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세 전용득 선교사 15년의 선교이야기
77세 전용득 선교사 15년의 선교이야기
  • 김광영 지역기자
  • 승인 2019.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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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때부터 선교사로 작정된 사람이 있나요?
전용득 선교사 인터뷰 사진
전용득 선교사 인터뷰 사진

올해 초, 기쁨의 집 기독서점에서 한 중후한 신사 분을 만나게 되었다. 1942년생이신 전용득 선교사이다. 그는 부민교회(고신) 21년간 장로로 계시다가 원로장로로 은퇴하셨다. 지금은 필리핀에서 선교사로 섬기고 계시다. 3개의 박사학위(법학, 경영학, 신학)를 가진 전 선교사, 그는 고신대 겸임교수를 거쳐 우즈벡 타슈켄트 법과대 교수, 우즈벡 동방대학교 교수, 필리핀 아가페 신학교 대학원장, 필리핀 동남아가페 신학교 학장의 길을 걸어오셨다.

초반에는 우즈벡, 타이 그리고 미얀마를 중심으로 활동하시다가 현재는 필리핀에서 다국적 신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사역을 하고 계시다. 필리핀인 만이 아니라 미얀마, 방글라데시,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러시아 등지의 학생들을 교육하고 장학금 지원 사업을 하신다.

전 선교사가 장학 사업에 관심을 가진 이야기를 들었다.

“필리핀은 국가에서 무상교육을 시행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공부를 하지 않아 그 이유가 궁금했다. 알고 보니 학비이외에 학교에 다니면서 드는 경비가 그들에게는 만만치 않아 공부를 포기하는 경우를 보았다. 그래서 교회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월 5만원씩 지원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자신도 어렵게 공부의 길을 걸어왔던 심경을 들추시며, 누군가 이렇게 도움이 필요한 때에 용기있는 걸음을 내딛게 작은 도움을 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말씀하신다.

그 뿐만 아니다. 까옹교회를 건축하여 섬기고 계시다. 70~80명의 현지 성도들이 모이고 있다. 전선교사는 선교지의 성도들의 상황과 목회이야기도 이렇게 들추신다.

“어제 심방하여 격려하면서 쌀도 주었는데도 오늘은 결석한다. 토요일 친교모임으로 식당에 가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헤어져도 주일에는 나오지 않는다. 집안에 아무런 일이 없어야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다. 목사님이 어제 식사대접해주시고 우리 집까지 심방 오셔서 쌀까지 주고 가셨는데 체면을 봐서도 가주자는 마음은 없는 것 같다.”

“교회 주변에는 풀밭이 많이 있다. 이번에는 송아지 사육을 시작했다. 송아지 2마리를 사서 키운다. 사료비 걱정이 없는 것은 풀밭이 펼쳐져 있어서이다. 송아지 사육이 성공한다 해도 교회 자립까지는 가능하지 아무도 몰라 일단 시도해 보고 있다. 시작이 절반이라는 신념으로 시작했다.”

“필리핀에는 선교사가 충분해 더 파송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는 분도 계신데, 필리핀 교회는 자립이 쉽지 않다. 교인들이 직업이 없고 살기가 어려워 교회가 자력으로 건축하고 운영하기 심히 어렵다. 모이기는 많이 모인다. 교회당도 지어주고 자립을 하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선교지에서, 전용득 선교사(우편 끝)
선교지에서, 전용득 선교사(우편 끝)

개인적으로는 대장암 판정을 받고 12차례의 항암치료를 이겨내셨다고 한다. 전 선교사님이 항암투병을 하면서까지 필리핀에서 선교사로 일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전 선교사는 뚜렷이 기억한다. 2001년 봄 어느 날 부민교회 담임(당시 담임목사 박흥철)의 설교시간과 그 메시지를 선명히 떠올렸다.

“한국교회 교인들은 두 가지 말씀에 은혜를 받는데, 주기철 손양원 목사 같은 분의 순교자에 대한 말씀과 또 하나는 선교사들의 사역보고를 받을 때이다. 그런데 우리는 은혜를 받으려고만 하지말고 때를 따라 순교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변명은 순교할 준비가 된 사람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선교를 해야 한다고 말하면, 나는 아니라고 답한다. 그럼 날 때부터 선교사가 되기로 작정된 사람은 누군가? 은혜 받고 소명 받으면 선교사가 되는 것이 아닌가?”

“이와 같은 말씀을 듣는 순간 내 귀에는 “네가 가라!”는 음성이 들렸다. 다시 “네가 가라!”는 음성이 분명히 들린 것이다. 그 음성이 계속 내 가슴을 울리고 있었다. 하나님이 나를 가라고 하시는 구나. 나 같은 사람도 필요한가. 하나님이 필요하시다면, 공직을 은퇴하게 되면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람의 마음은 조석으로 변하는 법, 한 번 주신 마음이 흔들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힌 결심이 흔들리지 않게 하는 방법이 공포를 해버리는 것이다. 다음 주일 당회를 하는 날 당회석상에서 선교지로 가겠다고 발표를 해버렸다.”

그렇게 성령의 음성을 듣고 지나온 선교의 궤적이 굵직한 자국들을 곳곳에 남겼다. 100세 시대 로 나가는 요즈음, 한국교회의 은혜 받고 소명 받은 신앙인의 표상을 그대로 보여주시는 듯하다. 그럼에도 자신은 ‘작은 헌신, 큰 보람’이라고 자신의 사역을 일축한다. 얼굴에는 잔잔한 웃음을 머금고 겸손한 마음으로 맡은 바를 즐겁게 꾸준히 해 가시는 전 선교사의 흰머리 앞에서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전 선교사가 직접 새겨 만든 인장속에는 '여호와는 나의 목자'라고 선명하게 새겨졌다. 지금까지의 삶을 살게한 분명한 고백자국으로 남았다. 2019년 새해 한국교회에서 주님의 음성을 들을 자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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