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다가온 장수사회의 리스크
가까이 다가온 장수사회의 리스크
  • 이종복 교수
  • 승인 2019.02.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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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노후도 바쁜 일상 속에서 소홀했던 정신을 가꾸고,
잠들어 있던 영성을 깨우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말은 옛부터 사람이 칠십년을 사는 예는 드물다는 뜻으로, 칠순 잔치를 고희잔치라고 부른 것도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 주위에서 100세 노인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얼마 전 아내가 “당신은 몇 살까지 살기를 원하느냐”고 물어 100세 시대 100살까지 살기를 원한다고 하니 깜짝 놀라면서 그렇게 오래 살아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90세로 낮추었는데도 그 나이도 많다고 핀잔을 주었다. 노인 대상으로 웰에이징, 웰다잉 강연을 하면서 참석자들에게 ‘몇 살까지 살기를 원하느냐’고 물어보면 80세에서 85세 사이가 거의 대부분이고 90세 이상이라고 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보다 오래 산다.

유교 경전인 서경(書經)에서의 오복(五福) 중의 하나인 장수는 축복받을 만한 일이다. 그러나 좋은 일에는 항상 유념해야 할 일이 따른다. 은퇴이후 노후생활을 둘러싼 불안이 바로 그것이다. “장수는 축복이자 리스크(risk)”라는 말은 여기에서 나온다. 오래 사는 데 따르는 리스크는 크게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유병(有病)장수이다. 초 고령사회가 되면 누워지내는 노인, 독거노인, 장기입원 노인 및 치매노인이 증가한다. 이로 인한 노인부양 의료비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연간 진료비가 지난해 처음으로 400만원을 넘어섰다. 두 번째로 무전(無錢)장수이다.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다 60세 전후로 은퇴를 하게 된다. 은퇴를 앞두고 마음의 준비와 경제적인 준비가 이루어져야하는데 대부분이 노후자금 부족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조사한 최저생활수준(생활비, 의료비, 용돈)의 비용은 월 개인 108만원, 부부 174만원이다. 또한 평균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부부기준으로 평균 237만원(최저생활수준+국내여행+자동차) 내외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에 은퇴한 부부가 85세까지 매월 최소생활비 174만원을 생활자금으로 사용한다면 4억 170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면,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은 88만원으로 20년간 받는다면 약 2억 1,120만원 가량 수령하게 돼 약 2억 850만원 가량이 부족한 셈이다. 세 번째는 무업(無業)장수이다. 은퇴자들은 은퇴 이후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재취업'(59.1%)을 가장 많이 원한다. 그러나 실제 재취업을 하는 경우는 27.2%에 불과했고 연금과 같은 공적자금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비율이 47.4%에 달한다. 네 번째, 독거(獨居)장수이다. 나이가 들면서 자식들의 출가와 배우자의 사망으로 혼자 남게 된다. 친구들로부터 전화도 뜸해지고, 갈 곳도 없어지고, 변화된 생활에 몸에 이상이 생기고, 점점 삶의 의미도 잃고, 불안해지고, 무기력해지기 시작한다.

우리는 장수사회를 대비해 노후생활자금, 건강관리, 일(활동), 취미‧여가(봉사)활동, 가족(친구)관계 등 지혜로운 노후준비가 필요하다. 더하여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주거), Well dying(아름다운 마무리)에 대해서도 준비가 필요하다. 많은 서양 사람들은 노후를 바라보는 시각이 밝고 오히려 기다리는 분위기다. 열심히 일한 대가로 여생을 즐긴다는 당당함과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일, 남에게 베푸는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한다. 우리의 노후도 바쁜 일상 속에서 소홀했던 정신을 가꾸고, 잠들어 있던 영성을 깨우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종복 교수

평택대사회복지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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