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일탈로 신음하는 한국사회, 어떻게 하나
목회자 일탈로 신음하는 한국사회, 어떻게 하나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8.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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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일치 훈련 부족으로 인한 부작용
청와대 국민청원에 등장한 성범죄 목회자 처벌 관련 글.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에 등장한 성범죄 목회자 처벌 관련 글.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인천의 모 교회 소속 김 모 목사의 10년 동안 벌인 그루밍 성범죄 피해자가 추가되면서 증언한 피해자가 9명으로 늘어났다. 얼마 전에는 충남의 모 목사가 다수의 성도들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피해자들을 대변하고 있는 김 디모데 목사(예하운선교회)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건에 개입하게 된 계기로 “노회와 총회의 솜방망이 처벌”을 지적했다. 교회야 그렇다고쳐도 목회자를 치리하는 노회와 총회에서마저 피해자들을 외면한 것이다. 어떤 이들은 김 목사를 향해 “왜 목사인 네가 목사의 치부를 들추어 하나님 영광 가리냐”고 비난한다. 그럼에도 김 목사가 목소리를 내는 것은 “피해자들이 청소년인 이유도 있지만, 이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해서”라고 했다.

목회자의 일탈 중 성범죄 문제로 한국사회가 신음하는 상황이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김대진 교수(고려신학대학원 설교학 외래교수)는 먼저 목회자의 일탈과 인천 모 교회 사건은 구별해야 된다고 했다. 흔히 젊은 시절 교회를 위해 온 힘을 쏟아 헌신하고 봉사한 목회자들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거나 성공했다싶으면 영적인 불균형이나 사역으로 인한 정서적인 탈진으로 일탈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젊은 사역자들은 기성세대 목회자들처럼 목숨 걸고 목회하는 경우가 드물다. 김 교수는 “아직 목회에 대해 경험도 부족한 상태에서 일탈을 하는 이유로 잘못된 가치관과 사고방식, 문화의 영향”이라고 했다.

옥성삼 교수(연세연합신학대학원 책임교수)는 “신학교에서 윤리적인 문제나 이론, 신학을 배우고 있지만 신학과 행함에 있어 훈련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20세기 교회가 성장중심 목회를 하다보니 목회자의 윤리성이나 영성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이 부족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흔히 목회자를 뽑을 때 외적 성장이나 효율적인 결과물을 중심으로 목회나 목회자를 평가하고 그 외의 것들은 개인적인 문제로 돌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개교중심주의와 노회·총회의 공공성 부족
전문적인 목회자 케어시스템 마련되어야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치리와 징계 필요
삶으로 신앙 전수하는 가정교육 이뤄져야

그런데 왜 목회자의 일탈이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번지게 된 것일까?

김대진 교수는 개교회중심주의와 노회와 총회의 공공성 문제로 보았다. 한 명의 목회자가 젊은 시절 몸 바쳐 세운 교회는 자연스럽게 ‘내 교회’가 되어버린다. 그렇게 점점 한 교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목회자를 치리하는 노회의 권한을 뛰어넘는 결과를 불러온다. 약해진 노회는 총회에서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역효과가 일어난다. 그래서 노회, 총회를 거쳐 사회 법정 혹은 사회 언론에서 교회 문제를 다루는 현상이 나타난다.

김혜령 교수(이화여대 교양학부 기독윤리학)는 “목회자 일탈과 관련하여 이미 각 교단과 연회, 지방회 차원에서 교회법 절차에 따라 치리 제도가 있음에도 실제로 내려질 때, 이미 그 결정 자체가 교단이나 연회 정치꾼들에 의해 오염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긴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일탈 행위들에 있어서 치리를 결정하는 기준이 일탈행위를 저지른 목회자의 목회직과 명예를 지키는 방식의 보신주의가 넘쳐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회에서 행해지는 정치의 부작용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치리과정의 오염은 결국 많은 성도들에게 단순히 부정의한 한국교회나 교단에 실망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 자체에 물음을 던지게 한다. 김 교수는 “목회자의 일탈과 치리 과정을 개별사건으로 인식하기보다, 한국교회의 위기이자 하나님 나라 사역의 큰 장애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옥 교수는 ‘상호변혁적 문화관’을 들어 설명했다. 신학자 폴 틸리히가 주장한 한족에는 인류 보편적인 가지인 법과 윤리, 그 반대쪽에는 기독교의 진리와 영성이 있다고 보았을 때, 양쪽이 다 건강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교회 목회자들 중 “영성이 뛰어나거나 진리에 강하면 모든 것이 문제되지 않는다”, “세상에서 비판 받아도 하나님께서 용서해주실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

김혜령 교수는 “특별히 성적 문제와 관련하여 목회자가 일으키는 범죄에 대해, 철저하게 피해자의 편에서 치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세속화된 한국사회도 이미 이러한 성범죄와 관련하여 빠르게 피해자 편에서 법적 절차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세상 법과 비교해 교회법은 뒤쳐져 있다”며 “성범죄자는 반드시 목회권을 박탈하는 징계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한 김 교수는 “교회 재산 관련 부정행위도 보다 철저한 예방윤리교육, 교회재산의 공공성 개념에 기초한 치리 원칙 고수, 경제적 손실과 관련된 철저한 손해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진 교수는 “먼저 노회의 공적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교회에서 디시플린으로써의 치리기능을 해야 한다고”했다. 성도들이 전적으로 교역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목회자도 교회의 돌봄을 받는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 젊은 시절 교회를 위해 헌신한 목회자에게 “왜 그것도 이기지 못하느냐?”라는 것은 무책임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고신총회세계선교회에서 전문적으로 선교사들을 돌보는 시스템을 소개하며 “목회자를 위한 돌봄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개교회주의가 나쁘다고 하면서 목회자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기보다는 교회차원고 노회 혹은 총회 차원의 돌봄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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