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칼럼] 타면자건(唾面自乾)
[주필칼럼] 타면자건(唾面自乾)
  • 주필 이창연 장로
  • 승인 2018.12.05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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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서 침을 뱉었는데 그 자리에서 닦으면 더 크게 화를 낼 것이니,
닦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당부였다."

중국 당나라의 관리 누사덕(婁師徳)은 마음이 넓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성품이 따뜻하고 너그러워 아무리 화나는 일이 생겨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동생이 높은 관직에 임용되자 따로 불렀다. “우리 형제가 함께 출세하고 황제의 총애를 받으면 남의 시샘이 클 터인데 자네는 어찌 처신할 셈이냐”고 물었다.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화내지 않고 닦겠습니다.” 동생의 대답에 형이 나지막이 타일렀다. “내가 염려하는 일이 바로 그것일세. 침 같은 것은 닦지 않아도 그냥 두면 자연히 마를 것이야.” 화가 나서 침을 뱉었는데 그 자리에서 닦으면 더 크게 화를 낼 것이니, 닦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당부였다. ‘타면자건(唾面自乾)’에 얽힌 고사다.

누사덕의 지혜를 오늘날 가장 완벽하게 실천한 지도자가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다. 대통령 재임시절, 대국민 직접 소통에 나선 오바마의 개인 트위터 계정에는 모욕적인 악플이 범람했다. 심지어 ‘검은 원숭이’, ‘원숭이 우리로 돌아가라’는 흑인 비하 댓글도 있다. 하지만 오바마는 자신을 겨냥한 저급한 비방을 여태껏 지우지 않았다고 한다. ‘사이버 침’이 SNS에서 그냥 마르도록 내버려 둔 것이다. 오바마의 놀라운 포용 정치가 다시 빛을 발했다. 그는 지난 26일 백인 청년의 총기 난사로 숨진 흑인 목사 장례식에 참석했다. “놀라운 은총, 얼마나 감미로운가…” ​추모사를 읽던 오바마가 잠시 고개를 숙이고 침묵하더니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총)’를 부르기 시작했다. 반주도 없었다. 영결식장을 가득 채운 6000여 명의 참석자는 피부색에 관계없이 모두 일어나 찬송가를 함께 따라 불렀다. 어떤 흑인 여성은 오바마를 손짓하며 눈물을 흘렸다. 대통령은 연설 도중 희생자 9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그들이 신의 은총을 받았다”고 말했다. TV로 지켜보던 국민들의 박수소리가 아메리카 전역에 울려 퍼졌다.

포용은 말처럼 쉽지 않다. 고통스러운 인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인내의 忍은 심장(心)에 칼날(刃)이 박힌 모습을 본뜬 글자다. 칼날로 심장을 후비는 고통을 참아내는 것이 바로 인내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자면 누구나 가슴에 칼날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참느냐 못 참느냐, 거기서 삶이 결판난다. 누사덕, 오바마 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생사가 다 그렇다.

독일의 재무부 장관을 지낸 바덴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젊은 시절, 고생을 많이 하고 있을 때였다. 한 번은 어느 지방에 여행을 갔다가 허름한 여관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다음날 일어나 보니 구두가 없어졌다. 밤새 도둑을 맞은 것이다. 여행 중에 구두를 잃어버렸으니 다시 사야하고, 다시 사려고 보니 사러 나갈 신발도 없는 것이다. 그는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어느 놈이 내 신발을 훔쳐 갔느냐”고 욕하면서, "하나님도 무심하시지. 나같이 가난한 사람의 신발을 다 훔쳐가게 하다니..." 하며 아무 관련도 없는 하나님까지 원망을 하였다. 마침 그 날은 주일이었는데 여관 주인이 창고에서 헌 신발을 꺼내주면서 같이 교회를 가자고 했다. 그래서 그는 마지못해 교회에 끌려갔다. 그러나 남들은 다 찬송하고 기도하는데 그는 전혀 그러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다. 신발을 잃어버린 것 때문에 계속 화가 풀리지 않았다. 그러다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니 찬송을 하는데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하고 있으며, 기도를 드릴 때에도 눈물을 흘리며 간절한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사람이 두 다리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 자리에서 바덴은 바로 큰 충격을 받고 말았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다시 돌아보았다. "저 사람은 신발을 잃어버린 정도가 아니라 두 다리를 전부 잃어버렸는데도 감사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그에 비하면 나는 신발만 잃어버렸으니, 신발이야 없으면 사서 신으면 될 걸, 남을 저주하고 하나님까지 원망 하였구나" 그 후로 바덴은 인생관을 바꾸니 자기에게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때부터는 남을 원망하지 않고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다. 모든 일에 감사하고 긍정적으로 살면서 다 잘 풀려서 결국 재무장관까지 오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주님께서 하신 말씀대로 항상 감사하라!

 

이창연 장로

소망교회

전 CBS방송국 재단이사

보성평생대학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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