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라트비아와 비슷, 국경 지역에 핵보유국 접해 있어
“안보를 위해 우방국과의 긴밀한 협조 필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민간교류 활발해져야
“일본이 남북통일 도울 때 한국민의 정서에서 일본을 용서할 수 있지 않을까”
‘국제관계와 한반도’ 세미나가 지난 19일 CTS 본관에서 있었다. 엘정책연구원(ELI. 대표 이정훈 교수)이 주최한 이번 세미나에는 라트비아 주한 페테리스 바이바르스 대사와 요미우리신문 토요우라 준이치 서울지국장이 참여해 뜨거운 강연을 펼쳤다.
라트비아는 발트해 연안에 있는 유럽 발트 3국 중 하나로 스웨덴, 러시아에 점령당했다가 1918년 독립했다. 이후 독일의 점령을 받기도 했으며, 현재는 유럽연합에 가입하여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기치로 IT산업과 문화, 화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1991년에 수교를 맺어 경제적 협력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바이바르스 대사는 강의에서 “한국과 라트비아는 비슷한 면이 많다”며 “한국도 북한의 위협가운데 있고, 라트비아 또한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늘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국가 안보 질문에 그는 “안보적 보장을 받기 위해서는 우방국이 필요하다. 유럽의 경우 나토가 있다. 회원국의 침공은 나토의 침공으로 보고 함께 협력과 공조를 한다. 실제 라트비아에서 캐나다에 군대를 파견하기도 했다”며 “현재 나토의 방위 분담금 증가 목소리도 있고, 미국이 나토에서 탈퇴한다는 소리도 있지만 나토는 독립기구고, 미국은 회원국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토의 회원국은 지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고, 집단 방위를 튼튼히 하자는 의견도 있다”며 “미국의 대선이 앞으로 2년 남았다. 이후는 미지의 영역이지만 나토가 가장 강력한 조직으로 기능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발제자로 나선 토요우라 준이치 지국장은 요즘 벌어지고 있는 한일 간 관계악화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작년 한국에서 700만 명이 일본에 다녀갈 정도로 민간교류는 많았지만 정치적 상황은 50년 된 부부가 이혼 직전에 와 있을 만큼 위험한 상황”이라며 “한국인 강제 징용 소송에서 일본 기업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과 위안부 합의 재단을 없앤 것, 한일 간 정치적 대화 채널의 부재 등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인 강제 징용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이미 한국 정부에 5억 달러를 주고 해결한 부분이다. 그때 당시 5억 달러는 한 해 한국 정부 예산의 2배되는 금액이었고, 일본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외화의 1/3이 되는 큰 금액이었다”며 “한국 정부는 그 자금으로 경부 고속도로, 포항제철, 농촌개선 등 한강의 기적의 기반을 닦는데 사용했다”고 밝혔다.
토요우라 지국장은 일본 내 혐한파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경기가 호황이라 한국의 유능한 유학생들을 많이 뽑고 있다. 그런데 한국 내 상황에 혐한파들이 왜 굳이 한국인을 취업시키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강제 징용, 위안부 등의 문제는 당사자들에게 유익하지만 나머지 국민들에게 갈 피해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국제 관계에 대해 그는 “지정학적 위치를 보면 주변국과 외교를 잘해야 함께 잘 살 수 있다. 한일관계가 중요한 이 시점에 정치적으로 관계가 악화되는 것이 우려가 되지만 이럴 때일수록 민간 교류가 활발히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한 참석자는 “한일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알지만 저변에 깔려있는 감정적인 부분은 어떻게 해결해 가야 하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바이바르스 대사는 “라트비아는 러시아, 독일, 스웨덴에 침략을 받았다. 하지만 점령 이후 독일과 스웨덴은 신뢰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하지만 러시아는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신뢰하기가 어렵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대 일본은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러시아는 현대에도 다른 나라를 공격했지만 일본은 다른 나라를 공격한 적이 없지 않나. 현대 독일, 현대 러시아를 생각하면 어느 쪽으로 볼 것인가 판단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답변했다.
토요우라 지국장은 “일본이 남북통일을 도울 때 한국민들의 정서가 일본을 용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세미나를 주최한 이정훈 교수는 “크리스천으로써 복음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위대한 종교개혁으로부터 이어지는 올바른 신앙이 바탕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국제관계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이해가 필요하다”며 “이에 한반도 내의 좁은 시각을 극복하고 국제적인 동맹과 안보 문제를 인식시킴으로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이번 특강을 준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