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회와 목회의 다양성을 담을 수 있는 법과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사설] 교회와 목회의 다양성을 담을 수 있는 법과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8.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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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를 가보고 놀란 적이 있다. 첨성대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바로 첨성대 옆에 핑크 뮬리 밭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밭의 안 밖에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사람들의 표정 은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눈에는 바로 옆에 있는 첨성대는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외국인들 몇몇이 사진을 찍고 있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핑크 뮬리 밭에 집중하고 있었다. 마음이 좀 씁쓸했다.

핑크 뮬리는 본래는 미국의 서부나 중부의 따뜻한 지역의 평야에서 자생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억새의 한 종류이다. 이름에도 나타나듯이 그 빛깔이 분홍색이어서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하다. 요즘 핑크 뮬리가 우리나라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의 모든 관광지에 핑크 뮬리 밭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으니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재료이다. 따라서 지방 재정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고 그 지방을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첨성대 옆의 그 밭을 보면서 꼭 그 밭이 첨성대 옆이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생겼다. 첨성대는 우리 문화의 자랑이고 우리 문화의 고유성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상징중 하나다. 그런데 그 자리에 외래종 억새풀을 심어 놓아야 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니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첨성대를 한 번 더 보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것이 우리 문화의 한 단면이 아닐까? 무엇이 좋다하면 그것을 모두들 열심히 따라하는 획일성의 한 모습으로 보인다.

이 모습을 보면서 한국교회의 한 모습을 보는 듯 했다. 한국교회가 위기를 만나면서 여러 대안적인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모두가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응원할 일이다. 그러나 두 가지를 고민해 볼 필요를 느낀다.

첫째는 어느 교회, 어느 목회가 위기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면 무비판적으로 따라하는 경우들이 많이 나타난다. 성공 사례를 따르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한 배워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교회, 자신의 목회의 고유성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말하자면 겉모습을 베끼기 보다는 그 성공 사례들이 가지고 있는 이면의 신학이나 원리 등을 연구해서 그것들이 녹아들어간 자신들의 대안을 세워내고자 하는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한국교회의 대부분의 교단들의 목회자의 신분이나 교회의 존재 형태에 대한 법과 제도의 규정들이 매우 단순하고 그 폭이 좁다. 다양성이 현대 사회의 특징 중의 두드러진 특징이라면 목회의 방법이나 교회의 존재도 당연히 다양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속에서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다양성을 담을 수 있도록 재정비 되어야 한다. 목회자의 목회에 대한 규정과 교회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규정이 보다 폭 넓어져서 다양성을 담아 낼 수 있을 때 한국 사회에 의미 있는 목회자로 그리고 교회로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펼쳐 나갈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당연히 논의의 장과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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