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5년 1월 21일은 로만 가톨릭의 교리에 반대하여 프랑스 파리 시내에 벽보를 붙인 개신교인 6명이 화형을 당한 날이다. 이 개신교도는 칼빈의 제자들로 알려져 있으며, 칼빈은 자신의 제자들이 화형을 당하고 약 7개월 후에 개신교 교리를 변호하기 위해 스위스 바젤에서 기독교 강요 초판을 탈고했다.
1534년 10월 24일에 프랑스 파리에는 로만 가톨릭 교회와 교황주의를 비난하는 벽보가 시내 곳곳에 붙여지게 되었다. 이를 벽보 사건(Affair of the Placards)이라 부르는데, 이게 큰 문제가 된 이유는 이 벽보가 그 당시 프랑스 왕이었던 프랑수아 1세의 출입문에도 붙여져 왕의 진노를 야기했기 때문이다. 프랑수아 1세는 벽보를 붙인 개신교인들을 잡아들이라고 명령했고, 이 사건으로 프랑스의 개신교인들은 국가로부터 큰 박해를 경험했다.
그 당시 벽보는 ‘유일한 중보자이시고 유일한 구세주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그 거룩한 성찬에 직접 반대하여 성안된 교황주의 미사의 그 무섭고 거대하며 용납할 수 없는 남용에 대한 참된 항의 조항들’이란 긴 제목으로 시작했다. 벽보의 내용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첫째 부분은 대제사장인 그리스도에 관해, 둘째 부분은 성만찬시 임하시는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의 관계에 관해, 셋째 부분은 로만 가톨릭 미사에 대한 비판에 관해, 넷째 부분은 로만 가톨릭의 사제에 관해 비판적으로 논하고 있다.
칼빈이 쓴 기독교 강요 초판에는 ‘프랑수아 1세에게 드리는 글’이란 헌사가 책의 앞부분에 실려 있다. 아마도 기독교 강요는 개신교인을 박해하는 프랑스 왕에게 개신교 교리의 정당성과 정통성을 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집필되었다고 여겨진다. 칼빈은 헌사의 말미에 프랑수아 1세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서문은 이미 거의 완벽한 변증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나아갔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정교하게 변호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우리로부터 돌이켜서 우리를 경원시하고, 덧붙인다면, 심지어 우리를 향하여 분노에 불타는 폐하의 마음이 완화되어서 우리의 교리를 들으시기를 애써 바랄 뿐입니다.” 칼빈의 기독교 강요가 그가 원하는 대로 프랑수아 1세의 분노를 얼마나 완화시켰는지 불확실하지만, 이 한권의 책이 종교개혁의 불길을 전 유럽으로 퍼트리는데 큰 기여를 한건 확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