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외국인 근로자들의 설날 잔치가 2월 16일(금) 설날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대구의 한 회관에서 열렸다.
다수의 스리랑카인들과 소수의 베트남, 필리핀, 중국인들의 근로자 370명이 모여 타지 생활의 시름을 잊었다. 이날 모인 외국인 근로자들은 고국에서 초청한 인기 가수들의 노래에 맞춰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설 명절의 여흥을 즐겼다. 22년째 계속 되어온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명절 잔치는 전국에 소문이 나 외국인 근로자뿐 아니라 이들의 친구와 가족이 함께하는 큰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 행사를 22년째 후원하고 있는 이는 대구구민교회 담임목사이자 외국인 노동상담소 소장인 김경태 목사다. 김 목사는 인터뷰에서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참석하기에 안전의 문제와 장소 섭외의 어려움이 있다. 관공서나 공무원들이 명절에 쉬기 때문에 많은 인원을 수용할 장소가 쉽지가 않다"면서도 "그러나 하나님께서 해마다 적당한 장소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게 지금까지 잘 치를 수 있었다. 이들이 한국에 와서 수동적으로 움직이다가 이 날만큼은 자신들이 주인공이 되어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한국 봉사자들에게 섬김을 받는 모습을 보면 의미도 있고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스리랑카 근로자 '라자'(45세, 대구 섬유공장에서 14년째 근무)씨는 3,4개월 전부터 직접 장소와 날짜를 정한 후 김경태 목사에게 부탁을 한다. 그러면 김 목사는 해당기관에 협조를 요청하고 구민교회를 비롯해 여러 교회들의 후원을 받아 행사를 진행한다.
14년째 봉사자로 섬기는 도소룡 집사(살림 커뮤니티 원장)는 “설이나 추석에 이들을 위해 봉사를 하다보니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 초등학생 딸에게 핀잔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의 사정과 친구, 가족과 만나 기뻐하는 근로자들의 모습을 설명하면 '아빠가 자랑스럽다'"고 한다면서 "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나 자신이 더 감사한 것이 많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딸하고 함께 봉사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 날 잔치에는 스리랑카에서 인기 있는 'ICE BLAST' 밴드가 초청됐다. 이들의 현란한 연주와 노래는 외국인 근로자들로 하여금 타지의 시름을 잊게 하며 환희와 기쁨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