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당 의자 디자인
교회당 의자 디자인
  • 김한윤 박사
  • 승인 2018.11.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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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좌에 둘려 이십사 보좌들이 있고 그 보좌들 위에 이십사 장로들이 흰 옷을 입고 머리에 금관을 쓰고 앉았더라” 요한계시록 4:4

사람이 일생 동안 취하는 자세는 크게 세 가지이다. 서거나 앉거나 눕는 자세를 취한다. 서는 데에는 특별하지 않은 이상 도구가 필요하지 않고 눕는 데에는 침구가 필요하다. 앉는 데에는 의자가 필요하다. 의자 디자인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장구하다. 의자는 수공으로 제작되다가 산업 혁명기에 증기 기관의 발명으로 제작 도구가 기계화되었다. 도구의 기계화로 대량생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기계로 거친 의자가 생산되자 복고 운동인 미술공예운동으로 유려한 의자가 디자인되기도 했지만, 대량 생산과 시각미를 동시에 충족시키고 저렴해서 서민들이 구입하기 쉬운 의자가 185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생산된 ‘토네트 14번’ 의자이다.  

 

토네트 14번, 1859년, 출처: 네이버블로그 미하일토네트
토네트 14번, 1859년, 출처: 네이버블로그 미하일토네트

교회당에서 의자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앉는 도구로 꼭 필요하다. 물론 서서 예배를 드리는 교회에서는 예외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앉아서 예배를 드린다. 구한말에 예배당은 기와집이나 초가집으로 지어졌고 의자 대신 방석으로 좌식 문화의 필요를 충족시켰다. 서양식 교회당이 지어지면서 의자가 교회당 양식과 함께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의자는 앉는 기능 이외에 성경적 의미와 사회 문화적 의미를 동시에 가진다. 즉 인문학적인 의미를 풍부하게 담고 있는 물건이 의자다. 천국에서 24장로가 앉는 자리는 그리스도인들이 장차 미래에 앉을 자리를 대변한다. 24장로가 앉는 의자는 보좌다. 보석으로 디자인된 의자고 권능과 영광이 충만한 자리다.


우리나라 교회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의자는 가성비 때문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물론 집단 문화의 영향도 적지는 않다. 유럽교회에서 장의자를 찾아보기란 어렵다. 개인주의가 발달한 나라여서 의자 디자인에도 개인이 존중되어 개인 단위의 의자가 놓여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집단주의가 발달한 사회에서는 장의자는 어찌 보면 당연한 디자인이다.
천국에 있는 보좌에 장의자가 있을까? 성경에는 그렇게 나와 있지 않다. 하나님의 보좌를 둘러서 24개의 보좌가 놓여 있다. 물론 24개는 12족장과 12사도를 의미하며 구약과 신약에서 구원받은 백성들을 대표한다. 보통 24보좌가 나오는 구절을 묘사한 그림들은 중앙의 보좌 하나를 중심으로 24개의 보좌를 반원 선상에 놓아서 묘사한다.


이러한 그림에는 개인 단위 구원이라는 교리가 깔려 있다. 전도를 하다 보면 ‘우리 아들이 예수를 잘 믿으니 나도 천국에 갈 것’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 말속에는 구원받은 자리에 한 가족이 앉을 수 있는 장의자 구원 신앙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대답을 듣는 전도자는 보통 구원은 개인적으로 받는 것이라고 개인 단위 구원 신앙을 열심히 설명을 한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행 16:31)는 말씀은 구원받은 사람이 누룩처럼 되어 온 가족을 개인 단위로 구원받을 수 있게 한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강화 성공회 성당 의자를 보면 이 말씀의 의미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개인 의자인데 붙여놓으면 장의자처럼 보인다.   

강화 성공회성당 의자. 출처 : 네이버블로그 봄빛씨는 언제나 봄날
강화 성공회성당 의자. 출처 : 네이버블로그 봄빛씨는 언제나 봄날

요즘 교회에서 하는 기도문 중에 자주 들리는 문구가 있다. “빈자리를 채우게 하옵시고” 이 기도를 자주 하는 까닭은 교회당을 지을 때 너무 큰 비전을 가지고 의자 수를 많이 놓아둔 것도 문제이지만 교인 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는 반증이어서 기도문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교회당에서 의자를 구입할 때 어떤 의자를 선택해야 경건하며 하나님과 같이 앉아서 담화하는 분위기를 낼 수 있을까? 어두운 오크 같은 색 혹은 미송 같은 밝은 색 중에 어떤 것을 택해야 할까? 구조가 단순하여 가벼운 것 혹은 복잡하여 무거운 것 중에는 어떠할까? 교회당 형편에 맡길 일이다. 


 

김한윤 박사 (미호교회 담임)
김한윤 박사 (미호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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