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고3이란, 특별한 타이틀 하나를 차지한다. 고3이라는 말 한마디면 주위의 응원과 위로를 받으며, 더불어 부담감까지 얻게 된다. 내 이야기가 아닐 것만 같던 ‘고3 생활’이 현실이 되고 그 생활마저 얼마 남지 않지 않게 되었다.
고3이 되고 진로를 선택하며 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대학보다 희망하는 학과 선택이 우선이라고는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들은 많았지만, 그것이 내 길이라는 확신이 들지는 않았다. 또한 현실은 성적을 우선으로 따지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뒷전이 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진로를 정하지 못하겠다며 방황하는 친구,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후회하는 친구들을 보았다. 공부 외에도 우리를 괴롭히는 다양한 것들이 있었고, 대입이 ‘학교’라는 울타리 밖으로 나가기 전의 마지막 관문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인생을 24시간으로 본다면
우리는 아직 새벽 5시에 불과하다고 한다.
끝나가는 수험생활을 돌이켜보면, 수험생활은 정말 힘들었고 다신 겪고 싶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그런 힘든 과정이 있었기에 친구들과도 더욱 의지하며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었고,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또 스스로에게 실망하거나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등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시험을 앞둔 지금 이 시기가 가장 어수선하고 많은 생각이 들 때인 것 같다. 그럴 때일수록 수험생 모두가 마음 굳게 먹고 후회 없이 지냄으로써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교회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계획에 따라 우리 모두에게 각각의 달란트를 주셨고, 우리는 그 뜻에 따라 크게 쓰일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처음엔 내 모든 삶이 하나님에 의해 흘러간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지만 점차 시련이 오더라도 ‘하나님께서 나를 더 성장시키려 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지나간 일에 멈춰 후회하는 것을 줄여나갈 수 있었다. 앞으로 많은 시련과 고난이 나를 괴롭힐지라도 하나님과 함께 있음을 느끼며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인생을 24시간으로 본다면 우리는 아직 새벽 5시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러니까 늦잠을 잤다고 그 하루를 망치는 것이 아닌 것처럼, 계획에서 틀어지거나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인생을 망쳤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 혹시 실패를 겪더라도 그 뒤에 남은 시간을 얼마나 가치 있게 보내는가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 또한 앞으로 어떤 결과가 있을지 예상할 수는 없지만, 실패에 머무르지 않고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