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아동들의 학습을 도와주는 ‘설리번학습지원센터’
시각장애인 아동들의 학습을 도와주는 ‘설리번학습지원센터’
  • 권은주 기자
  • 승인 2018.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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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에게 필요한 교과서, 동화책 점역부터 숫자, 도형 등 촉각 교제도 만들어 보급
세계 최초 악보 점역, 2,000여 종 보유, 해외에서도 인기
시설에만 맡기는 복지보다 취업 위주의 교육이 절실

헬렌 켈러는 생후 19개월 때 중병에 걸려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3중고를 겪게 됐다. 그런 그를 어둠에서 빛으로 이끈 것은 같은 아픔을 겪었던 설리번이었다. 설리번이 그랬던 것처럼 시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학습을 지원하는 곳이 있다. 바로 설리번학습지원센터(이하 설리번센터)다. 설리번센터는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 산하에 있는 기관이다. 시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학습과 일반 생활을 지원하는 센터로 특화된 활동을 하고 있다. 설리번센터는 크게 교육지원 사업, 가족지원 사업, 음악교육사업과 학생 점자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설리번학습지원센터 시각장애아동을 위한 점자 도서관
설리번학습지원센터 시각장애아동을 위한 점자 도서관

박은애 센터장은 “설리번센터는 영유아기에서 초기 성인기의 시각중복장애인들이 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교육과 재활을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개관했다”며 “센터를 기획하면서 시각장애 아이들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보듬고 나갈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헬렌 켈러의 스승이자 평생의 동반자였던 설리번의 마음과 발자취를 따라가고자 설리번학습지원센터로 기관명을 정하고 부족하지만 그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현재 서울시 종로구 청운동에 위치해 있다. 서울맹학교 학생들이 편히 올 수 있도록 근처에 센터를 정한 것이다. 센터에서 아이들을 위해 주력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에 필요한 도서의 점역이다. 기본적으로 교과서를 비롯해 학습지, 동화책 등은 물론 수학에 나오는 도형과 숫자를 3D 프린터로 촉각 교제를 만들어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아동들이 원하는 책과 장간감 등을 제작하고 부모가 시각장애인인 경우 집으로 직접 배달까지 해주고 있다.

또한 설리번센터에서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일대일 음악교실을 열고 있다. 판소리, 장단, 해금 같은 전통 음악부터 피아노, 플롯, 바이올린, 드럼, 뮤지컬, 작곡, 보컬 등 30여 개의 수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수업 특성상 단체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일대일 맞춤 수업이라 학부모와 아이들의 반응이 좋다. 수업은 1년 주기로 진행하고, 매해 2월 수강생을 모집하는데 늘 정원을 초과해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는 세계 최초로 악보를 점역해 주는 사역을 하고 있다. 사진은 설리번학습지원센터에서 점역한 악보.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는 세계 최초로 악보를 점역해 주는 사역을 하고 있다. 사진은 설리번학습지원센터에서 점역한 악보.

설리번센터 음악교육팀 유자영 음악점역사는 “음악교실은 취미반과 심화반으로 운영된다. 심화반은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들어온다”며 “매해 꾸준히 대학 입학생을 배출하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어 “아이들이 여러 수업을 통해 사회성을 배우고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는 것이 목적이기도 하지만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독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해 자립에 대한 고민도 있다”며 “대부분의 시각장애인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은 안마사인데 각자의 재능에 맞는 더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유자영 점역사는 악보를 점자로 만들어주는 전문 음악점역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시작한 악보 점역은 현재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장르별로 2,000여 종의 악보를 보유하고 있는데 홈페이지에 시각장애인 인증을 하고 회원가입만 하면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해 놨다.

일반 동화책에 점자가 새겨진 스티커를 붙여놨다. 이외에 도서는 점역한 책으로만 구성돼 있기도 하다.
일반 동화책에 점자가 새겨진 스티커를 붙여놨다. 이외 도서는 점역한 책으로만 구성돼 있기도 하다.

점자 동화책 제작과 보급을 맡고 있는 임은성 씨는 “학생들이 공부를 하거나 커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을 향한 사회에 대한 바람에 대해서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편견을 가지고 볼 때가 많은 것 같다. 그들도 눈만 안 보일 뿐이지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며 “이분들을 시설에만 맡기는 복지가 아닌 당당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진짜 복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자립할 수 있는 직업 위주의 교육지원이 절실히 필요하고, 이들이 사회 속에 들어갈 수 있도록 일반 사람들의 선입견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해외에서는 기부문화가 자연스럽고 당연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아닌 것 같다”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후원도 활발히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센터 뒤에는 작은 마당이 있다. 매해 11월 이곳에서는 시각장애인 아이들이 열심히 배운 악기를 가지고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센터 뒤에는 작은 마당이 있다. 매해 11월 이곳에서는 시각장애인 아이들이 열심히 배운 악기를 가지고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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