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선애 장신대 명예교수, “지금까지 살려주신 하나님의 소망이 내 소망”
[인터뷰] 주선애 장신대 명예교수, “지금까지 살려주신 하나님의 소망이 내 소망”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3.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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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교육은 예수님의 제자가 목적

올해 만 95세가 되는 주선애 교수는 1924년 평양에서 태어나 1948년 월남해 신학을 공부했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 기독교교육학 교수로 장신대에서 22년 동안 후학에 힘쓰다 1989년 은퇴했다. 그 후 ‘탈북민 대모’라 불릴 정도로 남은 생애를 탈북민들을 돕는 데 바치고 있다.

2017년부터 많이 아팠다는 주 교수는 주위사람들과 자신조차도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했다고 한다. 하지만 괜찮아지자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말하기도 숨차다”지만 여전히 빛나는 눈빛에 단어마다 또렷한 진심을 전했다. “하나님께서 다시 살려주신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주 교수와 기독교교육과 탈북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신학자들에게는 '신앙의 어머니', 사회에서는 '탈북민의 대모'라 불리는 주선애 교수. "지금까지 살게 해주시는 하나님의 소망이 나의 소망"이라고 고백했다. 정성경 기자 

 

참된 교육은 삶으로 보여주는 것

통일의 그날을 위해 북한 성도들을

잊지 않고 기도로 돕고 준비해야…

기독교교육이란 무엇인가요?

오랫동안 했기 때문에 간단하게 정리하는 것은 힘들다. 보통 교육을 통해서 하나님을 만나고 경험하고 하나님의 일꾼이 되도록 만드는 사역이라고 한다. 교육을 통해 신앙인, 하나님의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이다. 부모, 가정, 교회, 사회가 다 들어가서 어떻게 이 사회와 환경 속에서 예수님을 만나게 하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게 하는, 닮아가는 사람이 되게 하는 사역이다.

신학자로서 혹은 목사가 되지 않고 기독교교육학자가 된 이유가 있으시다면?

평생 무엇이 되겠다고 결정하고 산 적이 없다. 은혜 받고나서부터는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평생을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전도하기 위해 성경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려고 했다. 이상근 목사님이 미국에 갔다 오셔서 신학보다 기독교교육을 하라고 인도해주셨다. 그게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순종했다. 하고나니까 한국에 이런 교육을 한 사람이 없어서 크게 쓰임을 받았다. 하나님이 이끄시는대로 하나님께 맡기고 살다보니 기독교교육을 하게 된 것이다.

한국기독교교육의 문제점과 미래에 대해 얘기해주시면?

지금 교육이라는게 사회 환경에 따라 많이 좌우된다. 주체는 하나님이 성령으로 하시지만 사회 환경이 나빠지면서 사람들이 돈이나 자기 유익을 추구하고 하나님에 대한 생각을 점점 더 못하게 되는 상황이다. 공부를 해도 취직이 되지 않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사회 속에서 시험 준비와 취직을 준비하는 가운데,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 사람이 된다, 하나님 나라를 건설한다’는 의식이나 의욕이 없어져 간다. 그래서 문제가 많아진다. 점점 더 신앙인의 자격을 갖출 수 있는가 의심스럽다. 이럴 때일수록 가정에서 자녀 교육을 위해 부모들이 생활로 신앙을 보여주고 이끌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 학교와 사회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신앙을 넣어줄 수 있는 길이 없다. 가정에서 부모와 교회 어른들이 그들을 많이 생각하고 바로 인도해줄 의무가 있다.

많은 후학들이 교수님을 ‘신앙의 어머니’라고 부르는데, 어떤 마음과 철학으로 교육하셨나요?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으시다면?

하나님의 사람을 키워내야 하는 사명이 있는데 말로만이 아니고 내 생활과 행동을 통해서 삶으로 가르쳐야 하는 교육이여야 한다. 그런 마음으로 하긴 했지만 과연 그렇게 했나 생각해본다. 앞으로 오래 살수 없다고 해도 삶을 보여주고 싶다. 삶으로 교육하고 싶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한 인격이 이뤄지도록 기도와 생활로 보이지 않는 가운데서 역할을 다하고 싶다.

하나님의 축복으로 기억에 남는 제자가 너무 많다. 교육이라는 것은 강의한 것만 교육한 것이 아니고 삶 전체에서 사회화 되는거라 어느 제자를 꼽기 어렵다. 감사하게 느끼는 것은 전통적인 고루한 목회자보다는, 넓은 사회를 바라보고 사회 속에 예수님의 생활을 모방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양육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의 신학생들에게 충고해주신다면?

우선은 용기를 가지라. 주님의 은혜 속에서 새로운 하나님의 뜻에 맞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하나님의 일꾼이 되길 바란다. 기도와 자기희생적 봉사와 세상을 이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계시록에 나오는 것처럼 이기는 자는 세상과 전투해야 된다. 세상의 모든 죄악과 흐름에 대해서 판단을 바로하고 자기를 이길 수 있어야 된다. 세상의 흐름에 따라가지 말고 주님이 뜻을 따른 생동적인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이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었으면 한다. 그런 학생으로 성숙해가기를 바란다.

‘탈북민들의 어머니’라고도 불리시는데, 현재 북한의 지하교회와 탈북민들의 상황과 그들을 어떻게 돕고 계시는지?

많이 하지 못했지만 탈북민들은 돕게 된 것은 나 자신이 북한에서 왔기 때문이다. 북에서 사회주의 교육으로 기독교가 박해를 받게 되면서 내가 그 박해를 이길 수 있을까, 주님을 위해 순교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런 사회 속에서 기독교를 가진다는 것이 순교를 각오해야 되는 상황이라 겁을 내서 북한에서 탈출했다. 그게 1948년 끝이었다. 평양에서 서울까지 12일을 걸려서 강원도 산골로 탈출해왔다.

지금 북한 지하교회는 잘 모르지만, 탈출해온 사람들을 통해서 보면 아직도 기아로 가난한 사람들이 많고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일반 사회에서 박해를 받는 신앙인들이 이 추위에 땅굴 속에서 먹을 것 없이 고생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래서 남한 사람들이 그들을 잊어버리고 살면 안된다. 우리가 안일하게 잘 먹고 잘 사니까 그들을 잊어버리기 쉬운데 우리 신앙인들은 모두 스스로 절제하면서 정직하게 의롭게 선한 행실로 살아야 한다. 그들을 직접 구원하지는 못하지만 기도로 도와야 한다.

100세가 가까워 직접 뭔가를 할 수는 없어 우리 집에서 한 달에 한 번씩 탈북학생들을 만나서 공부한다. 아르바이트하면서 공부해야 되는 학생들이 일 때문에 공부를 못하고 있으니까 그런 아이들을 샬롬공동체라고 한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예배드리고 장학금도 조금씩 주고 서로 친교하는 그룹이 하나가 있다. 또 한 그룹은 여기서 신앙을 가졌는데 앞으로 통일되면 가서 북한에 있는 사람들을 복음화 시킬 수 있는 전도자, 하나님의 일꾼을 키우기 위해서 성경 가르치는 일을 한다. 직접하진 못하고 제자 목사님을 통해서 같이 일주일에 한 번씩 공부하고 있다. 그런 그룹을 만들어가고 있다. 시작이다. 장신대에서 하고 있는데 이게 많은 사람을 요구하지 않고 정예부대, 꿈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성경 공부를 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이념갈등이 심한 때입니다. 남북평화, 통일시대로 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막연하게 기독교에서 통일 시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나는 북한에서 김일성시대를 살면서 북한에서 얼마나 하나님을 배반하고 있는지 경험했다. 통일을 해야하지만 그보다 앞서서 북한에 이천오백만 북한 사람들을 복음화 시킬 준비를 단단히 해야한다. 그들을 향해서 영육간의 구원을 얻도록 하는 일이 먼저 필요하다. 불가능하지만 그것을 위해 기도하고 준비하는 것이 더 앞서야 한다. 무조건 통일을 하게 되면 사회주의는 혁명을 해서라도 사회주의국가로 만들려고 할 것이다. 우리가 마치 하나님 나라를 이룩해야겠다는 생각과 같다. 기독교인들은 정말 하나님의 마음에 합당한 사회를 이루어가는데 힘써야 한다. 3.1운동 성명서 속에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국가관이 확실하게 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민주적 공화국을 만드는 꿈을 갖고 같이 협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생에 하시고 싶은 일이나 소망이 있으시다면?

마지막으로 여생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다 죽을 줄 알았는데 살아나고 있다. 살리신 하나님의 뜻을 찾아야 한다. 나를 이만큼이라도 살아서 움직이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 계실거라 생각한다. 거기에 따른 하나님의 섭리를 찾아 나가야 한다. 우리 집이 매번 복잡하다. 사람들이 와서 기도하고 대화한다. 상담일 수도 있고, 서로의 의사를 나누면서 하나님의 뜻을 나눈다. 이런 만남을 갖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을 것이다.

주선애 교수의 길동 아파트 거실 한켠에 놓여있는 화분들. 주 교수는 끊임없이 찾아오는 이들을 반기며 삶을 나눴다. 정성경 기자
주선애 교수의 길동 아파트 거실 한켠에 놓여있는 화분들. 주 교수는 끊임없이 찾아오는 이들을 반기며 삶을 나눴다. 정성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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