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세상에 열린 창
하늘과 세상에 열린 창
  • 김한윤 박사
  • 승인 2019.01.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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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창세기 1:3~4)

교회당의 창문은 성전의 눈이며 호흡기다. 교회의 창문이 어느 곳을 향하여 열려있는지를 보면 교회 구성원의 관심과 비전을 볼 수 있다. 또한 창문을 여닫는 일은 사람의 마음에 달렸다. 마음이 있으면 열리고 마음이 없으면 닫힌다. 마음이 없으면 무심코 열어놓아도 창밖의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마음이 있어야 창문도 달리고 열리며 풍경도 보인다. 교회의 창문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있으면 교회의 창문은 하늘로 향해 열리고 세상으로 향해 열린다. 아무런 의식도 없이 주위의 창문에 익숙해져서 주위의 양식을 모방하는 교회는 문제가 있다.


프랑스 샤르트르 성당의 장미창은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있다. 장미창은 장미꽃 모양으로 디자인한 원형의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으로 고딕양식의 성당에서 사용되는 디자인이다. 남쪽 벽의 장미창 중앙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새겨 넣었고 주위에는 신약성경의 내용을 새겼다. 북쪽 벽의 장미창 중앙에는 성모 마리아를, 주위에는 구약성경의 내용을 새겨 넣었다. 남쪽과 북쪽에 장미창에 장식한 내용의 배치는 상식으로도 이해가 간다. 서쪽 벽의 장미창에는 최후의 심판 내용을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하였다. 13세기에 제작되었고 정교하고도 아름답기에 최고로 꼽히는 장미창이다. 내용은 중앙 원형무늬에 최후의 심판자 예수, 안쪽 12쌍 원형무늬에는 천사와 묵시록의 장로를, 바깥 12쌍 원형무늬에는 무덤에서 일어나는 죽은 아들을 불러내려 나팔을 부는 천사를 묘사하였다. 서쪽에 석양이 지는 쪽 장미창에 최후의 심판을 새긴 것은 지혜롭다. 석양이 사람들을 찾아올 때 최후의 심판을 기억하라는 의미로 느껴진다.

사르트르 성당 서쪽벽 장미창 ‘최후의 심판’,출처: 네이버블로그 danggan
사르트르 성당 서쪽벽 장미창 ‘최후의 심판’,출처: 네이버블로그 danggan

서울시 중랑구 중화동에 있는 경동제일교회 창문에는 구약과 신약, 세계교회사, 한국 교회사에 나오는 성전을 스테인드글라스에 새겨서 장식을 했다. 모세의 광야 성막, 예루살렘 성전, 초대교회, 중세교회, 종교개혁교회, 미국교회, 소래교회 등이다. 경동제일교회당이 구약에서 시작하여 한국교회사의 맥을 이었다는 의미를 나타내려 한 것 같다. 높은 천정 바로 아래에 창문을 내었으니 교회당 1층에 앉은 성도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고 중층에 올라가야 역사를 새긴 창문이 온전히 보인다. 그럴지라도 중층을 걸으며 들어오는 빛을 느끼고 성전의 역사를 묵상하는 것은 경건하면서도 낭만적인 일이다. 


하나님은 빛이시기에 피조물 중에 제일 먼저 빛을 창조하시지 않으셨을까? 사람은 태양 빛을 창조하지 못한다. 그러나 창은 만들 수 있다. 창은 빛을 받아들이는 공간으로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창을 내는 것은 사람의 일이다. 창문은 사람이 공기를 마시듯이 공기를 마시고 사람의 눈이 빛을 받아들이듯 빛을 받아 모신다. 창문을 디자인하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로 개인이나 교회 전체의 공통된 마음과 눈에 달린 일이다.


유럽 특히 스위스 집들의 창문에는 제라늄이 피어 아름답다. 제라늄은 온도만 잘 맞추고 거름만 적절히 주면 일 년 내내 피우는 꽃이다. 빛을 받아들이는 창문에 두기에 적합한 꽃이다. 7년 1개월을 목회한 교회에서 창문 온실에 제라늄이 일 년 내내 피어서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천국에 있는 것 같았다. 빛과 창과 꽃은 잘 어울리며 보기에 좋다. 이는 빛을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았다는 하나님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일이다.


교회당 창문의 방향은 하루 동안 비치는 태양을 고려하여 고르게 내는 것이 중요하다. 빛 중심의 디자인을 원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통유리 디자인은 빛의 의미를 살리기엔 부족함이 있다. 어둠이 있어야 빛의 의미와 가치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벽의 디자인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창은 하나님과 이웃을 향해 열리고 빛을 한껏 받아들이는 조건을 요구한다. 또한 빛과 어울리는 꽃을 동반하면 더욱 좋다.

 

 

김한윤 박사 (미호교회 담임목사)
김한윤 박사 (미호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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