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청주 무료급식소 방문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청주 무료급식소 방문
  • 김성수 지역기자
  • 승인 2019.0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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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역 노인과 실직자 및 취약계층에게 하루 한 끼 따뜻한 점심 나누다
청주중앙공원과 상당공원에서 한국대학생선교회(청주CCC) 및 청주YMCA, 유니-쉐어 무료급식 봉사
지역 교회들의 재정지원과 봉사자원 지원 절실해

청주에 사랑을 실천하며 밥과 국을 나누는 무료급식소가 있다. 누군가로부터 따뜻한 식사를 제공받지 못하고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을 위해, 매일 600명에서 1000명까지 노인과 취약계층에게 무료로 점심이 제공된다. 청주 YMCA 지하 무료급식소, 중앙공원 무료급식소, 상당공원 무료급식소가 그곳이다.

청주 중앙공원 무료급식소 20주년 행사 때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송주형 대표 간사가 배식하고 있다.  (청주CCC제공)
청주 중앙공원 무료급식소 20주년 행사 때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송주형 대표 간사가 배식하고 있다. (청주CCC제공)

청주 YMCA(이사장 이치훈 장로, 사무총장 이창호 목사)는 매주 평일마다 500~600여명의 노인 및 취약계층에게 무료로 점심을 제공한다. 청주 대학생선교회(대표 이상진 목사)는 중앙공원 야외 식탁에서 매주 토요일 600~1000여명의 노인들에게, 상당 유니-쉐어(대표 송은기)는 상당공원 야외 식탁에서 토요일마다 300~400여명의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청주의 중앙공원은 청주 문화의 중심지였다. 청주 문화원이 있고, 70년대는 문인들과 지식인들이 찾던 곳, 80년대는 어린이들의 백일장 장소로, 때로는 사생대회(寫生大會), 때로는 공연장이 되기도 했던 청주의 중년층의 추억이 깃든 소박한 문화공간이다. 수목(樹木)이 우거진 곳도 아니고, 꽃이 만발한 정원(庭園)도 아니지만 청주시민이면 아장아장 걷는 어린 자녀와 한 번쯤은 다녀갔던 곳, 결혼사진을 찍는 풋풋한 신혼부부가 추억을 남기기 위해 찾던 곳, 청주 시내 학생들이 졸업앨범의 한 페이지를 남기기 위해 찾아가는 곳이기도 하였다.

그런 추억의 명소에 1980년대 후반부터 원근 각처의 노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노인들이 모이는 피난처이자 휴식처 공간이 되고 무료를 달래기 위해 윷가락을 던지면서 삶의 애환을 나누는 시끌벅적한 노인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그분들 중에는 농촌마을에서 한 시간 혹은 1시간 30분씩 버스를 타고 와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청주 YMCA 지하1층 무료급식소
청주 YMCA 지하1층 무료급식소

1991년, 중앙공원에 모이는 노인들 상당수가 점심을 거른다는 것을 전해들은 청주대학교 기독교수회가 한국대학생선교회 청주지부(당시 청주CCC 대표 주서택 목사)에 무료급식을 전개해 보자고 제안해 청주 10개 대학 CCC회원들을 중심으로 무료급식이 시작된 것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매주 토요일 정오 청주CCC 아카데미 센터에서 국수를 삶아 운반하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나눠주며 기쁨을 느낀 대학생들이 차츰 규모를 갖추고 떡국, 국밥 등 메뉴도 다양해졌다. 28년 동안, 방학기간과 겹치는 혹한기, 혹서기를 제외한 매주 토요일마다 40~50명의 봉사대가 매주 600~1000여명, 그동안 85만여 명의 노인들께 한 끼 식사를 제공했다.

청주 YMCA(이사장 이치훈 장로, 사무총장)는 1995년 8월 청주YMCA 지하 50평에 주방시설을 갖추고 실직자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취약계층 노인들에게 건강을 제공하기 위해 본격 문을 열었다. 청주YMCA 사무총장 이창호 목사는 "당시 중앙공원에는 많은 어르신들과 노숙자분들이 계셨다. 그 분들에게 한 끼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했던 것이 지금까지 왔습니다."라고 말한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무료급식소를 연다. 와이즈멘을 비롯하여 라이온스클럽, 기관, 단체, 중고, 대학생까지 다양한 계층이 후원과 봉사에 참여하여 24년째 이어오고 있다. 매일 600여명, 연간 156,000명, 총인원 3백60만 명에게 식사를 제공한 것이다.

유니-쉐어 송은기 대표가 후원단체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김성수 기자)
유니-쉐어 송은기 대표가 후원단체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김성수 기자)

중앙공원에서 불과 3키로 정도 떨어진 청주 민주화의 성지 상당공원에서도 매주 토요일마다 노인들의 영양을 고려한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무료급식소가 2017년 4월 문을 열었다. 한국기독교 장로회 나눔교회 김창규 목사가 디아코니아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무료급식을 시작했다. 이것을 2018년부터는 순수 봉사단체인 유니-쉐어(Uni-Share, 대표 송은기 단장)가 이어받았다. 세 알의 계란과 함께 국수도 삶아 드리고, 팥죽, 국밥, 불고기 덮밥도 드리고, 한 달에 한 번 생일을 맞이한 노인들에게는 생일노래도 불러주고, 미역국도 대접한다. 그동안 3만여명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미리 와서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통한 문화공연도 펼쳐진다. 한 어르신은 “밥도 맛있지만, 노래도 좋고, 즐겁고,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말한다. 유니-쉐어 송은기 대표는 “매주마다 봉사자들과 함께 어른들을 위해 아침부터 식사를 준비하며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는 것이 보람있고 즐겁다”며, “여러 단체와 후원자들이 계속 후원의 손길을 이어오고 있어, 이 일을 계속하고 있어 그 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상당공원 유니-쉐어 봉사자들
상당공원 유니-쉐어 봉사자들
1월의 추운 날씨에도 노인들이 상당공원에서 점심을 기다리며 노래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김성수 기자)
1월의 추운 날씨에도 노인들이 상당공원에서 점심을 기다리며 노래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김성수 기자)

그러나 세 곳의 무료급식소의 형편을 들여다보면 어렵사리 재정을 꾸려가고 있다. 후원단체나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등의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고정된 재정이 없이 자발적 후원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후원이 절실한 상태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이 분들의 활동상을 소개하는 사진작가 정만희 선생은 “가난, 질병, 고독은 현대 노인들이 겪고 있는 3대 문제라고 말하는데, 배고픔의 고통뿐만 아니라 마음의 고통까지 어루만질 수 있는 다양한 밥상공동체들이 곳곳에 생겨났으면 좋겠다”며 “외롭고 힘든 우리 이웃들이 밥상공동체를 통해 위로와 힘을 얻고, 희망을 찾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마14:16)고 하신 주의 말씀을 기억하여 무료급식소를 통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기독단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재정지원은 물론이고 교회의 봉사자원을 참여시켜 디아코니아 영역을 넓혀가는 노력이 요청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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