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 디자인
종 디자인
  • 김한윤 박사
  • 승인 2018.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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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부터 소리가 있어 말씀하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 마태복음 3:17

어린 시절 마음을 울리는 종소리는 새벽노을이 아름다울 때 멀리서 들려오는 교회 종소리였다. 시골 교회의 종탑은 나무로 기둥을 만들어서 지붕을 씌었다. 그곳에 종이 달려서 예배 시간을 알려주었다. 교회의 종소리는 하나님을 기억하라는 소리와도 같았다. 시골의 종들은 소리를 멈춘 지 오래되었다. 소음이 사회문제가 되면서부터 종소리는 일생 생활에서 점점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였다. 소음도 소음이지만 시계가 널리 보급되면서 종의 역할이 점점 사라지기도 했다.
밖에서 종소리가 활기를 잃자 한동안 교회당 안의 종소리가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예배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설교단 위에서 들렸다. 예배를 알리는 타종은 하나님과 신자 사이의 평화를 기도하는 의미를 가지기도 하고 ‘구원하소서!’란 기도를 담기도 한다. 정동제일교회 종탑에 ‘경세종(警世鐘)’ 이라고 새겨진 종이 있다. ‘세상을 깨우치는 종’이란 뜻이다. 이 종은 1902년 군산 앞바다에서 순교한 아펜젤러 선교사를 기념하기 위해서 1907년 미국에서 제작하여 국내에 들여왔다. 심의섭은 당시 거금이었던 100원을 이 종을 위해 헌금했다. 아직도 수도원에 가면 예배가 곧 시작되는 것을 종소리로 알리는 경우가 많고 식사 시간을 알릴 때에도 종을 친다.

정동제일교회 경세종 (출처: 다음블로그 배성수성지사랑)
정동제일교회 경세종 (출처: 다음블로그 배성수성지사랑)

종이 깊은 울림이 없이 ‘땡 땡 땡’ 소리만 내면 묵상으로 연결되지 않고 오히려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예배 전 종 침을 성구 낭송으로 대신하는 것은 우리 말 중에 잘못하면 ‘종 친다’는 의미로 오해될 수도 있다. 절에서 치는 범종은 울림이 산 전체를 감싸기도 한다. 오대산 상원사의 범종은 가장 오래된 종으로서 범종의 조건을 다 구비하고 있어 후대 범종의 모범이 되었다. 가장 거대한 범종은 성덕대왕 신종이다. 범종의 생명은 깊은 울림에 있고 그 소리를 들으며 법의 세계에 참여하는 데에 있다. 범종의 디자인에 있어서 핵심 요소는 종체와 속의 빈 부분과 종 아래 파여진 부분이다. 최고의 음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공기역학과 재료의 기술이 중요하다. 단풍이 온 산을 물들이고 석양이 그 위에 붉게 내려앉을 때 갑사로 가는 길에서 범종 소리를 들었다. 산 전체를 울리는 소리였고 내면의 깊은 소리와 마주 울리는 소리였다. 
종은 깊은 울림이 있을 때 하나님을 경험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깊은 울림이 있는 종소리의 파장은 사람의 육신 전체를 뒤흔들고 또한 감싼다. 요즘 작은 크기의 종일지라도 깊은 울림을 내는 기술이 발달하여 교회나 수도원에서 흔히 사용하는 예가 많다. 종소리를 들으며 내면의 울림을 종종 듣게 된다.

한국기독교 서울교회 강단종 (출처: 서울교회 홈체이지)
한국기독교 서울교회 강단종 (출처: 서울교회 홈체이지)

심금을 울리는 종소리는 하늘에서 들려오는 하나님의 목소리이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 하늘에서 소리가 들렸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성부 하나님의 음성은 예수님의 온 존재를 관통하면서도 감싸는 소리였다. 사랑은 그 존재를 관통하며 안다. 그리고 기뻐하는 것은 그 존재를 감싸는 것이다. 그 음성은 요한계시록에서 요한이 들은 음성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의 음성은 많은 물소리와도 같고”(요한계시록 1:15) 예수님이 일곱 교회를 향해서 말씀하시는 음성은 일곱 교회를 관통하고도 감싸는 것이었다.  


교회당에서 사라진 종소리가 그립다. 한때는 시끄러워서 귀찮은 존재였지만 지나면 그리운 종소리다. 교회당에 울림이 좋은 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교회당 전체에서 하나님의 임재가 가득히 느껴지고 예배자의 깊은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와 마주칠 때 예배는 더욱 온전한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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