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병옥 원로 목사, 이의효 원로 목사, 농어촌교회, 개척교회를 세우는 老益壯 2인
[인터뷰] 오병옥 원로 목사, 이의효 원로 목사, 농어촌교회, 개척교회를 세우는 老益壯 2인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8.11.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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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은 한국사회의 모판 같은 거다
모판인데 살려야 되지 않겠나."

농어촌교회, 개척교회를 살리기 위해 인생의 마지막을 건 목회자들이 있다. 목회 사역에서 은퇴하고 원로목사로 남은 생애를 편하게 즐길 법도 한데 40년 지기인 오병옥 원로목사(73세, 송원교회)와 이의효 원로목사(79세, 수원동부교회)는 2013년 4월 수원신학교에 농어촌교회사역연구소를 세웠다. 5년 일찍 은퇴한 두 원로 목사는 3년 전 전국 200여개 교회를 탐방했다. 그리고 쓰러져가는 교회를 세우고, 지친 교회를 격려하는 사역을 진행 중이다. 목회자를 위해 세미나를 진행하고, 재난당한 교회들은 찾아가 필요한 도움을 제공한다. 여전히 교회들을 위해 열정을 쏟아내는 오 목사와 이 목사를 수원신학교에서 만났다.

오병옥 목사와 이의효 목사의 농어촌교회를 향한 열정으로 2013년 농어촌교회사역연구소를 개소했다. 대표 오병옥 목사(앞 줄 왼쪽에서 네 번째), 연구위원장 이의효 목사(왼쪽에서 다섯 번째). 연구소 제공
오병옥 목사와 이의효 목사의 농어촌교회를 향한 열정으로 2013년 농어촌교회사역연구소를 개소했다. 대표 오병옥 목사(앞 줄 왼쪽에서 네 번째), 연구위원장 이의효 목사(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 연구소 제공

 

목회 사역부터 시작한 농어촌교회 봉사

목회경력과 현장탐방으로 실제적인 도움 줘

마을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 '한 교회'라고 생각해야

교회는 행복이 아닌 하나님의 의를 찾는 곳

-수원에서 목회하시다가 은퇴하셨는데, 농어촌교회 사역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오병옥: 목회하면서 송원교회에서 농어촌교회 20개 교회에 5만원씩 지원하고 있었다. 어느 날 ‘교회 숫자 자랑하는건가’라는 마음이 들어 몇 군데로 몰아주기로 했다. 여름 휴가인 한 주간 동안 아내와 후원하는 8개 교회 탐방을 했다. 목회자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줄일 교회가 없었다.오히려 그 다음해부터 배로 인상해 10만원씩 했다.

그러면서 농어촌교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을 초청해 1박2일 동안 위로회를 했다. 특별할 게 없었는데 목회자들을 성도들의 가정에 모셨다. 여름이라 성도들이 어렵다고 했지만 그래도 목회자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드리고, 그러면 기도의 방향이 바뀔거라고 설득했다.

그 다음에는 교회로 직접 봉사활동을 갔다. 4개 교회에 50여명이 가서 교회의 필요한 작업들을 담당했다. 한 교회에 갔더니 성도들이 화장실 갈 필요가 없을 정도로 땀을 뻘뻘 흘리며 보일러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날 저녁 그 교회에서 수요예배를 드리는데 설교해달라는 것을 거절하고 예배자로 있었다. 그런데 열심히 전도해서 불러모은 초청자들 앞에서 복음이 아니라 그저 바쁜 분들이 오셨다는 인사만 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그 다음 해에는 목회자들을 초청해 전도훈련을 시키고 봉사가 중심이 아닌 전도를 중심으로 다시 단기선교를 보냈다. 그때엔 8 교회에 100여 명을 보냈었다. 그리고 우연히 그 교회를 가게 되었는데 담임 목사가 보이질 않아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전도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했다. 그 담임 목사가 나를 보더니 끌어안으면서 “나 이제 살았어요” 하더라.

단기선교를 보내면 주중에 실컷 전도해도 주일에 함께하지 못해 초청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 초청을 주일로 잡고 성도들에게 주일 오전 예배까지 드리고, 만찬을 하는걸로 생각을 바꿨다. 2007년 당시 돕고 있던 24개 교회를 돌면서 3박 4일 동안 진행할 사역을 먼저 소개하고 허락을 구했다. 19개 교회가 선정되었는데 4곳이 섬이었다. 그래서 2008년도에는 교회 시스템 자체를 19개로 나눴다. 교구마다 한 지역과 교회를 맡겨 지원하고 섬기게 했다. 1월 초에는 구역별로 깃발을 들고 발대식을 했다. 그 후 매일 저녁 19개 교회를 위해 19개 구역별로 특송하고 기도하는 특별기도회를 시작했다. 단기선교를 떠나는 7월 말까지 기도회를 진행했다. 여름행사들을 없애고 농어촌지역 단기선교에 올인했다. 그 당시 출석 인원이 2000명 정도 됐는데 전교인을 보내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그 주일에는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이들이 없기 바랐다. 그렇게 계산해보니 경비가 1억 5천 정도가 필요했다. 하지만 실제로 장년 400여명에 청년 70명, 어린이들까지 해서 530여명이 단기선교에 참여했다. 19개교회, 19개 구역에 목회자 1명, 장로 1명씩 세웠다. 부족한 인원은 이의효 목사를 비롯해 다른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가는 곳마다 특별한 간증과 승전고를 전했다. “우리 아니면 안됐어요”라는 고백을 들으면 퍼즐맞추기를 한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들 행복해했다.

더 감사한 것은 그렇게 교회 성도들을 보내서 주일날 교회가 휑할 줄 알았는데 조금도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았다. 알고 보니 역으로 휴가 온 사람들이 교회를 채운 것이다.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먼 곳으로 단기선교를 가는 경우에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 그 다음에는 근처 교회 3곳을 선정해 한 구역씩 매주 가서 예배를 드리도록 했다. 성도들이 1부 예배를 드리고 그 교회로 가서 11시 예배를 드리고 점심 먹고, 전도하고 오는 것을 1년 동안 했다. 그때 ‘이렇게 3년만 하면 한 교회 정도는 자립을 하겠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은퇴할 무렵 군산노회에서 농어촌 사역에 대한 강의를 부탁해 강의도 하고 교회 부흥회도 인도했다. 그러다 초교파적으로 사역을 진행하기 위해 수원신학교에 농어촌교회사역연구소를 설립해 후원회도 조직하고 전문적인 사역을 하고 있다.

이의효 : 수원동부교회는 92년부터 농어촌교회를 섬겼다. 교회 12팀이 전도하고, 여름성경학교도 진행했었다. 한 해 50개 교회를 도왔다. 그러다 은퇴했다.

농어촌교회사역연구소에서 발행한 소식지와 책자들. 연구소 제공
농어촌교회사역연구소에서 발행한 소식지와 책자들. 연구소 제공

-농어촌교회의 상황은 어떤가?

오병옥 : 3년 전 이 목사와 200개 교회를 탐방했다. 작지만 격려금과 좋은 책을 넣어 목회자들을 만나 교제했다. 농어촌교회가 비어있는 곳은 없다. 다만 작은 교회들은 성도들 한두 명에 목회자도 고령화된 곳이 많다. 이런 목회자들은 은퇴를 하고자 해도 생활이 불가능해 그곳에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농어촌의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굳이 은퇴시키지 말고 차라리 젊은 목회자를 순회 목회자로 파송하는 것이 어떤가 생각해보았다.

이의효 : 농어촌은 한국사회의 모판 같은 거다, 모판인데 살려야 되지 않겠나. 교회가 먼저 마을을 함께 살리는 것에 힘써야 한다. 농어촌 교회들을 다니면서 목회자들에게 이장이 되든지, 농업기술을 배워 교회를 살리기보다 마을을 살리려고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그곳에서 정착해 조금이라도 젊은이들이 이장으로 마을을 돌보고 통장을 하고, 마을을 위해 일을 한다면 교회도 살 수 있다. 도농직거래 같은 것도 목회자들을 통해 이뤄진다면 좋겠다. 이미 그러한 역할을 감당하는 목회자들이 좋은 본을 보이고 있다.

-한국교회가 어렵다고 하는데...

오병옥 : 어려움이라고 해도 한국교회 초창기의 어려움이 아니다. 상대적인 것이다. 목회자가 마을에서 함께 살 생각을 한다면 같이 살 수 있다. 폐지를 모아 마을을 섬기면 우리교회가 되지만 폐지를 모아 교회를 위해 쓴다면 ‘너네교회’가 되는 것이다. 지금 이 사역을 하고 있는 것은 ‘농어촌교회도 교회다’라는 생각에서다. 다 ‘한 교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농어촌교회 뿐만 아니라 상당히 많은 목회자들이 내 교회만 생각한다. 마을이 죽으면 내 교회도 같이 죽는다.

이의효 : 목사 되기 너무 쉬운 세상이다. 교단 난립으로 어떤 곳은 집사가 1년이면 목사가 되는 경우도 있다. 목사 되는 것이 어려워야 한다. 7~8년 검증해서 세워야 한다. 신학이라는게 그렇게 쉬운 학문이 아니다. 성직자가 된다는 것은 모든 부분에서 지도자가 될 자격을 갖춰야 되는데 그렇지 못해 교회가 세상의 비판을 받고 스캔들에 휘말리는 것이다. 철저하게 훈련받고 될만한 사람을 목회자로 세워야 한다.

한국교회가 어려운 것은 목회자가 잘못 가르치고, 본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청교도 신앙으로 훈련하고 가르치고 삶으로 사는 것을 가르쳐야 되는데, ‘예수 믿고 복 받으세요’라는 것이 오히려 사람들이 복을 찾아 다니게 한 것이다. 교회는 행복을 찾는 곳이 아니다. 하나님의 의를 찾는 곳이다.

10월 30일에는 제천염광교회에서 제 8회 농어촌교회 지도자 세미나를 진행했다. 연구소 제공
10월 30일에는 제천염광교회에서 제 8회 농어촌교회 지도자 세미나를 진행했다. 연구소 제공

수원신학교는 여름, 겨울 방학에 단기선교팀을 만들어서 농어촌교회를 섬기고 있다. 벌써 64회째 봉사를 하고 있다. 그 안에 농어촌교회사역연구소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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