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별좌담회] 2018년을 마무리하며 한국교회를 돌아본다
[송년특별좌담회] 2018년을 마무리하며 한국교회를 돌아본다
  • 정세민 기자
  • 승인 2018.12.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경총회장 정영택 목사, 본지 주필 이창연 장로 대담

가스펠투데이는 2018년 한 해를 보내며 올해 은퇴한 증경총회장 정영택 목사(경주제일교회 은퇴목사)와 본지 주필 이창연 장로가 현재 한국교회가 놓여있는 좌표와 2019년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놓고 대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담을 나누는 이창연 장로(왼쪽)와 정영택 목사(오른쪽)
대담을 나누는 이창연 장로(왼쪽)와 정영택 목사(오른쪽). 정세민 기자

-먼저 오랜 기간의 사역을 무사히 마치시고 명예롭게 은퇴하셔서 축하드린다. 현역에서 은퇴하셨지만 아쉬움이 있을 것으로 안다. 현역들에게 남기고 싶으신 말씀은 무엇인가?

나름대로 목회를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고, 밖에서는 나를 교육목회를 했다고 생각한다. 은퇴가 가까울수록 마음에 자책이 드는 것은 좀 더 본질과 원칙을 가르쳤어야 되는데 그것을 가르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래서 은퇴를 앞둔 6개월간의 설교는 성도에 대한 축복과 위로가 아니라 본질과 원칙에 충실한 설교를 했다. “은퇴를 앞둔 목사인데 위로와 축복의 설교를 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성도들에게 말했다. 정말 복음적 본질, 성경적 본질에 충실한 사역을 해야 한다. 교회의 목회이든 기관의 목회이든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있어서는 언제나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미 카터가 “Why not the best?”란 책을 썼듯이 ‘왜 그 때 최선을 다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교계에선 가장 바르고 정직하게 목회 활동을 하셨다고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또 한편 까다로운 목사라는 평가와 함께 불의 앞에서는 확실하게 선을 긋는 목회자였다는 평가도 있다.

과찬의 말씀이다. 제대로 해보려고 했는데 끝나고 보니 아쉽다. 우리 초기 교회사 가운데 김교신 선생님이 계신다. 그의 제자 가운데는 함석헌도 있다. 김교신 선생님이 한국을 말씀 위에 놓겠다는 생각에서 성서조선이라 책을 냈다. 그분에게 많은 감동을 받았는데, ‘위선(僞善)이 그립다’는 짧은 글이 있다. 위선이라도 좋으니 선하고 의롭게 정직하고 바르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절기마다 묵상집도 내시고 많은 책도 내셨는데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으신지?

나는 저술을 했다기보다 편집을 했다. 목회를 하는데 실제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자료들을 만들었다. 시판을 해 상품적 가치를 가지고 판매하는 책이 아니었다. 내가 내 목회 속에서 교인들과 나누고 양육하는데 쓰이는 자료였고 저술이었다.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쓴 책이 아니다. 그러나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한절도 빼놓지 않고 본문을 가지도 묵상한 내용을 교재로 내놓았다.

또한 은퇴하면서 쓴 ‘나는 순례자’를 추천하고 싶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광야생활을 하는 것인데, 어떤 목적과 어떤 삶의 과정을 가져야 되는지 생각하고 썼다.

-한국교회가 위기라는 진단이 이제는 실제적인 교인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교인 감소로 다음세대들이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을까? 또한 사회에서는 교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때에 교회가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나?

증경총회장 정영택 목사
증경총회장 정영택 목사

2013년 98회 총회 때 부총회장이 되었다. 그때 내놓은 공약 가운데 하나가 삼세대부흥이다. 다음세대, 청년, 장년을 말한 것이다. 현재 통합교단 교회 절반 이상이 주일학교가 없다. 이 문제는 7,80년대 교회가 양적으로 팽창한 방법 가지고는 해결이 안 된다. 이제는 그런 물리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시기는 다 지나갔다. 2030년 가까이 가면 우리나라 인구 전체가 5,000만 이하로 간다.

그렇다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진정한 복음적 가치를 통한 교인의 양육과 다음세대 양육으로 일당백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2%밖에 안 되는 그리스도인이 3.1운동과 개화를 이끌었다. 일당백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다음세대를 키워내야 한다. 기독교 엘리트를 키우자. 우리가 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 다음세대를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이다. 한 명이라도 교회학교를 하자. 5,000 교회가 한 명만 키워도 5,000명이다.

대량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대형교회 숫자는 얼마 안 된다. 평균 300만원 되는 사례비를 받는 목회자는 7%밖에 안 된다. 출석 100명 이하의 교회가 80%이다. 정말 다음세대를 위해서 기도와 지원이 필요하다. 이것은 아주 절박한 문제인데, 목회자들이 절박함이 없는 것 같다. 목회자들이 하는 일이 90%가 믿는 사람들 돌보는 일이다. 목회자가 불신자에게 전도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복음이 이 땅에 전해진지도 한 세기가 넘었다. 이젠 한국교회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한국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때에 한국교회의 궁극적인 방향설정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한마디로 말하면 가치우선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철학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교회는 가치우선으로 가야한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했듯이 우리의 가치는 복음이 제일이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도 복음을 재발견한 것이다. 복음을 재발견하면 그것이 개혁이다. 그 가치에 의해 살고, 그 가치가 확산되면 복음이 확산된다.

이제는 정치도 가치제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과연 우리는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하는가 생각해야한다. 교회마저 세상과 같은 가치를 추구하면 안 된다. 정말 우리가 추구해야할 가치를 향해서 나가고, 그 가치를 위해 죽어야 한다. 그것을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다.

-목사들이 보통 “사랑해라, 용서해라, 내려놔라, 비워라” 하면서도 자신은 그러지 못한다. 이 시대에 정말 은퇴하면서 모범을 보이고 떠나는 목사가 드물지만 아름답게 은퇴하셨다. 은퇴한 뒤엔 르완다에 평신도선교사로 나가있는 따님을 방문하셨다. 또한 서울근교에 전셋집을 구하셨다는 보도를 접했다. 이에 대한 소회를 말한다면?

목사가 은퇴하면서 교회의 형편에 따라 대우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잘했다 못했다 말할 것이 없다. 대한민국의 80% 이상의 목회자들이 무엇을 받고 은퇴하겠는가? 무엇을 받고 은퇴할 여력이 없다. 교회가 해주는 대로 감사히 받고 은퇴한 것뿐이다. 아프리카를 방문한 것도 딸이 르완다에서 자비량 선교를 하고 있기 때문에 돌봐주러 갔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 아름다고 풍요로운 자연을 예수 믿는 나라들이 망쳐놨구나 하는 것이다. 복음의 본질적 가치를 잃으면 예수를 전한다면서 침략과 약탈을 자행하고 만다는 것을 알았다.

목회자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 약점은 자기가 설교한 대로 살지 못한다는 점이다. 목회자는 설교한대로 살지 못하고, 교인들은 들은 대로 살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 속이며 기만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다른 분들과 달리 남을 위해 사신 삶을 보았다. 사택구입비 및 많은 헌금을 해 두만강 도문교회 신축을 도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명 받았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라서 했다는 생각은 없다. 건축 기초공사 현장이 웅덩이처럼 물이 차있는 모습을 보고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내 개인적으로는 어려운 점도 있지만 지금 돌아봐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복음적 본질, 성경적 본질에 충실한 사역해야

한국교회 가치우선주의가 되어야

법 앞에서 변칙 플레이 하면 안 돼

-은퇴를 하셨는데 앞으로 계획과 행보는 어떤가?

지금까지 해오던 교육목회로 도울 수 있는 것을 계속할 것이고, 여건이 허락된다면 미자립교회와 농어촌교회를 방문해 위로하고 격려하고 싶다. 선교지에 가니까 선교사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밤새면서 들으며 위로하고 싶다. 말하자면 순회선교사, 순회부흥사라 할 수 있겠다. 총회장 모임에서 우리 총회장들이 어려운 교회를 하나하나 방문하면서 위문하면 얼마나 좋을까 설교한 적이 있다.

-99회기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을 지내셨다. 그래서 한국교단에 문제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신다. 한국교단에 남기고 싶으신 말은 무엇인가? 특히 통합측 교단과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말씀해 달라.

변칙플레이 하지말자. 불법은 말할 것도 없다. 법의 원칙을 놓고 변칙적인 플레이를 하는 것이 문제다. 대원칙은 말씀이다. 우리가 지켜야 할 첫 번째 법은 양심의 법이다. 다음으로 하나님의 법인 말씀의 법, 마지막으로 총회의 법이다. 총회의 법 가운데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총회의 결의이다. 왜냐하면 총회의 결의를 가지고 법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법을 가지고 총회의 결의를 제한하려 한다.

변칙적으로 하려들면 안 된다. 그러면 결국 총회 법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된다. 그래서 제대로 해야 된다.

-이번 성탄과 한해를 보내시는 심정은 어떤가?

본사 주필 이창연 장로
본사 주필 이창연 장로

올해는 국내외적으로나 교회 안팎에서 크나큰 변화가 있었다. 우리가 이런저런 이유로 나뉘어 갈등하고 대립하나 성탄을 맞아 하나 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예루살렘 궁전이 아닌 베들레헴 구유에서 이뤄졌다. 온 세상의 구주가 나셨는데 가장 비천한 자로 오신 것이다. 이런 비하(卑下)의 마음이 우리 안에 실제로 있다면 크고 작은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문제는 자기를 고집하는 것이다. 자기를 고집하고, 자기 세력을 넓히고, 자기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것이 문제이다. 예수님은 당시 종교지도자들과 갈등하고 대립하다 끝내 십자가에 돌아가셨지만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23:34))”며 그들의 죄를 용서하셨다. 이렇게 주님과 같이 자기를 부인한다면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2018년 성탄절을 맞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가 한국교회에 가득해 갈등과 대립으로 찢겨진 우리 마음이 치유되고, 우리 모두가 온유하고 겸손한 예수님의 마음을 닮을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가스펠투데이에 하시고 싶은 말씀은?

정론직필을 해야 한다. 감시와 비평에도 소홀하면 안 된다. 언론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면 안 된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광고유치 협박에도 굴하면 안 된다.

동아일보 백지광고 사태 때 한 줄짜리 시민광고를 봤지 않았는가. 많은 그리스도인이 도와줄 것이다. 하나님은 살아계신다.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