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25년 뇌졸중 남편 병수발 한 김정이 권사
말없이 25년 뇌졸중 남편 병수발 한 김정이 권사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8.10.26 0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순수하고 겸손한 신앙으로 교회의 모범돼

부안좋은교회 김정이 명예권사는 들꽃 같은 믿음의 할머니다. 흔하지만 눈여겨볼수록 정겹고 소중해 보이는 들꽃이 아닌가? 76세의 김정이 권사는 20년째 신앙생활을 해오는데 권사에게선 들국화 같은 믿음의 향기가 난다.

김 권사는 부안 주산면 덕림리에서 3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부안에서만 76년을 산 부안 토박이다. 1942년 생으로 22살에 결혼했다. 초등학교조차 다닐 수 없을 만큼 가난한 가정이었는데 어머니마저 11세 때 별세를 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설움 많은 어린 시절을 지냈다.

지금보다 훨씬 어렵사리 살아야 했던 시절의 우리 어머니들은 거의가 희생, 인고, 침묵을 운명처럼 여기며 살았다. 김정이 권사도 그랬다. 가난한 환경에서 일남삼녀를 키우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부안좋은교회 김정이 권사
부안좋은교회 김정이 권사

김 권사의 남편 이기수 씨는 2010년에 74세로 별세했다. 뇌졸중으로 반신불수 25년을 앓고서 세상을 떠난 것이다. 남편의 뇌졸중 발병은 남편 나이 47세 때였다. 골든타임 놓치고 병원에 가서 4시간 수술하고 한 달 만에 깨어나서 6개월 입원치료하고 퇴원했다. 그녀는 그 때를 생각하며 “산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당시 주위 사람들은 “덕림댁 상 줘야 혀!” “너무 욕보네!” “그냥 요양원으로 보내지 그려!” 하는 말들을 많이 했다. 그런데도 “본인이 가기 싫어하니까 못 보내 것더라구유!” 하면서 김 권사는 눈물을 훔쳤다.

그는 어려서 못 배워 한글도 읽고 쓰지 못했다. 한을 풀고자 한글 깨우치는 공부를 여기저기서 시도했지만 계속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남편이 별세하고 말 그대로 늦깎이 한글 공부를 옹골차게 했다. 예배 시간에 찬송도 부르고 성경책도 읽기 위해서다. “공부해도 다 잊어버려요!” 하면서도 이제 그는 예배시간에 찬송하고 성경을 읽는다.

김 권사를 보는 사람들은 그녀가 “순하고 진실하고 겸손하고 한결 같고 욕심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물으니 “욕심 내봤자 뭐해요. 욕심 안내고 살려고요” “순하게 살아야 지유!” 혹시 살다가 미워지는 사람을 만나면 어떡하느냐고 물으니 “그런 사람 없어유. 다 좋아요 다 잘 하데요”라고 대답했다. 화려하지 않지만 마음까지 스며드는 들국화의 향기가 나는 사람이다.

그는 교회가 어려웠던 시절, 건축에 보탬이 되고 싶어 베게만한 저금통을 가득 채워 보냈다고 한다. 저금통에는 5천원, 만 원짜리 지폐가 가득했다. 자녀들에게 받은 용돈을 다 모은 것이다. 이외에 한동안 폐품과 종이를 수집해 모은 돈을 건축 헌금에 보태기도 했다.

지금도 말수가 적은 김 권사는 예배 때마다 자리를 지켜 기도한다. “사람들이 우리교회는 좋은 교회라구 해유, 우리교회 사람들은 다 착해유. 난 우리교회 참 좋아유!”라고 얘기하는 그에게서 친정처럼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자식들한테 짐 안 되게 살다가 하나님 아버지 계신 천국에 갔으면 좋겠어유!”하는 말에서 나그네처럼 살다가 가는 인생의 본질을 강하게 느낀다.

 

박세홍 목사(가은교회)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