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자 최석춘 씨, 14세에 미국입양 되어 항공우주 전문가로 활동
하나님께 받은 사랑, ‘공개입양 운동’으로 되갚으려 홍보회 조직
한국입양홍보회(이하 홍보회)는 미국으로 입양되어 양부모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그 사랑을 다시 나눠주려 한국에 나온 Stephen C. Morrison(최석춘) 씨와 국내 입양 부모들이 만나 1999년 설립됐다.
최석춘 씨는 어렸을 때 소아마비에 걸려 다리를 쓰는데 불편했다. 부모로부터 떨어져 동생과 다리 밑에서 노숙을 하던 중 홀트아동복지회에 연결되어 중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입양됐다. 그는 좋은 부모를 만나 공부에 힘쓸 수 있었고, 항공우주 전문가가 되어 미항공우주국 소속으로 있다가 현재는 민간 기업에서 인공위성을 이용한 제 3세대 GPS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다리가 불편하고 나이가 많은 상태에서 미국에 입양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 생각했고, 한국의 더 많은 아동들이 행복한 가정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공개입양 운동’을 벌이기 위해 국내에 들어왔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입양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이 많았고, 입양을 하더라도 비밀 입양을 하고 있었기에 입양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더 많은 아동들이 가정에서 양육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한국입양홍보회’를 만들게 됐다.
홍보회 김주성 사무국장은 “아동들이 새로운 가정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1차적 목적”이라고 했다. 그는 “가족이 되는 방식을 보면 남자와 여자가 법적인 절차를 거쳐 가족이 되고, 출산을 하면서도 가족이 늘어나는데, 입양 또한 가족이 되는 방법 중 하나”라면서 “남여가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절차를 통해 가족이 되는 것이나 피가 섞이지 않은 아동을 절차를 통해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석춘 씨와 국내 입양을 한 부모들이 만나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한국사회 가운데 입양을 부끄러운 것이 아닌 긍정적이고 좋은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마음을 함께했다”며 “입양에 대한 인식개선의 첫 번째 방법으로 ‘공개입양 운동’을 벌였다”고 말했다.
홍보회 정영란 팀장은 가정이 없는 아동들의 생활 상태가 심각하다고 했다. “18세가 되면 시설을 나와야 하는데 가정과 사회의 학습을 못 받은 상태로 사회에 나오면 심리적 압박과 상처들로 적응하기가 어렵다”며 “정부에서도 성인이 되면 돌봄 대상에서 제외시키는데 소규모 시설을 만들려고 해도 지역 주민들이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 사고가 난다는 이유로 거부해 자립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동들에게 가장 좋은 최선의 방법은 새로운 가정을 연결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보회는 입양을 한 가정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 아이를 입양한 부모들을 교육하며 문제가 생겼을 경우 자녀를 이해하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고, 입양 부모들이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의견과 상담을 할 수 있는 자조모임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별히 시, 도 별 지역별로 있는 자조모임은 선배 부모가 후배 부모를 돕는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고,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들이 여러 가지 조언과 상담을 받을 수 있어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
홍보회에서는 학교나 단체에 ‘반편견입양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입양문화 인식개선에 미래세대인 어린 학생들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입양 부모들이 강사로 나서고 있으며, 일 년에 1700여 회 강의, 4만 여명의 학생들이 강의를 통해 입양에 대한 좋은 인식이 심겨지고 있다.
김주성 사무국장은 “드라마에 보면 입양된 아이를 둘러싼 부정적 내용을 많이 다루는데 이는 입양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심겨줄 수 있다”고 우려하며 “입양이 사회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이 아이들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 알려주는 교육을 하니 92.4%의 학생들이 입양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반편견입양교육’이 교회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고 있어 작년까지는 인가받은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만 교육할 수 있었지만 교육 효과가 좋은 것을 보고 올해부터 규제가 풀려 교회에서도 교육이 가능해졌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교회에서도 많은 교육 신청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현재도 국내 입양의 경우 목회자나 크리스천들이 아이들을 입양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하나님의 양자로 입양됐기 때문인 것 같다”며 “가정이 없는 아이들에게 가정을 만들어주는 일에 한국 교회가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홍보회에서는 현재 교회에 있는 성인대상으로 반편견입양교육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은 이메일(mpakorg@hanmail.net)과 전화(031-246-8301)로 접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