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는 슬로건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한 이들이 있다. 바로 다푸른나무협동조합(이하 푸른나무)이다. 푸른나무는 2015년 2월, 12명의 초교파 이사진들이 모여 설립했다. 대표이사 옥광석 목사(진주아브라함교회)는 협동조합 설립 목적에 대해 “목회자는 최우선으로 경제적 어려움과 곤란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목양과 가정 둘 다 잃는다”며 “그래서 목회자의 생활자립을 위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목양을 공유하고 교회 자립과 목회자 생활비 지원 사역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며 미래목회를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설립 목적에 맞게 푸른나무는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고 있다. 원두와 더치커피 및 만두를 제조하여 판매하고 있고, ‘갈릴리마을’이라는 기독교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여 농어촌교회에서 생산되는 물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일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미자립교회 후원금을 적립하고, 목회자 생활비 지원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푸른나무는 ‘나 혼자 푸르면 사람의 일이요, 다 함께 푸르면 하나님의 일이다’라는 목적을 가지고 목회자 생활비 지원뿐 아니라 교회 자립을 위한 활동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교회 부흥, 성장, 목회자 영성 함양을 위한 목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동반 성장을 위한 협력사역 개발 및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교회 재정 확보를 위한 만두나 커피 가게 오픈을 지원해 주고, 협동조합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여 고수익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컨설팅도 해주고 있다.

등대성결교회 심현준 전도사는 푸른나무의 회원 교회가 되어 생활비 지원금을 받고 있다. 그는 “보통 선교비는 자립하는 교회에서 미자립 교회로 보내는 것이 통상적인 개념인데 미자립 교회 목회자가 힘을 합쳐 미자립 교회 목회자를 돕는 새로운 선교 지원 모델을 실제로 경험하게 되어 놀랍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 교회인 큰나무교회 이성일 목사는 “푸른나무 출자 이사로 가입하여 회원 교회가 받는 혜택과 더불어 따로 생활비 지원을 받게 됐다”며 “이뿐 아니라 ‘손으로 빚은 만두데이 가게’를 오픈하여 교회 이전 기금 마련과 목회자 생활비 마련에 힘을 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옥광석 목사는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의 현실에 대해 “목회자가 하나님과 멀어지는 배부름은 안 되겠으나 경제적 극빈으로 기초 생활 자체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는 비극이며 그리스도인의 무관심과 무사랑의 소치”라며 “목양의 탈진과 실패, 교회의 성장과 부흥에 결정적인 장애 요소는 바로 목회자의 경제적 절대 빈곤”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회자 자신도 가족을 책임지지 못하면서 ‘목회를 논한다’면 이 또한 모양이 좋지 않다”며 “협동조합을 통해 미자립 교회 목회자와 가정, 교회를 살리는 사명을 감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은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