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밤’
‘윤동주의 밤’
  • 김지성 지역기자
  • 승인 2019.02.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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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0년을 맞는 ‘윤동주의 밤’ 매년 그의 서거 날 맞춰 열려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윤동주의 밤' (기쁨의 집 제공)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윤동주의 밤' (기쁨의 집 제공)

 

 

해마다 216일 이면 일본 후쿠오카감옥에서 숨진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행사가 부산에서 있다. 기독교문화 운동을 해 오고 있는 기쁨의집 김현호 대표는 시인 '윤동주 밤'을 기획하게 된 경위를 이와 같이 설명한다.

"20년 전 오사카 영사관에서 근무하는 분을 우연히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윤동주와 그 시를 흠모한 일본인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윤동주 시 모임이 오사카에서만 무려 30여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정작 우리 민족이 사랑하고 기념해야 될 윤동주를 일본인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은 그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부산지역에 윤동주에 관한 연구나 논문을 쓴 사람을 수소문 해 보니 어렵게 부경대 국문학과 남송우 교수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분을 초청해 강의를 요청했다. 첫 장소를 섭외하는 곳도 최대한 그의 인생을 묵상하여 의미 있게 반영하려 했다. 아마도 윤동주가 그 당시 유일한 기차 노선으로 경부선을 타고 내려왔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래서 그의 유학길에서 시모노세키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국내에 발자취를 남겼을 여수뱃머리(지금의 중앙동)에서 카페를 빌려 첫 모임을 가졌다.

비록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첫 모임 이었지만 반응은 놀랍도록 뜨거웠다. 각계에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였고 믿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많이 참여하면서 분위기는 시낭송과 콘서트로 더욱 고조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윤동주의 밤이 어언 20주년이 된 것이다.

해마다 2월 16일 윤동주 서거일에 부산에서는 '윤동주의 밤'이 열린다. (기쁨의 집 제공)
해마다 2월 16일 윤동주 서거일에 부산에서는 '윤동주의 밤'이 열린다. (기쁨의 집 제공)

 

올해 윤동주의 밤은 16일 토요일 밤 9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별을 볼 수 있는 부산 만덕산 중턱에서 참석자들은 시인의 시를 낭송하고 좋은 날 풍경이 그의 시를 노래했다. 그의 여리지만 고난 받는 민족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곁으로 다가가기위해 애썼던 참 신앙인 윤동주를 추모했다.

추위 속에 야외무대에서 한 밤중에 이 모임을 갖는 이유는 4년 전 윤동주의 죽음이 유난히 가슴 시리게 다가왔다. 그날은 비바람이 치는 날씨여서 그의 죽음을 체휼하며 우리나라의 여러 가슴 아픈 청년들의 비애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3.1100주년 기념으로 만세를 부르며 달빛이 유독 밝은 추위 속에서 참석자들은 시대의 정신을 벼렸다.

'윤동주의 밤' 뿐만아니라  윤동주와 그의 시를 주제로 독서캠프를 열어 2박3일간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윤동주의 밤' 뿐만아니라 윤동주와 그의 시를 주제로 독서캠프를 열어 2박3일간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세상에 단 한권의 시집을 낸 시인 윤동주를 한국인이 이토록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대표는 그와 친구이며 동시대에 가까이 지낸 문익환과 함석헌보다 윤동주의 평판이 좋은 것은 그의 순수한 청년의 삶에 있다고 말한다. 요즘에 한국사회는 미투나 빚투로 인기 있고 존경 받았던 공인들이 하루아침에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공인으로서 그들의 죄를 가볍게 여기거나 결코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예수님도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힌 여인에게 누구든지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고 명령 했을 만큼 실수와 허물을 덮어주는 자비를 보여 주셨다. 이것이 한 치의 실수나 허물을 용서하지 않는 사회보다 성숙한 십자가의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일 수 있다. 물론 그는 진정한 참회가 있을 때 비로서 용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윤동주도 창씨개명을 하고 참회록을 쓴 우리와 성정이 같은 연약한 청년이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

 

시인 윤동주는 너무나도 짧은 삶과 함께 변질되지 않는 믿음을 지켰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더욱 사랑한다.

이제 3.1100주년이 다가오고 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일제 강점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애국지사들이 있다. 그들 중에 상당수가 기독교인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시대에도 변함없이 윤동주를 동경해야 하는 것은 그의 시 십자가하나만으로 충분하리라.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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