서 마지막까지 있는 것이 상식적인 거 아니냐”고 말했다.

온전한 교회를 이루는 세대교체에 대해 김 목사는 “목회자는 부름 받은 종이고 하나님의 동역잔데 지금 있는 자리가 소명의 자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씨름해야 한다”며 시편 78편의 다윗의 이야기를 들어 “한 마리의 양을 지키는 자세로 목회를 한다면 하나님이 쓰실 것”이라고 했다.

정 목사는 “제자들을 많이 길러 그들에게 교회를 세습하면 아름다운 세대교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온전한 교회를 이루는 온전한 세대교체의 본을 보여준 향상교회. 2013년 11월 3일 은퇴식과 위임식이 진행됐다. 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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