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폐해지는 한국인의 정신건강, 한국교회 무엇을 해야 하나?
피폐해지는 한국인의 정신건강, 한국교회 무엇을 해야 하나?
  • 권은주 기자
  • 승인 2019.01.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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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신과 진료자 177만 명, 전년 대비 5.9% 증가
연세로뎀정신의학과의원 최의헌 원장 “정신질환자 향한 편견부터 없애야”

지난해 12월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의사인 임세원 교수는 자신이 맡고 있던 조울증 환자에게 피습을 당해 숨을 거뒀다. 또 그전 10월에는 강서구에 있는 PC방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던 손님이 아르바이트생과 실랑이를 벌이다 칼로 찔러 사망케 한 사건이 일어나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겼다.

이렇듯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공격적 성향이 사회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임세원 교수의 환자를 향한 진정성이 알려지며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임 교수의 유족들 또한 정부나 병원을 비난하기보다 의료진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환자들이 편견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해 듣는 이로 하여금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한국인의 정신건강이 날로 피폐해지고 있다. 이들을 위해 한국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나?

한국인의 정신건강은 날로 피폐해지고 있고 있다. 2017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 받은 환자 수는 177만 명으로 전년 대비 5.9% 늘었다. 국민의 25.4%가 평생 한 번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13%가 우울감을 경험했다. 내 이웃 10명 중 2.5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상황인 가운데 교회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까.

연세로뎀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최의헌 원장은 “우선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을 향해 편견을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고 한 특성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신질환자는 폭력적이다’라는 생각도 잘못됐다. 실제 정신질환자보다 일반인들의 살인이나 폭력이 훨씬 더 많이 일어나고 있고, 객관적 통계를 보더라도 환자들은 사회적으로 회피적이기 때문에 공격적 특성은 일반인보다 적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정신질환자에 대해 병이라는 특성을 제외하곤 다른 부분에서는 우리와 똑같은 존재임을 강조했다. 그는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고통 받는 사람들이 그런 시선 때문에 도움을 요청을 못 하는 것”이라면서 “평범하게 대하는 태도, 일반적으로 바라보는 사회 문화가 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옛날에는 이들을 향해 폐쇄적이지 않았다. 동네마다 정신지체 이웃이 있었고, 숨기지 않았다”며 “그런데 문화가 사회화되고 서양 문화가 들어오면서 이들을 다 시설로 보내버리면서 이들이 사회 속에서 살아갈 기회도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의 사례를 보면 정신질환자들이 일반인들과 함께 있을 때 회복이 되는 것을 본다. 그래서 대형병원에서는 환자들을 지역 병원으로 보내는 곳도 있는데 지역 안에서 함께하면서 많은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인권 문제로 강제입원 절차가 까다로워진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드러냈다. “입원을 통해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들이 있다. 그런데 강제입원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병원 대부분은 자유 입원을 권하는데 자유 입원의 경우 자신이 나간다고 하면 잡을 수 없기에 환자 치료에 어려움이 생겨 위험한 요소도 있다”며 “입원의 자유와 치료받을 권리 사이의 미묘한 차이인데 앞으로 법 제정에 있어서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회 안에도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최의헌 원장은 정신질환을 만성병으로 바라보길 권했다. 만성질환으로 병원을 오래 다녀야 하는 것처럼 정신질환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종교적인 해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이런 부분은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한다”며 “교회의 역할은 병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을 갖고 있는 사람을 도우며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 안에서 정신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성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우선은 그들과 거리낌 없이 함께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서 “특별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들과 다름없는 이웃으로 함께하는 것이 우선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몇 교회에서는 지역의 좋은 병원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일을 하기도 하고, 어떤 교회에서는 자체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며 “정신질환자들끼리, 환자 가족끼리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거나 자조모임(자기 스스로 돕는 모임)을 만들어 돕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교회 내에서 정신질환자들을 어떻게 도울까 고민하는 사람들을 전문가로 키우는 일도 좋다. 상담 공부를 통해 전문성을 키워주고 그들을 통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성도들을 돕게 할 수 있다”며 “병원은 약물 치료를 진행하고, 교회는 오랜 시간 그들과 함께하며 사랑의 관계를 맺을 때 이들을 돕는 일을 함께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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