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순례] 좋은 안식이 좋은 그리스도인을 만든다
[독서순례] 좋은 안식이 좋은 그리스도인을 만든다
  • 황재혁 기자
  • 승인 2018.12.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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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시영의 ‘아우구스티누스와 쉼의 인문학’

연말이 되면 교회마다 그 다음 해 봉사자를 모집하는 데 애를 먹는다. 교회 내에서 봉사자가 필요한 자리는 많지만, 교회의 모든 성도들이 기꺼이 봉사를 하려고 나서지는 않는다. 이는 아무래도 교회에서 사소해 보이지만 한 자리라도 맡게 되면 주일에 잘 쉬지 못하기 때문이다. 찬양대, 주일학교 교사, 주차 봉사, 식당 봉사 등 그 어느 것 하나 교회 봉사에서 쉬운 게 없다. 교회 사정상 성실한 교인이 여러 봉사를 연이어서 하게 된다면 주일에 별을 보고 교회 가서 별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과연 한국교회에서 쉼은 무슨 의미일까? 주일에 쉼 없이 교회에서 봉사만 하는 것이 참된 믿음의 표징이 될 수 있을까?

 

남서울대 문시영 교수가 쓴 ‘아우구스티누스와 쉼의 인문학’은 아우구스티누스라는 영적 거장의 관점으로 기독교적 쉼을 재조명한다. 이 책은 총 3장인데, 1장은 ‘쉼의 인문학, 휴테크를 넘어서’, 2장은 ‘아우구스티누스와 쉼의 인문학’ 마지막 3장은 ‘카시치아쿰 투데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되어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은혜의 박사라고 불린 아우구스티누스야 말로 일평생 하나님 안에서 쉼을 추구한 믿음의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은 쉼으로 시작해서 쉼으로 끝난다고 한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 제1권에서 “당신께서 우리를 지으실 때, 당신을 향하여 살도록 창조하셨기에 당신 안에서 쉴 때까지 우리 마음이 온전히 쉴 수 없습니다”라고 적었고, 고백록의 마지막 부분에서 “영원한 쉼을 주소서”라고 간구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이 쉼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가 끝없이 자신의 ‘탐욕’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에는 아우구스티누스가 생각한 ‘탐욕’이 무엇인지 잘 설명되어 있다.

“탐욕은 어긋난 사랑으로서의 쿠피디타스(cupiditas)에 해당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에게서 사랑이라는 용어는 인간의 모든 심리적 에너지가 집중하는 상태 혹은 의지와 욕망을 총괄하는 것으로서, 탐욕은 질서에 어긋난 사랑 혹은 욕망을 뜻하지요. 식탐, 정욕, 명예욕 등은 어긋난 사랑으로서의 탐욕의 구체적인 예항들이라 하겠습니다.” (79쪽)

그렇다면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탐욕을 넘어 어떻게 하나님 안에서 참된 쉼을 발견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그에게 카시치아쿰이라는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에서 내적성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카시치아쿰에서 ‘톨레 레게’(집어들고 읽으라)라는 아이들의 동요를 듣고, 성경을 들고 읽다가 로마서 13장을 통해 새롭게 회심하게 된다. 만약 아우구스티누스가 카시치아쿰이라는 한적한 동네에 머물지 않고, 번잡한 대도시에서 반복적인 과업만 수행했다면 아무리 그가 로마서 13장을 읽었다한들 회심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아우구스티누스가 머무른 카시치아쿰이 필요하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성도들이 인생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카시치아쿰인가? 아니면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쳇바퀴인가? 쉼과 안식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그리스도인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그리스도인에게 일상의 독서는 그 자체가 기도이며, 구원의 여정이며, 진리를 향한 순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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