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가부도의 날’이란 영화가 개봉하여 IMF 사태 당시 한국경제의 상황을 보여주었다. IMF 사태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6.25 이후 가장 큰 환란이었다. IMF 사태로 인해 생겨난 참상 중에 하나가 노숙인의 폭증이다. 노숙인은 1997년 이후에 생겨난 우리 사회의 치부이다. 노숙인의 증가는 우리 사회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던지게 했고, 이들을 위한 종교계의 구제사업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막상 이들을 지원하면서 자립을 하게까지 만드는 것은 여간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다. ‘거리의천사들’ 대표 안기성 목사는 노숙인을 상대로 한 사역을 1997년 12월 1일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해오고 있다. 안 목사는 “1997년 당시는 거리노숙인이 1200~1500여명에 달했으나 지금은 200~300여명으로 줄었다”며 “이들은 대부분 어렸을 적부터 가정파탄을 겪고 사회적으로 버림받아 노숙인으로 전락한 경우”라고 밝혔다.
또한 안 목사는 “2,3년 정도 됐을 때 노숙인 사역을 그만두려는 생각도 했다”며 “하지만 노숙인 사역을 처음 시작할 때 받았던 말씀,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마태 25:40)는 말씀을 되새겼다”고 떠올렸다.
안 목사는 “우리가 노숙인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작은 자인 노숙인을 섬기는 것이 바로 예수님을 섬기는 것이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거리의천사들’은 21년째 노숙인 사역을 하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자원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굳이 언론에 자신들을 알리지 않는다. ‘거리의천사들’이 지난 21년 동안 정부나 기업의 후원 없이 자원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의 자발적 참여로만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했다고 안 목사는 설명한다.
더욱이 ‘거리의천사들’은 노숙인이 찾아와서 자선을 받는 방식이 아니라, 노숙인을 직접 찾아가서 그들의 상태와 필요에 맞는 구제를 하기 때문에 맞춤형 봉사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자립을 원하는 노숙인이 언제든 연락을 취하면 바로 찾아가 그들에게 맞는 상담과 지원을 해주는 것도 ‘거리의천사들’만이 할 수 있는 봉사이다.
안 목사는 “노숙인은 우리가 섬겨야 할 예수님이고, 우리 사회가 책임져야할 또 다른 가족”이라며 “노숙인이 마음을 열고 사랑을 받아들일 때 노숙인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도 변화한다”고 말했다.
경제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이들이 인생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거리의천사들'은 그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며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한다. 아니 이 땅에 가장 비천한 자로 오신 예수님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