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혹’ 보도와 간음한 여인
‘손혜원 의혹’ 보도와 간음한 여인
  • 이민규 교수
  • 승인 2019.02.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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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에버랜드 땅값’ 집중 탐사보도로 역량을 인정받아 언론계에서 각종 상을 휩쓸고 있는 SBS 탐사보도 부서인 ‘끝까지 판다’ 팀이 지난 1월15일 더불어 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의혹을 처음 제기하면서 손혜원 의원 관련 이슈는 모든 언론의 융단폭격과 함께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이 사건을 정치적 게이트로 규정하면서 관련 사안은 일파만파 확산되었다. SBS는 첫날 보도에서 ‘의원님의 수상한 문화재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관련 이슈에 초점을 맞추어 집중보도하였다. 이후 SBS의 보도에 대해 반론이 제기되면서 다시 SBS는 ‘이해충돌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프레임으로 선회하였지만 이미 손혜원 의원의 투기 프레임이 정치권까지 확산된 후였다.

SNS 유튜브 까지 가세한 다매체 다채널 시대를 맞아 이전까지 관행적으로 이어온 백화점식 언론보도 틀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의제를 선점하고 자사 보도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뉴스전달 포맷을 대폭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이 같은 차원에서 탐사보도가 위기의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듯이 이번 ‘손혜원 의혹’ 보도는 내용과 분량 면에서 전체적으로 과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1월23일 기자협회보에서 ‘손혜원 의혹’ 보도 관련 1월16일부터 22일까지 조선일보를 비롯한 6개 전국지와 KBS를 포함한 3대 지상파 방송의 손혜원 의혹관련 기사 사설 칼럼과 보도 등을 조사한 결과 신문의 경우 총 138건의 기사와 1면에만 17건의 기사를 쏟아냈다고 조사되었다. 한편 지상파 방송의 메인뉴스는 총 52건의 꼭지를 보도하였다. 예를 들어 조선일보는 관련 보도가 37건에 달했고 그 중에서 1면 톱만 3건, 사설은 5일 연속 게재하였다. 처음 보도한 SBS의 경우는 메인뉴스에 무려 31건의 꼭지를 손혜원 보도에 할애하였다.

단기간에 개인의 논쟁사안을 가지고 이처럼 많은 보도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것이 없는 투기 여부와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논쟁사안을 마치 비리를 파헤치는 게이트처럼 과열되고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것에 대해서 문제가 크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더욱이 언론의 보도 내용을 살펴보면 본질과 관련 없는 부풀리기식 보도, 투기 의혹을 정해놓고 여론몰이식 보도 관행이 작동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사실과 진실에 기반을 두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사안을 보도해야 하지만 마치 전쟁에서 적과 싸워 이겨야 한다는 신념으로 취재원과의 관계를 승패로 규정하고 언론이 꼭 이겨야 한다는 정의감에 휩싸여 감정적 보도가 앞서지 않았나 우리 언론의 보도태도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손혜원 의혹 보도와 관련해서 공인 보도와 관련해 우리사회의 저널리즘의 기본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면서 그 해법을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의 지혜에서 얻을 수 있다. 요한복음 8장에 간음하다 붙잡혀 예수 앞에 끌려 나온 이야기가 있다. 군중들은 간음한 여인을 보고 “예수께 말하되 선생이여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나이다 모세는 율법에 이러한 여자를 돌로 치라 명하였거니와 선생은 어떻게 말하겠나이까” 이에 예수께서는 “저희가 이렇게 말함은 고소할 조건을 얻고자하여 예수를 시험함이러라 예수께서 몸을 굽히사 손가락으로 땅에 쓰시니 그들이 묻기를 마지 아니하는지라 이에 일어나 이르시되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시고 다시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땅에 쓰시니 그들이 이 말씀을 듣고 양심에 가책을 느껴 어른으로 시작하여 젊은이까지 하나씩 하나씩 나가고 오직 예수와 그 가운데 섰는 여자만 남았더라” 그리고 예수께서는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하시니라” 손혜원 의혹 보도에서 얻는 교훈은 충분한 취재와 여론몰이식 보도가 아니라 저널리즘 원칙에 기반한 정교하고 세심한 보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성경의 말씀에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상임위원)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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