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너지는 징조 두 가지
[사설] 무너지는 징조 두 가지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9.01.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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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가 무너지고 있다는 말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 징조는 이미 두 가지, 법과 신뢰에서 나타난 지 오래다. 법은 약속을 기초로 한다. 법을 지키기로 약속하고 지키지 않으면 이미 그 법은 무용지물이 된다. 또한 신뢰는 관계에서 형성된다. 관계 형성은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인정할 때 형성된다. 이것은 소통의 문제이다. 한국 교회는 사회적 인간적 관계에서 진심으로 소통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신뢰는 무너져 있다.

먼저, 교회법의 권위가 없다. 권위는 법이 지켜져 실효성이 있을 때 나타난다. 교단마다 헌법이 있다. 헌법은 모든 교회와 성도들의 마지막 보루와 같다. 물론 헌법은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하며 이 기초 위에 헌법이 만들어진다. 아무리 법을 보완하고 고친다하더라도 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헌법의 권위는 상실된다. 그런데 요즘 교회나 성도 간 분쟁 소송은 총회 재판국에서 판결하여도 불복하고 곧바로 사회법정으로 간다. 문제는 교회법으론 승소하였는데 사회법으론 대다수 패소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왜? 판결이 다른가하는 점이다.

사회법 기준으로 볼 때 교회법은 잘못됐다는 것인가? 사회법이 교회법을 심각하게 간섭하는 것인가? 교계는 종교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사랑의교회’나 ‘서울교회’ 소송 판결문을 진지하게 다시 분석하면 사회법이 교회법을 침해하고 있지 않다. 판결문에 보면 총회 헌법 절차상 목사 안수와 담임 목사 직무에 있어서 불법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즉 사회법 잣대로 판결한 것이 아니라 교회가 만든 교회법으로 볼 때 담임목사로서 자격이 없으며 직무집행정지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다시 말해 총회가 제정한 헌법으로 볼 때 불법이라는 것이다. 교회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둘째로, 교회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20세기까지는 그래도 ‘예수 믿으시오’ 교회가 외치면 시민사회는 응답했다. 그러나 IMF 금융위기 이후 시민사회는 교회의 소리에 신뢰를 갖지 않는다. 왜냐하면 교회가 시민사회를 이해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해를 못하면 결국 소통할 수 없으며 대화를 할 수 없다. 신뢰는 소극적 의미에서 말 한대로 지키면 자연히 때가 되면 믿음이 생겨 신뢰 관계가 형성된다. 서로 사랑하라고 교회가 외친대로 이웃을 사랑하면 된다. 그러나 적극적 의미에서 신뢰는 소통의 기법, 대화의 기법이 필요하다. 최근에 한 승려가 ‘산상수훈’이라는 영화를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는 소치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데 이어 '황금촬영상' 영화제에서 신인남우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고 한다. 물론 불교적 시각에서 기독교의 본질을 접근하려는 시도였다. 그리고 많은 불교 경전이 고대 인도 언어인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됐다고 하는데 가장 어렵고 정교하다는 이 언어를 천주교 한 신부가 불교의 교리와 언어를 이해하고자 20년간 인도철학에 매달린 끝에 책을 출판했다.

그 신부는 “가끔 내가 무엇 하는 사람인가 의문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그 시간에 기도하거나 신학 공부를 더 할 걸 그랬다는 생각도 했다"고 고백하면서 이 책을 냈다고 한다. 왜? 이런 수고를 했을까! 상대방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서이다. 한국 교회는 이런 시도를 쉽게 혼합주의나 이단으로 정죄한다. 그래서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불통이다. 그 결과 더 이상 신뢰 형성이 안 된다. 더구나 신뢰는 정치적 인간적 관계에서 형성된다. 그런데 목사 장로 등 지도자들은 정치적 인간적 약속을 하루아침에 차버린다. 교회 분쟁이 생기면 친소 관계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약속을 버린다. 신뢰를 깨는 또 하나의 문제는 대다수 교계 지도자들의 독선적 자기아집과 우월주의에 빠져 쉽게 독고다이, 독불장군이 되어 버린다는 점이다. 그러면 누구랑 같이 일하겠는가? 이것도 안 되면 마지막에는 법이나 신뢰보다는 돈으로 해결하는 오늘의 한국 교회 실태이다. 지금 한국 교회는 법과 신뢰에서 무너져 모래 위에 세운 집처럼 무너짐이 심하다.

어찌할꼬! ‘남은자’들이 통곡하며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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