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말로 성서읽기] 목구멍과 혀의 중요성
[평양말로 성서읽기] 목구멍과 혀의 중요성
  • 황재혁 기자
  • 승인 2018.11.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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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보서 3장 7-8절

지난 평양남북정상회담에서 리선권 북한조국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남한의 기업총수에게 말한 “지금 목구멍에 냉면이 넘어갑네까”란 발언이 연일 언론에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이 발언에는 북한이 원하는 방식으로 남북경협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리 위원장의 불만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발언이 모두가 수용 가능한 농담이었는지는 그 자리에서 냉면을 먹은 기업총수만이 잘 알 것이다. 그러나 “지금 목구멍에 냉면이 넘어갑네까”란 발언 자체는 그 자리에서 냉면을 먹는 사람에게는 매우 공격적인 언사로 들린다. 리 위원장의 발언이 고도의 정치공학적 노림수였는지, 혹은 의도하지 않은 실언이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 발언을 통해 리 위원장은 현재 남한에서 ‘막말의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다.

 

평양냉면 사진, 위키백과 갈무리
평양냉면 사진, 위키백과 갈무리

 

목구멍은 음식을 먹을 때도 중요하지만, 무엇인가를 말할 때도 매우 중요한 신체기관이다. 목구멍 말고 말할 때 중요한 신체기관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혀다. 혀가 없다면 인간은 무엇인가를 맛볼 수 없고, 말할 수도 없다. 그런데 야고보서에서는 인간이 혀를 길들여 아름다운 말을 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고 말한다. 야고보서 3장 6절을 평양말 성경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인간은 모든 종류의 동물들과 새들과 파충류들과 그리고 물고기들을 길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혀를 길들일 수 없습니다. 그것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악독하며, 치명적인 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야고보서 3장 7-8절)

야고보서는 인간의 혀가 타는 불길이며, 악의의 세계이며, 온몸을 타락시킨다고 기록되었다. 이는 인간의 혀가 지옥과 천국의 갈림길이 된다는 것이다. 불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과 북한의 지도자들은 서로 거친 말을 주고받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말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국무위원장을 향해 “리틀 로켓맨”이라고 말했다. 작년까지 서로 거친 말을 주고받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을 거치고 서로 덕담을 나누는 수준에 이르렀고,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에 “우린 사랑에 빠졌다”며 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관계를 연인에 비유했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은 거친 막말을 통해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 같다. 그러나 최근 리 위원장의 ‘냉면’ 발언은 북한이 미국에게는 막말을 하지 않지만, 남한에게는 막말을 해도 되나 생각하게 만든다. 간만에 조성된 한반도 대평화가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발언으로 그 판이 깨지지 않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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