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스의 밭’으로 이웃들을 만나요
‘보아스의 밭’으로 이웃들을 만나요
  • 김광영 지역기자
  • 승인 2019.02.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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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건강한 나눔이 있는 거창온누리교회 탐방
거창온누리교회 담임목사 김택산
거창온누리교회 담임목사 김택산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아래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알랭 드 보통 ‘불안’ 중에서)

경남 거창에 ‘보아스의 밭’이 있다. 이 밭은 바로 외롭고 힘든 이웃들을 위한 나눔의 밭이다. 땅을 일구는 공간적인 밭이 아니라, 작은 나눔으로 이웃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거창온누리교회’ 성도들의 살아있는 영성과 실천의 밭이다.

4년전 ‘거창온누리교회’에 한 목사가정이 부임했다. 예배당 안의 사택에서 바깥으로 이사를 하는 과정에 자비로 이사비용을 감당했다. 교회는 목사의 가정에 이사비를 지불하고자 했다. 목사부부는 그 이사비를 이웃을 위한 나눔의 마중물로 부어드렸다. 처음에는 ‘오병이어’라는 이름으로 거창읍관내에 복지허브팀과 연계하여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10가정을 추천받았다. 한 달에 한번 생필품 한 박스를 지원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15박스를 매달 만들고 있다.

거창온누리교회 보아스의 밭 생필품나눔 봉사
거창온누리교회 보아스의 밭 생필품나눔 봉사

'보아스의 밭 주일’을 한 달에 한번 지정한다. 목장(구역예배)에서의 헌금은 전액 부어 넣고, 한 목장에서는 도시락 배달을 전담하여 봉사하고 있다. 작년 크리스마스 성탄축하에서는 집에 둔 새물건이나 쓸만한 것 중에 사용하지 않는 것을 나누는 바자회를 가졌다. 이 수익금이 주변의 이웃들에게 ‘보아스의 밭’기금이 되고 있다.

앞으로는 저소득가정 학생들을 위한 교육비 지원을 위한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작은 나눔들에 생필품지원 수혜자 가정들에서 감사의 전화가 교회로 걸려온다.

작지만 건강한 나눔이 있는 ‘거창온누리교회’의 김택산 목사(43세)를 만나보았다. 그의 살아온 삶의 궤적을 들어본다. 진주기계공고를 수학하고 전공으로 기계설계를 익혔다. 대우조선에 특채되어 설계실에서 4년간을 근무했다. 직장의 고된업무와 교회의 충성된 봉사 사이에서 나름 고민의 청년시절을 보냈다. 어떤 때는 주일새벽에 예배를 드리고 바로 직장으로 출근해야 하는 힘든 날도 있었다.

삶의 가치의 무게를 고민하는 때, 한 친구가 신학을 공부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친구와 함께 회사를 그만두고 부산장신대에 입학하게 되었다. 당시 부모님은 불신자셨고, 특히 아버지의 반대를 몸으로 체감해야 했다. 짐을 집에 넣지도 못하고 지인의 집 다락에 두고서 그렇게 신학의 길에 들어섰다. 신학 학부와 신대원 공부를 이어서 하던 중에 신학생 동기 중에 만난 분이 사모이다. 신학대학원 2학년에 결혼을 하여 함께 목회의 길에 들어섰다. 그렇게 가족으로는 박용자사모와 김지명, 김지온 두 아들을 두고 있다.

4년 전 ‘거창온누리교회’로 부임하면서 교회 본질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교회 안에서는 말씀중심의 예배를 위해 본문중심의 강해설교를 하고, 주일오후에는 ‘성서학당’이라는 이름으로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교회 외적으로는 ‘작은 자를 섬기는 것’이 실천적 모토가 되었다. 교회안의 사택에서 외부로 이사하는 비용 80만원의 교회지원금으로 오병이어 자금을 만들고, 사과 농사를 지으시는 집사님의 도움으로 사과 200박스를 팔아 마련한 100만원이 모여져 이웃을 위한 생필품 나눔의 첫 단추가 끼워졌다.

봉사장면
봉사장면

작지만 건강한 나눔의 교회소식에 교회 밖 지역주민들도 후원금을 보태주고 있다. 거창군수로부터 받은 감사패도 있다. 감사패를 받는 자리에서 복지담당 공무원이 묻는다. “교회 규모가 얼마나 되시기에 3년간이 꾸준한 후원을 하고 계십니까?” 30~40명의 소규모 교회에서 하고 있다는 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김택산 목사는 말한다. “돈이 없어서 나눔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이렇게 김택산 목사는 젊은 목회자로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의 고통에 동참하고 아픔을 덜어주는 부유한 마음을 거창온누리교회 성도들과 함께 ‘보아스의 밭’을 통해 일구어 나가고 있다.

시아버지와 남편을 사별한 모압 여인 룻이 시어머니 나오미와 함께 베들레헴으로 돌아왔을 때는 보리추수를 시작 할 때였다. “룻이 가서 베는 자를 따라 밭에서 이삭을 줍는데 우연히 엘리멜렉의 친족 보아스에게 속한 밭에 이르렀더라”(룻기 2장3절)

그렇게 보아스의 밭에 이르게 된 룻과 나오미는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에 동참케 되었다. 거창온누리교회가 그런 작은 밭을 일구어 회복의 복이 소외된 이웃들에게 더 풍성히 흘러들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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