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순례] 창세기에서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
[독서순례] 창세기에서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
  • 황재혁 기자
  • 승인 2018.12.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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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만의 ‘요셉과 그 형제들’

창세기 37장부터 시작되는 요셉 이야기는 기승전결이라는 명확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극적인 반전이 있는 요셉 이야기는 성경에서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바로 이 감동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장편소설을 쓴 노벨 문학상 작가가 있었다. 그는 바로 독일의 문학가 토마스 만(Thomas Mann, 1875-1955)이었다. 토마스 만은 1929년 노벨 문학상을 받을 때까지 독일에서 찬사를 받았지만, 1933년 나치의 히틀러가 독일에 집권해 유대인을 억압하고 전체주의를 강요하면서 독일사회에서 서서히 미움을 받게 된다. 결국 나치에 비판적이었던 토마스 만은 명예박사 학위와 모든 재산을 나치에게 몰수당하고 미국에 이민을 가게 되었다. 동 시대에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아인슈타인과 폴 틸리히처럼 말이다.

 

 

독일어로 쓰인 ‘요셉과 그 형제들’은 약 3년 동안 장지연 선생에 의해 한글로 완전히 번역되었다. 장지연 선생은 ‘요셉과 그 형제들 깊이 읽기’라는 단행본에서 토마스 만에게 ‘요셉과 그 형제들’이 어떤 의미였는지 간략하게 설명했다. “성서의 요셉 이야기를 깨알 같은 글씨로 7000장이나 써내려가 총 4권의 소설로 만들기까지 토마스 만이 순수 집필에 바친 시간은 무려 13년이었다. 작가가 이 대 소설을 쓰기 위해 할애한 문헌연구나 이집트 답사 여행의 시간까지 포함하면 16년으로 늘어난다. 작가는 스스로도 이 작품을 자신의 최고 걸작이라고 시인하기도 했다.” (91쪽)

‘요셉과 그 형제들’은 요셉 이야기가 핵심적인 이야기지만, 요셉 이야기를 하기 전에 야곱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다. 요셉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야곱의 삶을 기본적으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토마스 만은 창세기에 있는 야곱 이야기와 요셉 이야기를 뼈대로 삼고 거기에 상상력을 발휘해 살을 붙여서 장편소설을 완성시켰다.

토마스 만은 이 소설에서 등장인물의 심리묘사에 탁월했다. 마치 심리학자처럼 토마스 만은 야곱이 왜 요셉을 편애할 수밖에 없었는지, 요셉의 형들이 왜 요셉을 미워할 수밖에 없었는지, 요셉이 어떻게 형들을 용서하게 되었는지 그들의 내면을 깊숙이 파헤쳤다. 토마스 만은 요셉 이야기가 과거 팔레스타인과 이집트에서 일어난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삶에 계속 반복되는 사건임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그 당시 나치가 유대인을 혐오하고 학살하는 것은 마치 요셉의 형들이 요셉을 미워해서 때리고 노예로 팔아넘기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그리고 창세기에서 요셉의 형들이 자신의 죄를 요셉에게 사과하듯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 역시 유대인에게 자신의 죄를 사과했다. 이처럼 ‘요셉과 그 형제들’은 인류 역사에서 계속 되는 갈등과 화해에 대한 깊은 역사적 성찰을 담고 있다. 아마 누구라도 ‘요셉과 그 형제들’을 읽다보면 남과 북으로 갈라진 한반도에 다시금 화해의 역사가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란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한반도 대평화 시대에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그리스도인에게 일상의 독서는 그 자체가 기도이며, 구원의 여정이며, 진리를 향한 순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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