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수도사들은 노동, 기도, 독서가 3대 일과였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했던 바울 사도의 말처럼 수도사들은 철저한 일과 엄수로 자신을 수련했다. 요새도 평신도들은 직장생활과 신앙생활을 통해 노동과 기도를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독서부분에 있어서는 예전 같지 않은 조짐이 보이고 있다.
서울 종로엔 한국기독교회관을 비롯해 수많은 개신교 단체와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그 가운데 대한기독교서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출판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국기독교회관에 들어서있는 대한기독교서회 직영서점이 올해 12월을 끝으로 문을 닫기로 했다. 이유는 경영난이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간편한 전자책이 상용화되면서 이젠 성경과 찬송가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로 보고 있다. 이런 추세는 진작부터 회자되어 왔다. 게다가 불경기가 되면서 대구에 있는 기독교서점은 다섯 군데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들린다.
예전 같으면 성탄절을 앞두고 기독교서점을 찾는 이들이 훨씬 늘어났을 텐데 지금은 건물임대료 내기도 어려운 실정인 것이다. 이는 기독교가 점점 사회에서 신뢰를 상실해가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대한기독교서회 관계자에 따르면 종로5가 직영서점은 누적 적자가 16억 원에 달하고 올해만도 1억 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출판업계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 더해 그리스도인들이 손쉽게 기독교서적을 접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화여대 김혜령 교수는 “현대인이 직면한 대부분의 정신적이고 영적인 문제는 삶의 스케줄이 쉼 없이 돌아가는 데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구조적으로 쉼이 허락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개인적으로 스스로에게 쉼을 허락하는 노력이 더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독서는 가장 좋은 쉼의 본질적 목적을 가장 잘 달성하게 해주는 방법이기에, 일부로 계획할 필요가 있다. 휴가에는 꼭 한 권, 일년에는 적어도 두 권 등 각자의 독서 목표를 세울 필요가 있다”며, “그 안에서 기독교 관련 서적도 포함시킨다면, 오히려 바쁜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전진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수님은 항상 성경을 바탕으로 사역을 하셨다. 예수님이 이 땅에 때어난 것도, 나사렛에서 자라신 것도, 갈릴리에서 사역하신 것도, 예루살렘에 올라가신 것도, 십자가에 돌아가신 것도 다 성경의 성취였다.
기독교를 흔히 말씀의 종교라고 한다. 대림절 기간에 성탄을 고대하면서 찬송가와 캐럴에 흥겨워하는 것도 좋지만 주님의 비하(卑下)를 묵상하는 독서를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