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뉴트로
[데겔칼럼] 뉴트로
  • 이성희 목사
  • 승인 2019.02.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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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는 과거를 되살려 추억에 젖게 하는 힘이다. 그래서 복고는 늘 유행으로 재탄생한다. 최근 ‘뉴’(New)와 복고를 의미하는 ‘레트로’(Retro)를 합성한 ‘뉴트로’(New-tro)라는 신조어가 등장하였다. ‘뉴트로’는 복고지만 새롭게 다가온다는 의미를 지닌 것으로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장년층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젊은층의 열광을 불러일으키며 처음 접해보는 새롭고 신선한 경험을 부여한다. ‘뉴트로’는 단순한 소비 트렌드를 넘어서 경험형 소비 트렌드로 무르익고 있다.

복고가 주는 장점은 익숙함과 편안함이다. ‘뉴트로’는 거기에 새로움과 세련됨을 더한 매력을 주는 트렌드로 거듭난 옛것이 아닌 새것이다. 옛것에 새로움을 담아 전혀 다른 의미를 풍기는 품격 있는 새로운 관심을 끈다. 그래서 복고풍 인테리어를 구현하면서 새로운 맛을 내는 음식을 제공하는 ‘뉴트로’ 식당이 인기를 끌며 향수와 새로움에 접근하고 있다. ‘뉴트로’ 식당은 눈으로 즐기며 입으로 만족하게 하는 새로운 트렌드인 것이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우리네의 삶은 먹고 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산업의 발달과 함께 경제성장을 이루어 제법 음식문화가 서구화되고 발달하면서 다시 옛 맛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고기가 더 이상 희망 밥상이 아닌 현대인들이 시골 된장, 묵은지, 호박잎 등이 있는 밥상을 다시 찾는 것도 사람들의 옛 입맛을 통하여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중노년의 동창생들이 모여 어린 시절의 고향과 초등학교를 다시 찾아 추억을 더듬는 것도 이런 복고에 대한 인간의 본능일 것이다.

‘빈티지’(vintage)란 원래 풍작의 해에 만들어진 명품 연호가 붙은 정선된 와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와인의 생산연도, 포도 수확연도를 일컫는 말로 ‘빈티지 와인’이라고 하면 특정한 해, 특정한 농장에서 얻는 최고 품질의 와인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단어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빈티지’라면 지난 시대에 속하는, 오래되어 가치가 있는, 한물 간 구식의 것들을 의미한다. 특별히 이 단어가 패션에 사용되어 아버지 어머니 시대에 유행했던 지나간 옷을 다시 자신의 패션으로 만들고, 옷뿐만 아니라 갖가지 물건들을 다시 쓰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지난 시대의 낡은 옷에 새로운 감각의 의미를 담아 멋을 내고 있는 것이다. ‘빈티지’도 일종의 ‘뉴트로’라 할 수 있다.

21세기에 들어서서 새롭게 주목을 받으며 발전한 신학적 개념이 있는데 ‘고대미래’(Ancient-future)라는 것이다. 고대와 미래를 함께 듣는 신학적 개념을 발전시킨 이는 레너드 스윗(Leonard I. Sweet)과 로버트 위버(Robert E. Webber) 등이다. ‘고대미래’라는 개념은 고대와 미래는 그 패러다임이 일치한다는 뜻이며 미래는 고대의 패러다임을 회복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대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는 뜻이다. 위버는 그의 책 ‘고대-미래 신앙’(Ancient-Future Faith)에서 고대와 미래를 하나의 시간 개념으로 동일시하면서 고대와 미래 사이에 연자(連字)부호(hyphen)로 표시했지만 스윗은 아예 연자부호조차도 없애고 ‘Ancientfuture’라고 썼다. 고대와 미래가 연결고리도 필요 없는 하나라는 의미이다.

기독교 역사를 살펴보면 고대사회와 포스트모던사회의 패러다임은 절묘하게 일치한다. 이런 일치는 미래교회와 신앙의 패러다임을 예측하고 설정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그러므로 미래교회의 패러다임은 고대 교회에서 발견할 수 있다. 미래교회는 고대교회로 회귀하는 교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회 공동체의 원형인 이스라엘의 광야공동체는 미래교회의 모습이며 미래교회는 광야공동체에서 패러다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도자가 말한 대로 해 아래 새 것이 없다. 과거를 알면 미래를 볼 수 있다. 공자가 말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도 옛날 것을 연구하여 새로운 것을 안다는 뜻이다. ‘뉴트로’는 ‘과거미래’이며 우리의 미래를 제시하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이다.

 

이성희 목사 (연동교회 원로, NCCK 회장, 한국교회언론협동조합 이사장)
이성희 목사 (증경 총회장, 한국교회언론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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