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군산공장 철수 발표, 충격에 휩싸인 군산과 교계
GM 군산공장 철수 발표, 충격에 휩싸인 군산과 교계
  • 박세홍 객원기자
  • 승인 2018.02.2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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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작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 이후 또 한 번 위기
교계도 지역 어려움 극복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한국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 이하 GM)의 군산공장 철수 방침이 정해졌다. GM 측은 13현 상태로 회생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경영난 극복을 위해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GM 군산공장 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까지 만 오천 명 가깝게 거리에 내 몰릴 위기에 처했다. 그 가족과 소상공인까지 합하면 인구 27만의 작은 도시는 패닉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군산은 작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로 인해 5천 명이 대량 실직한 곳이기도 하다.

 

GM군산공장 가동률이 20%, 생산은 1/10로 줄어

GM의 논리는 간단하다. 장사가 잘 안 되니 접겠다는 것. 비효율적인 공장은 더 이상 운영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GM 군산공장은 가동률이 20%에 불과할 정도로 가동과 중단이 반복됐다. 201127만 대를 생산하던 군산공장은 작년 3만 대를 간신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GM 군산공장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생산이 1/10으로 줄었을까?

한국 GM 군산공장 생산량 추이(출처:전라북도, 군산시)

 

1996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GM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이렇다 할 히트 상품을 만들지 못했다​. 그리고 유럽 수출의 전초기지로 한국을 사용했다. 그래서 한국 GM은 독특하게도 수출이 90%를 차지했다. 세계 경제가 활황일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지난 2012년부터 글로벌 판매 부진이 이어졌고, 2014년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전격 철수하면서 수출은 더욱 줄어들었다.

한국 GM의 누적적자는 26천 억 원에 이른다. 이미 자본잠식 상태다. 게다가 상장도 안 되어있어, 기업회계도 투명하지 않다. 이런 기업에게 재정적 도움을 주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그러면서도 한국 GM은 한국 내에서 GM의 전면 철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한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GM이 완전히 철수하면 3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게 한국 GM의 철수는 생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다.

 

14일 오전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 열린 '군산공장 폐쇄 저지를 위한 전 직원 결의대회'(사진/금속노조한국지엠지부 제공)
14일 오전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 열린 '군산공장 폐쇄 저지를 위한 전 직원 결의대회'(사진/금속노조한국지엠지부 제공)

 

글로벌 GM이 지금까지 한국에 투자한 총 금액, 9000억 원, 그러나 이자, 연구개발비 등 각종 명목으로 가져간 돈은 25000억 원이 넘는다. GM은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한국에 뿌리를 둔 토종기업도 아니다. 돈 안 되면 얼마든지 떠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실제로 호주에서 정부 지원이 끊기자 가차 없이 떠났다. 하지만 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명절을 앞두고 발표한 것은 아직도 한국에 미련이 남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참고로 지난해 말, 배리 엥글 GM 본사 해외 사업부문 사장은 정부의 재정 지원 등을 요청했고, 한국 GM 2대 주주인 산업은행에 3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가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부는 GM의 재정 요구에 무조건 끌려가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GM의 요구가 합당한 제2대 주주인 산업은행을 통해 회사 형편을 현미경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여론도 세금 투입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는 상황이 정부의 선택을 어렵게 만든다. 일자리 생살여탈권을 GM이 쥐고 있는 이상 정부는 GM과의 협상에서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문제는 군산공장 폐쇄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공장에 신차 배정을 하지 않으면 공장가동률은 줄고, 폐쇄의 명분이 된다. 이렇게 되면, 실업자는 156천명이 되고, 가장 한 사람이 3인을 부양한다고 가정하면 60여만 명의 생계가 곤핍해 질 것이 자명하다. 이래저래 힘든 상황이다.

 

정치권, 교계도 지역의 어려움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무엇보다 지역 경제가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몇 년 전 거제의 조선소 폐쇄로 인해 지역 아파트값이 거의 반 토막이 되었다. 빈 상가는 더 많아졌고, 원룸의 공실률은 빠르게 늘었다. 군산도 거제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들이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빈집이 늘어나고 신규 아파트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라북도 박재만 의원은 "아직 GM 군산공장이 폐쇄되지 않았지만 벌써 군산은 유령도시가 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1년 전, 현대중공업 조선소 폐쇄와 GM 군산공장의 생산 감사로 지역경제는 끝나지 않는 겨울을 맞고 있다"며 "특히 현대중공업 폐쇄로 직장을 잃고 음식장사를 시작하신 분들은 또 한 번 시련에 몸을 던져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군산시는 GM을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지역주민이 GM 자동차를 사면 200만 원까지 보조해주는 등 다양한 GM 자동차 구매 프로모션을 회사와 별개로 진했지만, GM 측은 이런 군산을 배신했다" 고 고발했다.

GM 군산공장 인근에서 목회하고 있는 황재동 목사(새만금명성교회)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군산지역은 벌써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그는 "이미 교인의 10% 정도가 직장문제로 떠났고, 앞으로 20% 정도의 교인들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GM 간부나 일부 정직원들은 다른 사업장으로 갈 수 있고 명예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반면, 협력업체 직원들은 아무런 대책 없이 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음을 보는 것이 괴롭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섭리를 전하는데, 인간적으로는 결코 쉽지 않다"며 "더 큰 문제는 그동안 교회에서 협력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이주여성들에 대한 선교에 집중했는데, 대규모 이직과 이사로 인해 선교의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된 것이 무척 아쉽다"고 덧붙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군산노회장 강무순 목사(군산 성원교회)는 "27만의 작은 도시가 큰 어려움에 빠졌다"라면서 "앞으로 다가올 후폭풍이 두렵다. 군산시민들을 위한 특별한 기도와 관심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또 군산시기독교연합회 상임부회장 최규연 목사(군산 대야교회)는 "군산시민들이 조선소 폐쇄 때문에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GM 군산공장까지 문을 닫아, 멘탈붕괴에 빠진 상황이라고 말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임시 임원회를 열어 공장 폐쇄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군산시와 정치권과 협의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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