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을 수놓은 옷의 문양
사명을 수놓은 옷의 문양
  • 김한윤 박사
  • 승인 2019.03.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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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이것이 나와 세상 사이의 언약의 증거니라” 창세기 9:13

하나님께 받은 사명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목적이자 기준이 된다. 사명감은 보통 양심 속에 새겨져 있다. 고난이 올 때 사람들은 하나님을 깊이 생각하며 하나님이 자신을 내신 목적을 생각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집안의 사명을 항상 새기기 위해 가훈을 정하여 족자나 액자로 만들어 문 위나 대청 마루에 걸어두고 묵상하게 했다.

엘리자베스 1세 무지개 초상화,출처: 위키피디아
엘리자베스 1세 무지개 초상화,출처: 위키피디아

주목해볼 사명에 대한 표현 방식을 이삭 올리버가 그린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무지개 초상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왕은 자신의 왕의 사명을 왕복에 새기기 위해서 재단사에게 스페인, 제노바, 베네치아에서 가져온 레이스를 사용하여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양식을 혼합한 옷을 만들게 했다. 이 옷은 가면 무도회에서 입는 옷으로 오페라 글로리아나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오른손에 평화의 무지개를 잡고 있는 여왕은 거미줄 날개를 쓰고 순결과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아로 변신하였다.


소매와 배 부분의 옷에 수놓인 꽃들은 여왕의 사명을 세심하게 표현한다. 여왕이 아스트라이아처럼 끊임없이 봄과 여름을 불러온다는 것을 표현하였다. 카아네이션은 영국과 혼인한 여왕을 상징하며, 팬지는 백성이 언제나 마음에 있다는 것을, 앵초는 국민에 대한 사려 깊음을, 인동초는 조국에 대한 헌신을 나타낸다.


레이스는 날개 모양으로 거미줄 문양을 하고 있다. 가장자리에는 철사로 모양을 내고 진주를 원과 나무모양으로 장식하였다. 진주는 수수함을 상징한다. 날개는 하늘을 나는 동물의 상징이니 여왕을 하늘과 연결된 존재로 생각하기에 충분하다.


외투의 안쪽은 눈과 귀로 덮혀있다. 당시 성상학자였던 체사레 리파는 명성에 대해서 “깃털 만큼 입과 귀를 가지고 있어서 세계적인 명성을 나타내며 존재감을 가졌지만 여왕은 자기 성찰과 상황을 면밀히 살피는 면도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여왕은 중요한 모든 곳에 정보대장 로버트 세실의 감독하에 눈과 귀를 두어서 백성들의 삶의 정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백성들뿐만 아니라 자신의 상황과 소명도 성찰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것을 옷의 눈과 귀 문양을 통해 표현한다.


화가는 폭풍우 후에 맑은 날이 온다는 경구를 ‘NON SINE SOLE IRIS’ (태양이 없으면 무지개도 없다) 를 써서 나타내었다. 무지개를 쥠으로써 여왕은 자체로 태양이 되어 있다. 무지개는 영국과 여왕의 관계를 나타낸다. 하나님은 홍수 후에 구름 속에 무지개를 두어 평화의 약속을 노아와 맺으셨다. 무지개로 다시는 물로 사람을 멸하지 않으시겠다는 의지를 표현하셨다.


여왕의 왼쪽 소매에는 촘촘한 물결로 뱀을 자수하였다. 매듭으로 묶인 몸체에는 진주와 빨간 보석이 박혀있다. 뱀은 하트 모양의 루비를 물고 있고 머리 위에는 천구가 있다. 지혜를 상징하는 뱀은 세상만사를 바라보는 눈으로 동시에 심장을 바라보고 있다. 하나님을 상징하는 천구는 지혜인 뱀을 통제하고 있고 심장을 바라보게 한다는 의미로 리파는 이것을 해석하였다.  당시 세계를 경영하던 영국의 심장은 엘리자베스 1세라고 할 수 있다.


여왕의 사명을 그린 무지개 초상화을 찬찬히 살펴보면 자신의 사명을 파악하고 그것을 옷에 새기려고 세심한 생각을 한 흔적이 보인다. 우리가 현재 처한 현실은 무엇보다도 자신과 주변과 세계를 살피는 눈과 귀가 필요하고 하나님과 연결된 사명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 눈 앞에 보이고 내면의 표피에서 일어나는 욕심에만 사로잡혀 있을 때가 아니다.  

 

 

김한윤 박사 (미호교회 담임목사)
김한윤 박사 (미호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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