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순례] 떼제, 화해와 신뢰의 순례공동체
[독서순례] 떼제, 화해와 신뢰의 순례공동체
  • 황재혁 기자
  • 승인 2019.03.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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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브라이언 산토스의 ‘떼제로 가는 길’

몇 년 전에 장신대 학생들이 교수의 인솔 하에 종교 개혁지 답사를 유럽으로 간 적이 있었다. 그때 답사팀은 프랑스의 떼제(Taizé)를 방문해 그곳에서 함께 예배드리는 일정이 있었다. 그래서 답사팀은 관광버스를 타고 떼제를 향해 갔는데, 운전기사가 원래 가야하는 떼제를 가지 않고 다른 떼제로 그들을 데리고 갔다. 떼제는 프랑스에서 특별한 이름이 아니라 소도시의 이름인데 프랑스에 떼제란 소도시가 두 개 있어서 운전기사가 다른 떼제로 버스를 몰고 간 것이다. 차에 앉아 있던 답사팀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떼제에 도착해서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원래 가야하는 떼제에서 약 400km 떨어진 다른 떼제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운전기사가 잘못된 떼제로 답사팀을 이끌고는 자신의 퇴근 시간이 다되어서 그 버스로 원래 가야하는 떼제를 갈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답사팀은 처음에 계획했던 떼제를 결국 방문하지 못하고 일정을 바꾸었다는 슬픈 전설이 지금까지 전해진다.

 

 

제이슨 브라이언 산토스가 쓴 ‘떼제로 가는 길’은 아직 프랑스의 떼제를 방문해본 적이 없지만 이 떼제 공동체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들이 떼제가 과연 어떠한 신앙 공동체인지를 알려주는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총 3부로 되어 있는데, 1부는 ‘떼제를 가다’, 2부는 ‘떼제를 알다’, 3부는 ‘떼제를 살다’라는 소제목이 붙어있다. 저자 역시 떼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이방인이었지만, 떼제를 직접 가보고, 떼제를 알고, 떼제를 살면서 떼제가 왜 오늘 날의 그리스도인에게 중요한 공동체인지를 이 책에서 깊이 있게 나누고 있다. 그렇다면 떼제는 과연 어떤 공동체인가? 이 책에서는 떼제의 기본적인 역사에 관해 이렇게 소개한다.

“수사들은 떼제를 역사상 최초의 형태의 수도원 생활, 즉 결국에는 에큐메니즘이라는 특징을 지닌 수도원 생활로 이어지는 중요한 문을 열었다. 로제 수사에게 초교파란 관용이라기보다는 화해의 문제였다.” (91쪽)

프랑스의 떼제 공동체는 스위스 출신의 로제 수사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이 책의 저자가 처음 떼제를 방문했을 때 이 로제 수사가 2005년에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루마니아 여인에게 살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 어찌 보면 저자는 떼제를 방문하자마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으로 인해 떼제에 대해 더 이상 관심이 사라질 수도 있었겠지만, 오히려 이 사건을 통해 저자는 떼제의 본질적 가치인 ‘화해와 신뢰’에 대해 더 배울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로제 수사의 죽음 이후에도 떼제 공동체는 안전을 위한 그 어떤 장벽을 세우지 않고 이방인을 여전히 신뢰하고 믿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떼제는 로제 수사의 죽음이라는 비극 속에서 ‘배제와 복수’를 택하지 않고, ‘화해와 신뢰’를 택하였기에 그 이후에도 계속 공동체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 같다. 떼제가 걷는 화해와 순례의 여정에 함께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그리스도인에게 일상의 독서는 그 자체가 기도이며, 구원의 여정이며, 진리를 향한 순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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