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할 수 없는 사람들, 그 이름 '선교사'] ②선교사를 돕는 사람들
[외면할 수 없는 사람들, 그 이름 '선교사'] ②선교사를 돕는 사람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3.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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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를 품어줄 곳, 어디에 있나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라는 찬양을 부르며 해외로 파송 받은 선교사들, 그들이 돌아오고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이하 KWMA)에 따르면 선교사들 중 20대 448명, 30대 1,666명, 40대 5,541명, 50대 5,332명, 60대 이상 2,709명이다. 이를 전체 선교사(27,993명)로 봤을 때 4,748명 정도가 은퇴를 직전에 둔 선교사들이라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 돌아온 선교사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①다시 돌아오는 선교사들

②선교사를 돕는 사람들

③당신을 기다리는 곳

21일, 시골 작은 교회에서 담임목사 위임식이 진행됐다. 담임 목사로 취임한 사람은 65세의 A선교사다. 중국에서 선교사로 10년을 사역하고 한국에 왔다. 중국 당국의 강제추방은 아니었지만 한인선교를 하던 그의 사역은 사드 등의 혐한 분위기로 인해 성도들은 흩어지고, 지원마저 끊기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에 온 지 만 3년 만에 새로운 사역지를 찾은 김 선교사는 그동안 자녀 집에 머물렀다. 선교사로 한국을 떠날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두 자녀가 어느새 대학교를 졸업해 직장인이 되어 함께 머물 수 있었다. 3년 동안 사역지를 찾다 노인들 몇 명과 함께 예배드리는 시골의 작은 교회에 담임 목사로 사역하게 됐다.

어느 선교사는 건강이 좋지 않아 한국에 잠시 머물기로 했으나, 선교단체에서 연결해준 선교관이 엘리베이터 없는 3층이라 친척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또 다른 선교사는 한국에 머물고 있는 10대 자녀들을 위해 선교관을 옮겨다니며 생활해야 했다.

한국에 돌아온 선교사들은 대부분 선교관이나 가족, 친척집, 기도원 등에 머문다. 대부분 교단이나 대형교회 혹은 선교단체들이 선교사들을 위한 선교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정보가 정확하지 않아 애를 먹거나, 군소 교단이나 소속이 없는 선교사들은 그마저 연결이 쉽지 않다.

반면에 한 선교단체에서 제공하는 선교관에서 생활하는 40대 선교사 부부는 “선교하러 나가기 전부터 알고 지낸 곳이라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며칠씩 머무는 건 괜찮았는데 새로운 사역지를 찾느라 한 달 이상 머물다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안식년을 맞아 후원교회에서 제공한 선교관에 머물고 있는 50대 선교사 부부는 “우리는 다행히 자녀들이 외국에 있어 괜찮다”며 “교회에서 귀하게 섬겨줘 잘 회복되어 다시 선교지로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평신도로 선교사 가이드를 하며 ‘선교사에게 제일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고민했던 정진화 대표(갓러브하우스)는 그 대답이 ‘선교사 숙소’라는 것을 알았다.

갓러브하우스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교회는 복음을 위해 수고한 자들에게

맞는 합당한 예우를 하고 있나?

정진화 대표
정진화 대표

2008년에 시작한 ‘갓러브하우스’는 국내를 방문하는 선교사들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자 비영리 선교지원단체다. ‘갓러브하우스’ 홈페이지에 들어가게 되면 지역별 선교관 검색과 선교사케어센터부터 교회와 단체, 병의원, 선교적 기업, 교육, 편의시설 등이 정리된 미션인프라, 다양한 선교지 소식이 있는 커뮤니티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이용 방법은 개인이나 단체, 교회가 공유 혹은 위탁한 주거지를 5천원에서 1만원이란 저렴한 가격에 홈페이지에 올리면 선교사들이 이를 보고 예약을 한다.

IT와 방송업계 관련 일을 하던 정진화 대표(산본교회)는 선교사들이 귀국하게 될 때 구걸하듯이 선교관에 “빈 방있느냐”고 묻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잘못된 선교관 정보에 피해를 보는 선교사들도 있었고, 선교관을 악용하는 이들로 인한 피해도 있었다. 그나마 유명한 선교사들은 귀국하자마자 모셔가지만 그렇지 못한 선교사들은 건강이나 비자, 안식년을 위해 귀국해도 당장 거처할 곳이 없어 어려운 상황이었다.

“복음을 전한 자에게 맞는 합당한 예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정 대표는 선교관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홈페이지를 구축하는데 힘썼다. 몇 년간의 실패를 딛고 완성된 현재의 ‘갓러브하우스’는 현재 선교사 3000가정이 등록되어 있다. 현재 130개국에서 매월 600건 이상 예약 신청이 이뤄지고 있다.

정 대표는 “귀국하는 선교사들을 보면 대부분 50대 후반이다. 추방이나 비자 문제, 자녀교육 문제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머무는 기간도 1개월에서 3개월로 다양하다”고 했다. “특별히 건강 문제로 많이 들어오는데 사모님 중에 안 아프신 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갓러브하우스’에서 선교사 상황에 맞는 선교관을 선택할 수 있다.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정보를 통해 지역부터 선교관 크기, 위치, 제공되는 시설들을 한눈에 찾아볼 수 있다.

선교관은 성도들과 한국교회가 연합해서

함께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컨텐츠

정 대표는 “선교관은 좋은 컨텐츠”라며 “해외에서 복음을 전하느라 수고한 선교사들을 위해 성도들과 한국교회가 연합해서 함께 대응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했다. 이 플랫폼을 통해 투명성이 담보되어 교회나 단체에서 걱정하는 ‘가짜 선교사’들이 못 온다. 가입 당시 꼼꼼한 정보 입력으로 진짜 선교사들이 혜택을 보고, 선교관 운영자들은 보호를 받는 것이다.

‘갓러브하우스’의 비전은 선교사 멤버케어와 한민족 차세대 지도자 양육 및 선교 동력화, 글로벌 시대의 한민족 디아스포라 네트워크, 한민족 교회 지도자 계발 및 장학 사업이다. 이를 위해 △선교사의 복지에 헌신하고 선교사의 온전한 멤버케어를 위해 일한다 △선교사들을 육성, 격려하는 단체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일을 한다 △선교사 멤버케어 프로그램에 대한 온전한 이해와 지원 증대를 위해 일하는 것을 강령으로 삼고 있다.

정 대표는 온라인 플랫폼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공유될 수 있는 공간을 인천에 마련했다. ‘선교’라는 하나의 주제로 함께 고민하고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함이다.

평생 단기선교도 한번 가보지 못한 정 대표가 이 사업에 발 벗고 나선 것은 그에게 있는 ‘복음을 전하는 자들에 대한 긍휼’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선교관에 비치된 작은 생필품, 김치 한통에도 선교사들이 감동하는 것을 봤다”며 “지역 교회들이 그 지역의 선교관을 통해 선교사를 섬기는 일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선교관 룸의 컨디션이나 선교사의 상황에 따라 예약을 거절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한 선교사는 정 대표와 통화 중에 펑펑 울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를 기억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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