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교회사] 10월 27일, 세르베투스 화형
[위클리 교회사] 10월 27일, 세르베투스 화형
  • 황재혁 기자
  • 승인 2018.10.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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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뱅과 신학적으로 대결한 이단 사상가의 최후

1553년 10월 27일 제네바에서 미카엘 세르베투스(Michael Servetus)가 화형 당했다. 당시 그의 죄목은 삼위일체와 유아세례를 부인했다는 것이었다. 미카엘 세르베투스는 청년 시절부터 그리스도교의 삼위일체와 유아세례를 극렬하게 부정했다. 그는 ‘삼위일체의 오류에 관하여’와 ‘삼위일체에 관한 대화’라는 책을 집필하며 삼위일체 교리를 ‘머리가 셋 달린 케르베루스’(a sort of three-headed Cerberus)라고 불렀다. 또한 그는 재세례파의 신학적 입장에 동조해 어린아이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유아세례를 받는 것을 악마적인 것으로 간주해 거부했다. 그의 신학적 입장은 16세기의 신앙정서상 받아들이기 매우 힘든 것이었고, 그는 개신교와 로만 가톨릭에서 모두 이단으로 정죄되었다.

역사적으로 세르베투스의 죽음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종교개혁자 장 칼뱅은 종종 ‘불관용의 대표자’, ‘제네바의 독재자’, ‘최고의 종교재판관’으로 불렸다. 그러나 장로회신학대학교 박경수 교수는 ‘미카엘 세르베투스 사건에 대한 재평가’란 논문에서 세르베투스의 처형 사건으로 칼뱅을 박해자로 부르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세르베투스의 죽음에 관한 칼뱅의 결정이 프로테스탄트 개혁자들과 스위스 교회로부터 전적인 지지를 받은 결정이었고, 오늘 날의 도덕적 기준을 과거에 적용하는 것이 건전한 역사적 방법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물론 오늘날에는 삼위일체와 유아세례를 부인했다는 이유로 사람을 화형시킨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지만, 16세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완고한 이단자들은 사형에 처해져야 한다고 믿었다. 세르베투스 자신도 사도행전의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불신앙 때문에 죽음에 처해진 것을 언급하며 불신앙의 범죄가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죽음을 당해 마땅하다고 말한바 있다. 비록 그는 자기 자신이 이단도 불신자도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말이다.

 

샹펠에 세워진 세르베투스의 화형에 관한 속죄비
샹펠에 세워진 세르베투스의 화형에 관한 속죄비

 

세르베투스가 제네바 샹펠 언덕에서 죽은 지 350주년이 되던 1903년에 칼뱅의 후예들이 세르베투스가 죽었던 그 자리에 속죄비를 세웠다. 그 속죄비에는 세르베투스를 화형시킨 것이 그 시대의 오류였다고 적혀있다. 칼뱅의 후예들은 이 속죄비를 통해 오래전에 죽은 세르베투스와 역사적 화해를 시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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