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저널리즘의 속도와 리듬
[데겔칼럼] 저널리즘의 속도와 리듬
  • 옥성삼 교수
  • 승인 2018.12.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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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매체는 '시간(Time)'과 연관된 단어가 많다. 신문(新聞)이란 한자는 '새로운 것을 듣다'이며, 영어 newspaper도 '새로운 소식을 담은 종이'로, '새로운'이라는 시간의 현재성이 담겨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일간지 <The Times>가 1788년 '타임스'이라는 제호를 사용한 이후 여러 언론매체가 이를 따라했다. 이처럼 신문 이름에 '타임, 데일리, 위클리, 투데이' 등이 많이 사용되는 것은 언론이 가진 시간적 특성을 잘 말해준다. 20세기까지 대중매체는 새로운 소식을 남들보다 더 빨리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이었다. 이런 배경에서 나온 용어가 '속보, 마감시간, 초판(가판), 시의성' 등이다. 세상을 3가지 사이(間)- 시간, 공간, 인간-로 바라본다면, 뉴스는 시간 기준에서 인간과 공간을 바라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로 상징되는 21세기 언론은 '속도'보다는 '리듬'이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글로벌 언론사보다 소셜미디어의 소통이 빠르고 광범위한 현실에서 속도는 이제 경쟁력이 아닌 기본 요소일 뿐이다. 언론매체의 시간적 특성인 리듬은 먼저 뉴스 소통의 주기이다. 생활리듬을 초월하여 24시간 반복적이고 가속도적으로 쏟아지는 뉴스 소비환경은 장기적으로는 뉴스 피로감 증대를 통한 뉴스의 파편화와 감각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 밤낮과 7일 주기의 생활, 계절의 변화가 삶을 유지하는 중요한 환경이 되듯, 유비쿼터스 시대 뉴스 소통의 주기는 역으로 뉴스 감각을 강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뉴스의 참과 거짓, 의미 파악과 사회적 공유 등은 속도성보다 주기적 리듬을 통해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 다음으로 뉴스의 강약과 장단에 대한 것으로, 뉴스를 깊이 있고 장기적으로 다룰 것인가? 아니면 가볍고 짧게 가져갈 것 인가?라는 저널리즘 문제이다. 20세기 저널리즘의 강약과 장단이라는 선택사항은 이제 언론의 전략적 요소가 되었다. 정보통신의 고도화로 세계의 시간과 공간이 동시적으로 작용하는 지구촌 시대, 대중매체와 소셜미디어가 상호작용하는 현실은 속도가 아니라 리듬을 중심으로 언론을 재편하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가져온 탈중심성과 가속도로 인한 현기증은 언론의 탈시간성을 부추겨서 언론의 정체성을 흐리게 하고 있다. 오늘날 언론이 저널리즘의 시간성을 성찰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회의 변화도 그렇지만 특히 언론의 현실은 황금 양피(Golden Fleece)를 구하기 위해 예측 불가능한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는 아르고 원정대 같다. 세계가 함께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변화에 떠 밀려가는 환경에서 우리사회의 언론이 미디어 선진국의 변화를 따라가는 캐치 업(catch-up) 역시 불가능하다. 리듬은 변화가 일상화된 사회에서 오늘을 직관하고 미지의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장치라 하겠다. 안타까운 것은 기독언론의 현실이 모험의 항해를 시작한 아르고호의 선실에서 잠자는 요나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언론의 속도나 리듬과 무관한 기독언론이 2018년 한해 동안 한국교회 연합사역의 실종, 맘몬이즘, 교회세습, 목회자의 그루밍 성폭행 같은 자정력을 상실하게 만든 요인은 되지 않았는지?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 교회와 세상의 변화와 무관한 언론이 과연 가능할까? 기독언론이 세상과 소통하시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사역에 근거한다면, 오늘 이 땅에 하나님 나라의 구현을 위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주기적이면서도 강약장단의 리듬을 가지고 찾아가야 한다. 오늘 한국교회가 자정력이 상실될 정도로 병든 것은 기독언론의 정체성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대림절 첫 촛불을 밝히면서 기독언론의 잃어버린 시간성과 리듬의 회복을 간구한다.

 

 

옥성삼 교수연대연합신학대학원 책임교수크로스미디어랩 원장  가스펠투데이 기획편집위원
옥성삼 교수연대연합신학대학원 책임교수크로스미디어랩 원장 가스펠투데이 기획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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