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 주필칼럼] 약속된 하나님의 은총, 영혼의 나이테
[33호 주필칼럼] 약속된 하나님의 은총, 영혼의 나이테
  • 주필 이창연 장로
  • 승인 2018.12.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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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지배당하지 말고 화해하라. “ ‘젊음이 떠난 자리에 지혜가 남기를’ 바란다면 오늘 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열심히 살아야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시간이 흐르면 노인이 된다. 이런 삶의 변화를 미리 직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만일 우리가 스무 살 때 예순 살에 갖게 될 얼굴을 본다면 놀라 자빠질 것이며 그 얼굴에 두려움을 갖게 될 것이다. 다행히 노화의 속도는 조금씩 진행돼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똑같은 속도로 살지 않는다. 노년은 건강, 유전, 환경, 감정, 과거의 습관, 생활수준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빨라지거나 지연된다.

최근 한 보험사가 고객의 30년 후 모습을 보여주는 ‘인생사진관’ 광고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2주 만에 400만 뷰를 훌쩍 넘겼다. 영상은 친구 같은 모녀,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우여곡절 끝에 결혼한 부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 온 친구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인생사진관을 방문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모두 실제 커플, 모녀, 친구 관계다. 전문 분장사의 손길을 통해 30년 후의 모습으로 변신해 사진을 찍은 이들은 예기치 못했던 감정을 내비치며 눈물을 보였다. 부부는 훌쩍 늙어버린 서로를 바라보며 “너무 속상해서 못 보겠어…”라고 말을 잇지 못하며 하염없이 울었다. 늙은 엄마를 보는 딸은 마음이 아픈 듯 웃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 영상이 뜨거운 공감을 얻는 것은 우리가 놓치고 사는 인생의 소중함을 일깨워줬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간의 속도를 거스를 수 없다. 인생의 가장 큰 실수는 ‘나는 늙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또 그 사실을 노인이 된 후에 깨닫는 것이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철학가 시몬느 보부아르는 저서 ‘노년’에서 노년의 시간은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노인들은 청년기에 가졌던 인간의 자질과 결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데 모두가 이 사실을 모르는 체할 뿐이다. 그는 이런 회피는 사회적 금기를 만들어낸다며 ‘침묵의 공모’를 깨야 한다고 말한다.

“젊은이들과 똑같은 욕망, 감정, 요구 등을 표명하는 노인들은 사람들의 빈축을 사게 된다. 노인들의 사랑과 질투는 추하거나 우스꽝스럽고, 성행위는 혐오스러우며 폭력은 가소로운 것으로 여겨진다. 노인들은 모든 미덕의 본보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사람들이 노인들에게 요구하는 승화된 이미지는 백발의 후광에 싸인 경험이 풍부하고 존경할 만한 인간, 인간 조건을 저 높은 곳에서 굽어보는 현자이다. 그런 이미지에서 조금만 멀어지면 노인들은 형편없이 밑바닥으로 굴러 떨어진다.”(시몬느 보부아르의 ‘노년’ 중에서)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피할 수 없는 인생 여정이 내게도 다가온다는 자각이다. 젊은 날에 비해 노동력과 경제력이 떨어지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물질로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정신·영적인 의미로 채울 수 있어야 한다. 이 시기에 처한 대부분의 사람은 영적 가치나 의미에 의해서만 충족될 수 있는 ‘실존적 공간’을 갖고 있다. 이를 채우기 위해 영혼에 자양분을 제공해 줄 놀이와 여가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묵상과 성경 읽기, 기도 등으로 지친 영혼을 어루만져줘야 한다. 그것은 바로 나의 ‘영혼의 지문’으로 나를 일으켜 세우는 일이며 ‘영혼의 나이테’를 만드는 방법이다. 즉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세월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나이테를 늘려가는 것이다. 영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훨씬 더 젊게 산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연륜 있는 나무가 수십 겹의 나이테를 소유하듯 정신적 영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강화될수록 우리 영혼의 나이테가 한 겹 한 겹 늘어갈 것이다. (픽사베이 갈무리)

이제 육체적 주름을 세지 말고 영혼의 나이테를 세어야 할 때이다. 연륜 있는 나무가 수십 겹의 나이테를 소유하듯 정신적 영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강화될수록 우리 영혼의 나이테가 한 겹 한 겹 늘어갈 것이다. “그는 늙어도 여전히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청하니 여호와의 정직하심과 나의 바위 되심과 그에게는 불의가 없음이 선포되리로다.”(시 92:14∼15) “늙은 자에게는 지혜가 있고 장수하는 자에게는 명철이 있느니라.”(욥 12:12) 노년기의 특징은 분명히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정신적, 육체적인 쇠약과 은퇴의 단계를 가리킨다. 생물학적인 노년의 삶은 ‘전도서’의 비유와 같이 허무한 것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학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때 노인의 백발은 약속된 하나님의 은총의 성취이며, 하나님이 주신 복으로 인식된다. ‘다시오마’ 약속하신 예수님이 더욱 기다려지는 대림절이다.

 

 

 

이창연 장로

소망교회

전 CBS방송국 재단이사

보성평생대학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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