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은 목사입니다.”
“나의 꿈은 목사입니다.”
  • 김찬주 지역기자
  • 승인 2018.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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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우리교회 정지호 목사

 

12월, 죄 아래 억눌린 백성들을 위해 구세주께서 오심을 기억하는 대림절이 시작됐다.

전도하기가 쉽지 않은 요즘, 2018년을 보내며 그래도 주님의 오심이 우리에게 복된 소식이라고 전하기를 그치지 않는 개척교회들을 찾아봤다. 대형 교회 뒤에 작고 연약한 교회들의 꿈이 자라나고 있는 현장이 있다. 아직 교회 건물이 없어도, 정착한 등록 교인이 없어도, 썰물처럼 빠져나간 교인들의 빈자리가 메꿔지지 않았어도, 사명감을 가지고 교회를 세워가는 목회자들에게 기도의 응원을 보낸다.

1)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서 가정교회를 목회하고 있는 ‘함께하는우리교회’ 정지호 목사

2) 6년째 울며 씨를 뿌리고 있는 이천 ‘한솔교회’ 김민철 목사

3) 20여명 성도들이 빠져나간 자리, 상처를 싸매고 다시 시작하는 ‘함께걷는교회’ 김승우 목사

4) 예수님처럼 목수로 일하며 목회하는 ‘교회,흩어지는사람들’ 최주광 목사

개척교회 분투기 1.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있는 한 24평 가정집은 토요일이면 거실의 인테리어를 바꾼다. 열 개 남짓 의자를 내놓고 강대상으로 쓸 테이블은 베란다 쪽으로 옮겨 놓는다. 주일이면 처형 댁과 몇 몇 가정이 예배를 드리러 오기 때문이다. ‘함께하는우리교회’는 가정교회다. 아직 열 한 명 정도만 안정적인 등록 교인이이라 할 수 있다. 자녀를 넷 데리고 오는 가정이 정식 교인으로 합류하게 되면 집에서는 공간이 부족할 것 같다. 정 목사는 가는 사람 붙잡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고등학교 1학년부터 아래로 세 명의 자녀가 있는 그 가정이 정착해 주길 바란다. 초등학교 5학년인 딸 예림이와 7살 아들 다함이가 교제를 나눌 대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심 가득하지만 일체 표현을 하지는 않는다. 그저 바라보며 기다릴 뿐이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처음 가정교회의 문을 두드렸던 청라에서 오는 가정은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찾아와서 벌써 만 이년 째가 되었다. 최초 교인들이라 할 수 있는 이 가정은 자녀들과 함께 예배드리기를 원하시는 부모님을 위해 격주로 출석한다. 정 목사는 이 가정에도 아무런 요구를 하지 않았다. 본인들의 결정에 맡길 뿐이다. 딸 예림이는 “친구랑 다른 교회 가도 괜찮다”는 아빠의 말에 “다른 교회는 가고 싶지 않다”고 한다. “우리는 교회 건물도 없고 집에서 예배드린다고 말하기 창피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아니, 오히려 자랑스러운데?”라고 말한다. 가족, 특히 자녀에게 아직은 괜찮은 아빠요 목사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격려가 되고 위안이 된다.

예배를 드리기 위해 셋팅된 함께하는우리교회 (사진제공)
예배를 드리기 위해 셋팅된 함께하는우리교회 (사진제공)

정지호 목사는 어려서부터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면 “나의 꿈은 목사입니다”하고 말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였는데 외할아버지가 장로셨고 작은 할아버지가 목사, 외삼촌과 이모부도 목사였던 외가댁의 분위기에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자라다보니 크면 당연히 목사가 될 줄 알았다. 고3 때, 막상 신학교를 갈 것인가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되니 부르심에 대한 의심과 갈등이 생겼다고 한다. 밤이면 신학대에 가기로 한 친구들끼리 모여 성경을 읽고 공부를 했었는데 어느 날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 하는 요한복음 15장 16절 말씀이 가슴에 깊이 들어와 박혔다. 이 일을 계기로 신학을 하기로 결정하고 원서를 냈는데 첫 해에 실패를 했다. 재수 하는 기간에 학원에 간다고 하면서 아르바이트도 하러 다니고 공부를 소홀히 했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부르시더니 왜 공부를 열심히 안 하느냐고 물으셨다. 학원 열심히 다니고 있는데 무슨 말씀이냐며 펄쩍 뛰었는데 어머니는 “그런데 왜 기도를 하면 하나님께서 네가 공부를 안 한다고 하시냐”면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네가 고3때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다’는 말씀으로 네게 확신을 주고 목사의 길을 가게 했는데 네가 왜 마음이 해이해져 공부를 하지 않느냐고 하신다”고 하셨다. 고3 그때 그 말씀에 감동을 받은 이야기를 친구들에게도 하지 않았는데 어머니가 어떻게 아시고 말씀을 하시는지 너무 놀라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후로는 절대 의심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겠다 결심하고 공부에 매진했고 목사로의 외길로 들어섰다.

 

사목으로 일하는 회사 앞 카페에서 만난 정지호 목사.
사목으로 일하는 회사 앞 카페에서 만난 정지호 목사.

교육전도사로 일하면서는 자기가 정말 잘 하는 줄 알았고, 인천교회 부목사 시절에는 정신없이 돌아가는 교회 사역 속에 새벽 예배부터 시작해서 밤 11시 성경공부를 마치고 들어올 때까지 열심을 다하던 시절이 있었고, 이후 두 번의 교회 사역을 통해서는 이 시대 교회의 문제점들을 보았다. 열심을 다하던 시절에도, 부교역자로서 아픔을 경험하던 시절에도 교회의 아픔과 교인들의 어려움을 보았고 이건 아니지 않나 회의하던 문제들이 있었다. 담임목회를 하면 어떻게 그런 요소들을 제거하고 행복한 교회가 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가족들과 함께 교회를 시작할 때, 큰딸 예림이의 마음까지 물어보고 개척을 결심했다고 한다. 가족과 함께 시작하는 개척교회인 만큼 재정을 위해 정 목사가 취직을 했다. 감사하게도 모 회사의 사목 자리에 들어가게 되었다. 신우회 예배와 회사 행사 때마다 드리는 예배, 그리고 직원들과의 상담이 주된 업무다. 설교를 준비하고 예배를 집전하며, 사람들과 만나는 일은 목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직장 생활이 곧 제 2의 목회 현장인 것 같다.

 

가정교회의 단란함과 친근함이 살아있는 행복한 교회다.(사진제공)
가정교회의 단란함과 친근함이 살아있는 행복한 교회다.(사진제공)
지난 9월 교인들과 함께 소풍을 다녀왔다. 정겨운 대가족 나들이같다. (사진제공)
지난 9월 교인들과 함께 소풍을 다녀왔다. 정겨운 대가족 나들이같다. (사진제공)

함께하는우리교회를 설립하면서 잡은 모토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이웃을 유익하게’이다. 마태복음 22장의 말씀에 보면 예수님께서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첫째 계명과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둘째 계명의 중요도가 같다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이 말씀에 근거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만큼 내 이웃을 사랑하는 교회가 되기를 원했다.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교회에 꼭 필요한 것들은 살려두고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운 것들, 본질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것들은 생략했다. 그리고 한 주간 동안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성도들을 위해 주 중에도 자꾸 교회로 불러들이는 주중 예배와 각종 행사들도 없애기로 했다. 교회에 와서 거룩을 가장하지 말고 매일의 생활 속에서 세상과 구별된 성도의 삶을 살라는 뜻에서다.

정지호 목사는 교회는 즐겁고 편안한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에서 하는 일은 거룩하고 세상에서 직업으로 하는 일은 세속적이라는 잘못된 관념은 바뀌어져야 한다고 했다. 함께하는우리교회는 직장인들의 삶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성도들의 노고와 애환을 위로한다. 그리고 기쁨과 감사로 심령을 회복할 수 있는 예배가 되도록 하기 위해 매주 성찬식을 한다. 입교와 무관하게 성찬을 받을 수 있게 개정된 총회법에 따라 아이들에게도 성찬을 허락한다. 예수님의 살과 피로 다시 거룩을 회복하고 세상 속에서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기 위한 새 힘을 얻기 위해 나를 위해 죽으신 예수님을 매주 기억하는 것이다. 이 기억이 한 주 동안의 삶을 지탱해주는 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교회가 아니라 예수님을 기억하는, 교회에 얽매인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 매여 있는, 성숙한 교인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고집하는 부분이다. 성찬식과 함께 전세대예배도 고집한다.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살다가 낙심하거나 실패하여 절망에 빠졌을 때, 정 목사는 늘 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기억했고 그 말씀이 힘이 되어서 지금까지 신앙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함께하는우리교회 아이들도 어머니와 함께 드리는 예배, 어머니와 함께 배우는 말씀, 어머니와 함께 경험한 예배의 은혜를 기억하기 바라서 전세대 예배를 고집한다. 교회 규모가 커져도 이 예배의 형태는 지켜갈 예정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처음 공동체 가정, 함께 힘을 합해 교회를 개척해 가는 소중한 가족들이다. (사진제공)
하나님께서 주신 처음 공동체 가정, 함께 힘을 합해 교회를 개척해 가는 소중한 가족들이다. (사진제공)

옥련동은 초, 중등 학생들이 많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시점에 상가교회로 확장해 나가면 주중에 그 공간을 지역의 아이들과 엄마들을 위해 쓰려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엄마들과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은 이유는 다음세대가 건강한 신앙을 가지고 잘 세워지기를 바라서다. 하나님께서 이 뜻을 기쁘게 여기신다면 길을 여실 것이라 믿고 기대한다. 다만 그 때가 언제일지는 모르는 일이다. 곧 다음 달일지, 내년일지, 또 몇 년 후일지. 그러나 그런 기대가 있고 소망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있고 직장으로 나가는 걸음에 활력이 생긴다. 아쉬운 것은 계약직이라 고용이 불안정하다는 것인데 올해가 바로 정규직 전환의 기점이다. 머무르라 하시면 머무를 것이고 떠나라 하시면 떠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어떤 길로 인도하실지, 인생의 다음 역은 어디일지, 불안정한 만큼 기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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