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목회모델] 윤정근 군선교사(파주1사단, 엘리야교회), 휴가증 없어도 교회 오는 장병들
[미래세대 목회모델] 윤정근 군선교사(파주1사단, 엘리야교회), 휴가증 없어도 교회 오는 장병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8.12.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삶으로 보이는 복음과 예배자"

두 달간 진행되는 새생명 축제

군복 벗고 드리는 주일예배

예배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설교

매달 성찬식과 성경암송대회 열어

'목회자가 되기 전에 평신도가 되라'는 윤정근 목사의 목회철학은 장병들에게 예배자의 본이 되고 있다. 교회 제공
'목회자가 되기 전에 평신도가 되라'는 윤정근 목사의 목회철학은 장병들에게 예배자의 본이 되고 있다. 교회 제공

어느 주일날 불교 군종이 엘리야교회에 왔다. 당황한 윤정근 목사는 “너까지 교회에 오면 법사님한테 미안해서 어쩌냐?”라고 묻자 그 불교 군종이 “전우조가 없어 어쩔 수 없었다”라고 대답했다. 그날은 부대 용사들 100%가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그 불교 군종은 전역 전에 신앙을 갖고 전역 후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파주 1사단에 위치한 엘리야교회에 윤 목사가 부임할 때 면접했던 신용백 목사(시냇가푸른나무교회)가 바랐던 것은 “예배 시간에 용사들이 졸지않고 복음을 듣게 해달라”는 한가지였다. 윤 목사는 그 약속뿐 아니라 누구보다 용맹스러운 영적 군사들로 용사들을 세워나가고 있다.

'목회자가 되기 전에 평신도가 되라'는 윤정근 목사의 목회철학은 장병들에게 예배자의 본이 되고 있다. 교회 제공
'목회자가 되기 전에 평신도가 되라'는 윤정근 목사의 목회철학은 장병들에게 예배자의 본이 되고 있다. 교회 제공

윤 목사가 엘리야교회에 부임할 당시 교회는 어려움에 처해있었다. 5억 5천만 원을 들여 그 어느 교회보다 멋있는 교회를 건축했지만 믿음의 사람이었던 전 지휘관의 강압적인 용사들 동원은 부작용을 낳았다. 부활절을 맞아 모든 장병들에게 교회로 가라고 했다가 민원이 들어가 전보 발령을 당한 것이다. 그리고 새로 온 지휘관은 교회를 경계하며 교회에 갈 수 없게 분위기를 조성했다. 2016년 여름, 어느 주일에는 근무자가 와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교회 전등과 에어컨을 끌 정도였다. 그럼에도 윤 목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지휘관도 고등학생 때까지 교회를 다녔던 적이 있었다. 그 곳을 떠나기 전, 그 지휘관도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윤 목사는 먼저 새 생명 축제를 한 달에서 두 달간 진행했다. 봄, 가을, 새생명 축제 때 매주 체육대회를 열었다. 장병들이 족구와 축구를 하고 싶어서 교회에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담학 박사학위가 있던 윤 목사는 아무 교육 없이 또래 상담을 맡은 장병들에게 상담교육을 진행했다. 6주 동안 20명씩 상담원을 길러내고, 신병동화교육을 하면서 장병들과 친해졌다. 이로 인해 부대는 또래상담을 통해 안정되고 간부들도 육성하게 되면서 더욱 장병들이 교회로 왔다. 많은 장병들이 간절히 바라는 휴가증조차 지휘관은 허락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장병들은 교회로 왔다.

한 여름에는 군화까지 신고 예배를 드리는 장병들을 위해 군복을 벗고 교회에 오게 했다. 9월이 되어 다시 군복을 입어야 할 때, 윤 목사는 간부들에게 “하나님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며 “규정에 없다면 장병들도 간부들처럼 군복은 입지 않게 해주던지, 아니면 간부들도 장병들과 마찬가지로 군복을 입어야 되지 않겠냐”고 건의했다. 2주 동안 회의를 거친 결과, 주일에 교회 오는 장병들은 군복을 입지 않아도 되었다. 장병들은 윤 목사의 진심이 타 종교와 경쟁하기 위한 ‘교회 부흥’이 아닌 ‘장병들을 위한 진심’인 것을 알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가장 중요한 임무였던 예배시간에 잠을 못 자게 하는 것도 당연히 완벽하게 해냈다. 혹시라도 위문공연이나 집회로 인해 설교자가 바뀌게 되면 먼저 드는 걱정이 ‘장병들이 교회에 오지 않을까, 교회와서 자면 어쩌나’였다. 오직 말씀으로만 설교하는 윤 목사는 “청년설교에는 새로운 인사이트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교에 집중할 수 있게 매주 새로운 메시지로 장병들에게 생명의 말씀을 전했다.

'목회자가 되기 전에 평신도가 되라'는 윤정근 목사의 목회철학은 장병들에게 예배자의 본이 되고 있다. 교회 제공
'목회자가 되기 전에 평신도가 되라'는 윤정근 목사의 목회철학은 장병들에게 예배자의 본이 되고 있다. 교회 제공

이렇게 되기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삶의 본을 보이고자하는 윤 목사의 목회철학이 주효했다. 윤 목사의 목회철학은 “목회자가 되기 전에 평신도가 되고, 평신도가 되기 전에 시민이 되고, 시민이 되기 전에 인간이 되어야 한다”이다. 그래서 예배 전부터 화장실이며 예배당 곳곳을 직접 청소한다. 예배 때는 누구보다 목소리 높여 찬양하고 누가 봐도 “목사님이 저렇게 열심히 예배드리는 걸 보니 정말 하나님이 살아계시나 보다”라고 생각하게 최선을 다한다.

군종병들에게도 다섯 가지 서약을 받아 철저하게 구별된 삶을 요구한다. 먼저 교회 오면 기도하고 시작해라, 일주일에 한번은 생활관에서 성경을 읽거나 들고 다녀라, 수요예배는 반드시 참석해라, 토요일 밤에 근무했어도 절대 근침은 없다, 한 달에 한 번씩은 헌금을 해라. 이런 서약을 하고 함께 하는 군종병이 현재 12명이다. 처음에 윤 목사도 ‘군종병 해주는 것도 고마운데 편하게 해줘야 될까’ 생각했다. 그런데 군종병도 영창에 가는 걸 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 까다롭지만 면담을 하고 서약을 받은 다음에 군종병으로 섬기게 했다. 처음 2년 정도는 윤 목사 혼자 헌금했지만 현재 20명이 넘게 헌금을 한다.

그리고 매달 성찬식을 한다. 성찬식을 통해 세례의 의미를 되새기고, 전역하기 위한 날이 한 달 더 가까워왔음을 알게 한다. 매달 성경암송대회도 한다. 매주 성경 2구절을 암송하게 해 대회에 참석한 장병들에게는 시상을 한다.

윤 목사는 만나는 장병들에게 꼭 두 가지를 전한다. 첫 번째는 유신론으로 하나님은 살아 계시다는 것과 두 번째로 죽음 이후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이다.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목회자 자녀들에게서조차 “나와 하나님과 상관없다, 하나님은 없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윤 목사는 그들에게 “만약 신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네가 죽지 않으면 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전역할 때 다시 한 번 이 두 가지를 확인한다.

혹여나 교회에서 사람 때문에 시험 들고 상처 받아 오기 싫어하는 장병들에게는 “교회는 학교같이 모범생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아들도 있기 마련”이라며 “그런 사람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나중에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하나 지켜보라”고 말한다. 실제로 대대장도 건드리지 못하는 한 장병이 변화 받아 매달 성경암송대회에서 수상하고 믿음의 사람으로 서는 것을 보았다.

150여명의 장병 가운데 100여명이 매주 예배드리는 엘리야교회, 다른 군인교회에서 “엘리야교회는 교회건물이 좋아서 많이 온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윤 목사는 “불교와 천주교는 더 좋은 시설을 갖췄다”며 “불교는 영화관 같은 법당에 노래방기계도 있다”고 했다.

윤 목사는 “결국 중요한 것은 예배를 통해 복음을 듣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6년 동안 엘리야교회에서 주일설교를 하면서 단 한 번도 같은 설교를 한 적이 없다는 윤 목사, “거룩한 부담을 주는 것은 영적권위가 서야 가능하다”며 “목회자이기 전에 먼저 평신도가 되는 것, 동일한 예배자로 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목회자가 되기 전에 평신도가 되라'는 윤정근 목사의 목회철학은 장병들에게 예배자의 본이 되고 있다. 교회 제공
'목회자가 되기 전에 평신도가 되라'는 윤정근 목사의 목회철학은 장병들에게 예배자의 본이 되고 있다. 교회 제공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