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질환으로 절망 가운데 놓여있던 캄보디아의 청년, 셈 찬이 예수병원의 도움으로 신장이식 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찾았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남쪽으로 약 두 시간 거리에 있는 타까예우에 사는 셈 찬의 가족은 일찍 부친을 잃고 홀어머니와 열한 명의 형제가 농사로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었다. 그런데 열 번째 아들인 셈 찬은 지난해 6월부터 갑자기 신장기능에 문제가 생겨 프놈펜에서 신장투석을 받아야 했는데, 셈 찬의 일 회 신장투석 비용이 약 150달러로 이 금액은 현지, 성인 한 사람의 연봉에 해당되는 큰 금액이었다. 가족의 노력으로 몇 차례 신장투석을 받았지만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셈 찬은 죽음만을 기다려야 하는 운명에 처해지게 됐다.
그러던 중 셈 찬은 캄보디아의 NGO 단체인 ‘캄보디아 이웃’의 김기대 선교사를 통해 NGO ‘예수병원 국제의료협력단’,을 소개 받았다.
청년의 딱한 소식을 접한 예수병원(병원장 권창영)은 수술을 맡기로 하고 수술비 5천 4백여만 원 가운데 3천 2백만 원을 감면해 주기로 했고 ‘캄보디아 이웃’, 장대영 원장, 이철호 원장이 나머지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에 오기 전에 프놈펜 한 병원에서 온 가족을 대상으로 신장이식에 대한 검사를 했는데 형제 중 셈 찬에게 11번째 막내 셈 쏙(Sem Sok, 21세)이 신장 기증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결과가 나오자 막내가 흔쾌히 이를 허락했다. 12명의 가족에게 두 사람의 한국행은 한 가닥 희망이었다.
전주에 도착한 셈 찬, 셈 쏙 형제는 예수병원 외과에 입원해 지난해 12월 19일에 김우영 과장과 김철승 진료부장의 집도로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24시간 만에 기적처럼 신장기능을 나타내는 크리아티닌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는 수술 후 감염치료 등을 위해 약 한 달간 예수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후 1월 18일에 전주 항도외과로 옮겨 치료를 계속 받고 있다.
셈 찬은 “수술이 잘 되어 너무 기쁘다”며 “한국에 오기 전에 예수병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막연한 기대를 하기는 했는데 치료를 받는 동안 의사와 간호사들이 정말 가족처럼 돌봐주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또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우리를 도와준 모든 분들을 잊지 않고, 나를 가르쳐 준 캄보디아 ISAC 학교와 교회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 NGO단체인 ‘예수병원 국제의료협력단’은 2003년부터 외국인진료협력부를 통해 많은 외국인과 국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진료 및 수술을 지원해 오고 있다. 지난 해, 11개국에서 온 연인원 108명에게 2천 6백만 원의 진료비를 지원하는 등, 16년간 총 7억 5천만 원을 지원했다. NGO단체 ‘예수병원 국제의료협력단’은 예수병원 전 직원의 급여 1% 후원과 외부 회원 후원금으로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