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의 때,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수하기
카이로스의 때,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수하기
  • 배기찬 대표
  • 승인 2018.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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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협상하고 교류협력하면서도 대한민국의 헌법가치인
‘자유와 민주주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합니다."

카이로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신약성경에 ‘때가 가까이 왔고’라고 할 때, 그 때 사용된 단어가 바로 카이로스입니다. 카이로스는 일정방향으로 연속적으로 흐르는 ‘크로노스’라는 시간개념과는 달리, 어떤 일이 결정되어야 할 바로 그 시각, 절호의 기회를 의미합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신인 카이로스는 어깨와 발에 날개가 달려 있어 쏜살같이 날아가고, 앞머리에만 머리카락이 있습니다. 그래서 카이로스를 잡기 위해서는 화살을 정면에서 마주하듯 위험을 각오하고 대면해야 합니다.

2018년부터 향후 5년은 우리민족에게 카이로스의 때입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절체절명의 때입니다. 38선이 그어진지 70년이 된 2015년부터 2년간 우리는 전쟁의 때인지, 평화의 때인지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전도서에는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에 다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고,......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3:1-8)라고 했습니다.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위기가 극에 달했을 때, 국내적으로 정권에 대한 국민의 규탄이 극에 이른 때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우리 5천만 국민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선택했고,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켰습니다.

분단정부가 수립된 지 70년이 된 2018년은 역사적인 해로 기억될 만큼 큰 변화가 많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평창겨울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치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4월과 5월 그리고 9월에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개최했습니다. 1년에 세 번 남북정상이 회담하고,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으로 온 것은 유례가 없었습니다. 나아가 6월엔 미국과 북한이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개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북 지도자들은 전쟁의 종식과 평화의 시작을 선언했습니다. 한반도에 엄혹한 겨울을 지나고 새봄이 왔으며 풍성한 가을을 맞자고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민족은 19세기말 카이로스의 때를 놓쳐 결국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20세기 중반 카이로스의 때를 놓쳐 참혹한 전쟁과 70년간의 적대적 분단상태에 처했습니다. 지금의 카이로스의 때를 놓친다면 영구분단 또는 핵전쟁이 다가올 수 있습니다. 향후 5년이 평화와 때, 통일의 때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합니다.

뱀처럼 지혜롭게 북한과 협상해야 합니다. 협상의 대가(大家)들이 강조하듯 상대방의 편에 서서, 공감하고 교감하며 상호이익이 되는 합의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협상을 우리는 ‘북한 대변인’, ‘친북·종북’으로 매도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비둘기처럼 순수해야 합니다. 북한과 협상하고 교류협력하면서도 대한민국의 헌법가치인 ‘자유와 민주주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합니다. 이렇게 일관되고 우직하게 나아갈 때 비로소 평화와 통일의 새 나라가 도둑처럼 찾아 올 것입니다.

 

배기찬 대표

통일코리아연구원 원장

전 청와대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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