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손(三孫)을 아시나요?
삼손(三孫)을 아시나요?
  • 김영명 원장
  • 승인 2019.03.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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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 사사기 13-16장에는 이스라엘의 사사 삼손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나온다. 삼손과 들릴라의 사랑 이야기는 많은 그림과 음악으로 남겨졌다. 요즘 한국에서 뉴스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는 이가 있으니 삼손(三孫, 손석희, 손혜원, 손흥민)이다. 손석희 JTBC 대표이사는 한국에서 가장 신뢰를 받는 최고의 언론인으로 손석희가 없었다면 한국 언론과 사회가 어떠했을까 생각하게 한다. 손혜원 의원은 처음처럼, 참이슬, 힐스테이트, 엔제리너스 커피, 더불어민주당 등 작명과 홍보의 달인으로 소신껏 활동을 했는데, 건설재벌 SBS가 목포문화의 거리 특혜 의혹 보도를 했다. 손흥민은 우리 국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축구선수다. 개인적으로는 손흥민 선수가 나의 중학교 26년 후배가 된다. 우리나라가 IMF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 있을 때 미국 프로야구의 박찬호와 골프의 박세리 선수가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고 위로와 힘을 주었듯이 손흥민 선수는 우리에게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손의 진짜 이야기는 며칠 전 2월 19일이 별세한지 88주기였던 해석(海石) 손정도(孫貞道) 목사다. 손정도 목사는 진실, 성실, 원일, 원태, 인실의 2남 3녀가 있다.

손정도 목사(좌), 손원일 제독(우). 출처 : 한국의 명가(名家) 네이버 블로그
손정도 목사(좌), 손원일 제독(우). 출처 : 한국의 명가(名家) 네이버 블로그

손정도 목사는 기독교 민족운동가 가운데 목사로서 민족운동에 열심히 참여하였고 민족운동 현장에서 목회에 성실했다. 그는 감리교 목사로서 상해 임시정부 의정원 의장을 거쳐 노병회 창설, 의용단 창설, 임시정부 교통국장, 대한적십자회 총재를 맡았다.

손정도는 1882년 7월 26일 평안남도 강서군 증산면 오흥리에서 손몽룡과 오신도 사이에 장남으로 출생했다. 그는 평양의 감리교 선교사 무어(J. Z. Moore)를 통해 숭실학교에 진학했다. 숭실학교는 1897년 장로교에서 시작했지만 1905년부터 감리교와 연합으로 운영되었다. 손정도는 1908년 숭실중학교를 제5회로 졸업하였는데, 조만식·선우혁·김득수·이성휘 등이 동기였다. 그는 숭실중학교 재학 중 평양부흥운동의 영향으로 목회자의 소명을 갖게 되어 협성신학교(현 감리교신학대학교)에 입학해서 1917년 졸업했다. 평양 남산현교회에서 첫 목회를 시작해서 1911년 집사 목사 안수를 받았다. 안수 받은 후 만주지방 선교사로 파송 받았고, 북경에서 조성환, 백영엽 등 민족 운동가들과 접촉하였고, 이로 인해 손정도는 가츠라 암살 음모사건에 연루되어 진도로 유배되는 수난을 겪었다. 1년 유배 후 동대문교회에서 1년, 정동교회에서 3년 목회를 했다. 정동교회에서 목회하면서 교회가 크게 부흥했고, 예배당을 증축하면서 남녀를 구분했던 휘장을 철거했다. 또한 그는 이화여고 학생이던 유관순에게 영향을 줬다.

손정도는 1923년 1월 국민대표회의에 ‘평안도 대표’로 참석하여 재정위원으로 활약한 것을 마지막으로 임시정부 일에서 손을 떼고 북만주 길림으로 가서 목회했다. 그는 길림에서 농민 중심의 독립운동 단체인 농민호조사(農民互助社)를 창설하여 농촌의 교육, 영농기술 개발, 보건위생사업을 추진했다. 손정도는 가츠라암살음모사건으로 체포되었을 때 받은 고문 후유증으로 건강이 악화되었고, 1931년 2월 19일 길림 여관방에서 별세했다. 그의 유해는 길림성 북산(北山) 동쪽 기슭에 묻혔다가 1996년 9월 11일 국내로 봉환되어 국립현충원 임정요인 묘역에 안장되었다. 정부는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고, 국가보훈처는 2007년 4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장남 손원일은 해군 창설에 앞장서서 ‘한국 해군의 아버지’가 되었다. 그는 열악한 환경에서 해병대 간판을 내걸고 훈련을 거듭하다 1945년 11월 11일 해병병단을 조직했다. 이날이 한국 해군 창설일이다. 그는 진해 항무청에 해군본부를 마련하고 1946년 1월 사관후보생 제1기 113명과 함께 해군사관학교를 설립했다. 그의 부인 홍은혜는 해군 교가와 행진곡을 작곡했다. 1948년 정부가 수립되면서 초대 해군 참모총장으로 임명되었다. 백두산호라 명명한 전투함을 구입하여 한국전쟁 시 인천상륙작전의 선봉에 서서 서울 탈환에 큰 공훈을 세웠다. 각종 전투에서 불리한 장비와 병력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전과를 올려서 뉴욕타임스는 ‘귀신 잡는 해병’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전쟁 후 예편하여 제5대 국방부 장관, 서독 대사 등을 지낸 후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었다.

차남 손원태는 연세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해부학과 교원을 하다가 1949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을 거처 노스웨스턴 대학병원 병리학 교수, 네브라스카 주립대학병원 병리학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길림시절 김일성과 유문중학교 동창으로 친하게 지냈다. 1991년 북한 초청으로 방북해 김일성으로부터 환대를 받았다.

손정도 목사는 남북 모두로부터 인정받는 독립운동가다. 두 아들은 각각 남한과 북한 국립묘지에 묻혀 있다. 남북 분단의 기구한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이제 앞으로 있을 북미정상회담 등 평화의 분위기가 무르익어서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이 어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김영명 원장 (삼원서원 원장,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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